메멘과 모리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권남희 옮김 / 김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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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얘기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라틴어에서 따 온 두 캐릭터 메멘과 모리가 등장하는 요 그림책도 그래서 읽게 되었다.



이야기는 '메멘과 모리와 작은 접시', '메멘과 모리와 지저분한 눈사람', 그리고 '메멘과 모리와 시시한 영화',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누나 메멘이 만든 접시를 깨뜨린 모리는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접시라며 정말 미안해하는데 메멘과 또 만들면 된다고 괜찮다고 한다. 접시를 깨진 것과 같이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진짜 중요한 건 그다음에 어떻게 하는 것인가다. (물론 접시가 깨졌을 때 깨뜨린 모리가 잘못을 인정하고 미안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살아보니까 이게 안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그 상황에서 우리를 더 나아지게 만드는 건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사람 앞에서 그 깨진 접시를 안고 슬퍼하는 게 아니라 메멘처럼 다음에 어떤 접시를 만들 것인지, 이 접시 대신에 어떤 걸 사용할지 등 다음 스텝을 같이 고민하는 것. 언제나 내가 선택하고 바꿀 수 있는 방법과 대안을 찾는 걸 잊지 않아야 할 거 같다.  

깨진 접시, 적은 눈 때문에 지저분하게 만들어진 눈사람, 함께 본 시시한 영화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생각이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어느 것도 단정 짓지 않는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고, 이렇게 해도 되고, 저렇게 해도 되고, 그렇게 살아도 된다고 괜찮다고 한다. 예상대로 되어도, 예상대로 되지 않아 깜짝 놀라게 되어도 좋은 거라고 한다.


사는 데 정답은 없다. 하지만 답이 있었으면 하는 순간, 그리고 그 답을 찾다 지치는 순간이 온다. 그럴 때 따뜻한 그림과 '내 말고 맞고 네 말도 맞아'라고 속삭이는 거 같은 이 책이 위로가 되어 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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