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버드, 블루버드
애티카 로크 지음, 박영인 옮김 / 네버모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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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의 작은 마을 라크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의 사체가 발견된다. 정직 중인 텍사스 레인저 대런은 친구이자 FBI 요원인 에릭의 부탁으로 사건을 살펴보기 위해 라크로 향한다. 텍사스 레인저임에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살해 위협을 당하기도 하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흑인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를 감지하면서도 대런은 점점 진실에 가까워져 간다. 연고도 없는 마을에 갑자기 나타난 흑인 '마이클', 그리고 백인만 가득한 바에서 그와 유일하게 대화를 나눴던 백인 '미시', 둘은 왜 죽은 채로 발견되어야 했을까?



인종차별은 과연 사라졌는가? 잊을만하면 인종차별 관련 뉴스를 계속 접할 수 있는 걸 보면 이건 완전히 사라질 수 없는 이야기 같다. 흑인 텍사스 레인저가 배지를 차고도 적대적인 분위기로 가득한 낯선 곳에서 두 사람의 죽음이 모두 살인이라는 확신으로 죽을 고비를 넘겨가면서 조사를 벌이는 이 책의 배경은 2016년인데 현재 2024년으로 고쳐놓고 써도 이런 이야기가 나오겠지 싶은 이유다. 

대런을 키운 삼촌은 대런이 로스쿨을 마치고 법조인이 되기를 바랐다. 아니 아직도 바라고 있다. 그건 대런의 아내인 리사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사람이 위험한 현장 일을 하지 않는 안정된 직장을 가질 수 있는데 그러지 않는 것에 대한 갈등으로 리사와 대런은 떨어져 지내고 있었다. 가족들의 우려를 이해하고 리사를 사랑하면서도 텍사스 레인저 일을 포기할 수 없는 대런은 라크에서의 일로 결국 자기 고집대로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대런은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느냐... 음...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솔직히 대런이라는 캐릭터한테 좀 실망하게 되었다. 과연 대런이라는 사람이 텍사스 레인저라는 배지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그만한 깜냥이 되는 사람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달까. 대런에게는 집안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어머니가 있다. 대런이 그 어머니에게 예기치 못한 약점(?) 같은 걸 잡히면서 이야기는 끝이 나는데 라크에서 그렇게 집요하게 사건을 파헤치던 사람이 이렇게 흐지부지하게 군다고(?) 하는 물음표가 딱 찍히는 결말이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런 실망감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것이다.



미국 FOX TV에서 드라마로 제작 예정이라는 『블루버드, 블루버드』, 대런의 캐릭터로 아예 시리즈가 있다고 하니 드라마도 한편으로 안 끝날 확률이 높을 것 같다.


호손

잭슨

존스

로크

마크

맥클렌

맥고완

페리

스웨츠

윌리엄스


'아니요'라고 말한 모든 이들을 위해

- 『블루버드, 블루버드』 中 p.12



인종만이 아니라 그저 다르다는 이유로 지금도 어딘가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더 크게, 더 여러 번 내고 있을 모든 사람들이 지치지 않기를, 한 번씩은 평안한 순간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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