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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뿐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법 - 싫다고 말하지 못하는 좋은 사람들에게
바바라 베르크한 지음, 장윤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5월
평점 :
당신의 아니라는 말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으며 종종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의미를 전한다.
- 『가뿐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법』 中 p.138
'아니'라는 말은 쉽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그런 거 같다. 혼자 튀는 것, 다른 것에 대한 경계가 심한 편이기도 하고, 타인의 불편한 감정을 유발하는 걸 많이 꺼려 하기도 해서가 아닐까 싶다. 세상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개개인으로 놓고 보면 여전히 '아니'라고 말하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을 거라고 생각된다. 결전(?)의 '아니'라는 말을 앞두고 고민 많았던 날들이었는데 이 책 『가뿐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법』을 받고 나서 기대가 되었다.

| 나의 안녕과 행복을 위한 목록 만들기
아니라고 가뿐하게 말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원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아니오/예 목록'을 통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자신만의 경계선을 만들고 원하지 않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한 아이디어와 방법을 고민하게 되는 것인데 누군가, 무언가와 건강하게 연결되려면 스스로를 위한 제대로 된 경계선을 먼저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경계선을 통해서 스스로의 욕구와 필요를 뒤로 미루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책을 읽으면 좋은 사람이려고 애쓰며 왜 그렇게 경계선을 긋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지도 파악이 되는데 많은 트라우마들이 그렇듯 거절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과거의 나쁜 경험들이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우리는 달라질 수 있고, 이를 위해 복잡하거나 어려운 노력이 필요한 건 아니라는 걸 이 책의 첫 번째 챕터가 알려 준다.
당신에게는 경계가 있다. 이 경계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은 나쁜 일도 잘못된 일도 아니다. 오히려 이는 호의적인 행위이다. 당신이 수용할 수 없는 경계선을 내보이면 상대방은 당신에게 무엇을 얻을 수 있고 또 얻을 수 없는지 분명히 알게 된다. 다른 사람을 위해 당신이 무엇을 부담할 수 있는지, 어디까지 함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이 경계선에 맞춰 당신과의 소통을 준비할 수 있다. 이 같은 명료함은 당신이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돕는다.
- 『가뿐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법』 中 p.49-50
일 때문에 보낸 문자나 메일에서 제일 환장할 거 같은 순간은 아무런 대답이 없을 때다. 차라리 아니라고 말하면 다음을 기약하는 회신을 보낼 수 있다. 그리고 재차 같은 내용의 문자나 메일을 보내느라 에너지,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일을 꽤 반복적으로 겪고 있는 나는 두 번째 문자나 메일에는 그냥 먼저 '어려우시죠?'라는 거절의 의사를 되묻는 방법을 택하게 되었다. '아니'라는 말이 누군가의 업무량과 스트레스를 아주 크게 줄여줄 수도 있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더불어 거절이 어려워 택한 무(無)답은 오히려 당신을 무례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도...
| 내 속에 많은 나 정리하기
내면의 비평가, 감독관, 걱정 생산자는 당신 인격의 나쁜 부분이 아니다. 이들은 당신에게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막으려는 보호자이다. 이들은 자기가 어른들에게 배운 대로 과소평가, 비난, 억압적인 지시, 그리고 걱정의 되새김질 같은 방식으로 당신을 보호한다. 이들은 당신에게 나쁜 일이 절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현실은 이들 자체가 당신을 해친다.
- 『가뿐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법』 中 p.110
우리가 하는 걱정의 대부분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는 얘기를 늘 듣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걱정하고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이 책에서는 이런 역할을 하는 내면의 목소리를 '비평가, 감독관, 걱정 생산자'로 표현하며 이들에게서 벗어나도록 돕는다.
가장 핵심은 결국 자신을 믿고 지금에 머무르는 것, 그리고 자신에게 이로운 생각을 의도적, 의식적으로 계속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고, 하루를 돌이켜보면 나쁜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일이 생겼을 때나 누군가에게 어떤 얘기를 들었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향은 전적으로 내 판단에 달린 문제이므로 그 판단에 내면의 '비평가, 감독관, 걱정 생산자'가 나서지 않도록 하면 우리는 좀 더 편하고 유쾌한 기분에 머무를 수 있다. 내 속에 많은 '나' 중에 '즐거운 나', '사랑하는 나'가 머무를 자리를 더 많이, 지속적으로 만드는 연습을 하면 좋겠다.
우리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붙들고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기 쉽다. 이 책에서는 그런 점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걸 시작점으로 살펴본다. '아니'라고 말하기 위해서 필요한 경계선, '아니'라고 말하는 걸 방해하는 내면의 목소리를 정리하는 법, 그리고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거절의 태도와 표현까지 원한다면 연습 노트를 만들어 차근차근 진행해 볼 수 있다.
누구의 삶이든 불편하고 어려운 존재들이 있다. 중요한 건 그 존재들에게 나의 경계선을 보여주고 그걸 벗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거절하는 것! '아니'라고 말하는 게 어려웠다면, 좋은 날씨에서 제목처럼 가뿐하게 읽을 수 있는 이 책에서 공감과 길을 찾길~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