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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의 심리학 - 무력감을 털어내고 나답게 사는 심리 처방전
브릿 프랭크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2월
평점 :
많은 사람들이 벗어나고 싶어 하는 무기력에 대해서 조금 다른 관점을 제공하는 『무기력의 심리학』. 모든 게 재미없다는 생각이 어느 때보다 크게 드는 요즘 어쩌면 제일 필요한 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 몸이 보내는 생존 신호로서의 무기력
이전에 직장에서의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두통약과 소화제를 매일 먹었던 적이 있었다. 아침에 머리가 아파서 진통제를 먹고 출근해서는 점심에는 소화가 안 되어서 소화제를 먹고 저녁에 퇴근해서 돌아와서는 여전히 낫지 않은 두통 때문에 두통약을 먹고 잠들었었다. 이게 몇 달이 지속되어 크게 몸이 안 좋아졌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뒤늦은 휴가를 가서 단, 하루도 아프지 않은 스스로를 보며 내가 몸이 아픈 게 아니라 마음과 정신이 정상이 아니고 이대로는 안된다는 신호가 매일의 두통과 소화불량으로 나타난 거라는 걸 알았다. 그때의 두통과 소화불량이 내 몸이 보내는 생존을 위한 신호였던 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본능은 행복이 아닌 생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의 뇌는 위험을 감지하면 다양한 신호를 몸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낸다. 저자는 무기력이 바로 그런 신호라고 이야기하며, 그래서 무기력을 부정적인 것, 나쁜 것으로 바라보며 부끄러워하기보다는 스스로 행복과 균형을 찾는 돌파구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심을 두자고 한다.
그러나 수 세기 동안 여러 방면에서 진보가 이루어졌음에도, 웬일인지 무기력에 대한 인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게으름이란 표현은 우리 뇌가 나름의 작동방식으로 '선택'한 무기력을 여전히 도덕적인 잣대에 묶어 두고 있다. 무기력은 뇌의 선택이지 도덕의 문제가 아니다.
- 『무기력의 심리학』 中 p.73
| 관찰하기, 상태를 알기, 결정하기, 행동하기
우리는 모두 자신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어두운 사고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사고는 행동과 다르다. 우리는 긍정적인 사고를 항시 할 필요가 없다. 온전함을 버리고 이로움만을 추구하면 큰 대가를 치뤄야 한다. 늘 좋은 사람이 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마음과 분리되거나, 자신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긍정성을 진정성보다 높이 사는 치유법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라는 것과 같다.
- 『무기력의 심리학』 中 p.127
저자는 각 챕터의 주제에 맞춰 변화를 위한 핵심 정리와 행동 규칙, 그리고 구체적인 도전 과제들을 제시하는데 결국 우리 스스로 관찰, 상태 파악, 그리고 결정과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기력에서 벗어나려면 자신과 관계, 그리고 감정 등에 대해 제대로 살펴보고, 감추거나 스스로 속이는 부분이 없는지 자문한 뒤 그에 따른 자신의 상태를 파악한다. 어디가 아픈지, 느낌은 어떤지 등등 몸이 보내는 신호에 집중해 보는 것이다. 이후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선택을 찾는다. 가장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까지 어떤 걸 선택할지 결정하고, 그다음에는 하나하나 실천해 본다.
제일 중요한 건 자신에게 정직한 게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에게 있는 빛과 어두움(그림자)을 인정하고 그게 잘못되거나 나쁜 거라고 움츠러들지 않는 것, 아마 그것만으로도 무기력을 야기하는 관계나 감정, 중독, 트라우마 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거 같다.

『무기력의 심리학』 中 p.290
책을 읽다가 '발을 디디고 있는 곳에 마음을 두기'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지금 '발을 디디고 있는 곳에 마음을 두'고 있는가? 내가 현재 느끼는 무기력은 그렇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러면 발을 디디고 마음을 둘 수 있는 곳으로 떠나야겠구나 싶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