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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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잠을 자는 사람들이 꿈을 사러 방문하는 곳이다. 여러 꿈 판매점이 있으나 유서 깊고 가장 규모가 큰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구직자들에게 꿈의 직장이기도 하다. 서류와 면접을 거쳐 갓 입사한 페니는 사장 달러구트와 1층 매니저 웨더 아주머니 밑에서 일을 배우고, 갖가지 사연의 손님, 꿈 제작자들과 관계를 맺으며 성장해 나간다.

 

 

텀블벅 펀딩에 다양한 책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펀딩에 참여한 적도 있지만, 소설을 후원한 적은 없었다. 동네 책방에서 요즘 많이 찾는 책 중에 발견한 이 소설이 텀블벅 펀딩에 크게 성공했고 그에 그치지 않고 독자 요청으로 출간되어 나왔다는 게 놀라웠다.

추석 당일에 읽은 소설은 참 착했다. 나쁜 사람 -아, 소매치기 조직이 등장하기는 하는데 그나마도 단숨에 일망타진 당한다- 하나 없고,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에피소드 하나 없는 이렇게 착한 이야기는 정말 오랜만에 만난 거 같다. 이 칭찬은 뒤집으면 밋밋하거나 재미없다는 말로 들릴 수 있을 테지만, 밋밋하거나 재미없지 않다. 다만, 너무 딱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중심으로 백화점을 연 달러구트의 선대를 다룬 '시간의 신과 세 제자 이야기'부터 산타클로스를 비롯한 다양한 개성의 꿈 제작자들, 그리고 수면 상태로 도시를 찾은 사람들을 돌보는 녹틸루카, 꿈을 산, 꾸는 사람들의 사연까지 상상력으로 구현된 이야기의 구조가 빈틈없이 잘 잡혀 있다. 그래서 뭐라 딱 꼬집을 수 없는 아쉬움이 약간 남기는 한다. ^^;

 

"여러분을 가둬두는 것이 공간이든, 시간이든, 저와 같은 신체적 결함이든…. 부디 그것에 집중하지 마십시오. 다만 사는 동안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데만 집중하십시오. ……"


- 『달러구트 꿈 백화점』 中 p.216


다 읽고 나면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취업한 페니가 부럽다. ^^ 장단점이 분명한 동료들에 둘러싸여 있으나 딱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진상도 없고, 꿈 값으로 모은 설렘 한 병을 도둑맞기까지 했지만 세상 무섭다는 걸 배운 값 치자는 마음씨 좋은 상사까지 이 더할 나위 없는 근무 환경이라니... 누군가는 그래서 소설이라고 하겠지만 말이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취업은 할 수 없다 해도, 어딘가에 이런 곳이 존재했으면 좋겠다.

코로나로 명절 연휴의 모양새는 다소 달라졌다. 그래도 여전히 누군가는 스트레스와 속앓이에 시달리고 있을 거다. 이제 하루 남은 휴일의 소망은,

"모두들 잘 먹고, 잘 자고, 좋은 꿈 꾸십시다!"


- 『달러구트 꿈 백화점』 中 p.186

 

:) 그래서 명절증후군과 코로나 모두 사라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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