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크리스마스의 죽이는 미스터리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외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이리나 옮김 / 북스피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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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3월 3일까지만 휴관이라던 도서관은 무기한 휴관 상태가 되었고, 덕분에 잘 이어나가던 책 읽기가 막막한 상태가 된 거 같아 어떻게 해야 되나 싶었는데 친구한테 10권이 넘는 구호물품(?)이 도착했다. 이 책은 구호물품이 도착 전에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주문해 놓고 기운 빠지는 일이 생겨서 앞에 몇 장 넘겨보고 두었다가 이틀 만에 다 읽었다. ^^

 

 

재작년에 출간된 『화이트 크리스마스 미스터리』의 연장 선상에 있는 책인데 작년 크리스마스에 발행되었다. 뉴욕의 미스터리 서점 운영자이자 저명한 편집자인 오토 펜즐러가 엮은 『The Big Book of Christmas Mysteries』를 우리나라에서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미스터리』와 요 책 2권으로 나누어 출간한 것이다. 작년 크리스마스에는 다른 책 읽느라 바빠서 이제야 읽었지만, 어쩌면 지금 읽는 게 개인적으로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 마음과 몸의 에너지를 그러모으는 중인 요즘 그나마 이 미스터리 단편집이 내 독서 의지를 지켜주었던 거 같으니까 말이다.

순진한 어니 부부가 손해를 보는 게 아닌가 싶었던 「그게 그 표라니깐요」는 부인 윌마의 재치와 어니의 연기까지 더해져 무사히 크리스마스 특별 복권을 사수하며 마무리되어 기뻤고, 「나는 별들」에서는 추리력도 설득력도 남다른 브라운 신부님을 다시 만나 좋았다. 사랑 때문에 누명을 쓰고 정신병원까지 전전했던 여인을 위한 진상 규명 방송극이었던 「매드독」, 코난 도일과 가족관계에 있는 호넝- 셜록 홈즈의 코난 도일은 그의 매제였단다 -이라는 작가를 알게 된 「래플스 유물」 - 그다지 사이가 좋았던 거 같지는 않다 ㅎㅎ - , 아내를 너무 사랑하는 검사 남편의 이야기 「촙햄에서 일어난 일」도 인상적이었다. 도둑과 조수가 등장하는 시리즈로 유머가 부족한 코난 도일을 비꼬았다는 호넝의 소설들은 가능하다면 더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언니의 죽음으로 조카와 만나게 된 이모가 등장하는 「차이니즈 애플」에서는 내 예상이 딱 맞아서 잠깐 뿌듯했다. 더 어둡게 흐르는 게 아닐까, 괴로워지는 게 아닐까 했던 나의 걱정들은 나름 크리스마스 정신을 지니고 있는 작품들 안에서 사라졌다. 그래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는 아니지만 사연을 가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만큼은 좋았답니다의 결말로 안도감을 주었달까. 이래서 내가 이 책을 계속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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