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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어디 살아요? - <뉴욕타임스>가 기록한 문학 순례
모니카 드레이크 외 31명 지음, 오현아 옮김 / 마음산책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도서관에서 발견했을 때, 목차 안에 알고 있는 작가가 많지 않았지만, 프린스에드워드 섬을 보고 바로 선택했다. 프린스에드워드 섬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빨강 머리 소녀의 녹색 지붕 집이 존재하는 곳이다. 꼭 여행 가고 싶은 곳 중에 하나인데 전에 캐나다에 다녀오신 분한테 여쭤보니 가봤는데 별 거 없다는 투로 그런 시시한 데에 왜 관심이 있냐셔서 좀 기분이 상했었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은 내 나름의 이유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
이 책은 작가들의 삶, 작품과 닿아 있는 나라, 도시들을 또 다른 작가들이 돌아보고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의 모음집이다. 막상 읽어 보니 그냥 여행기 대하듯 편하게 읽히지는 않는다. 집필진의 문체에 따라 글의 분위기도 사뭇 다른 데다 바로 들어오지 않는 낯설고 긴 지명까지, 초반부를 읽어나가는 데에는 인내심이 필요했다. 이것은 내가 모르는 작가가 훨씬 많았다는 부분도 한몫했을 것이다.

작가들 사후에도 작품 속이나 작가 생전의 모습 그대로 보전되는 곳에 아직도 많은 인파가 오가고, 작가가 머물거나 여행했던 루트를 그대로 안내하고 알려 주는 지역민의 적극적인 모습에서 좋아하는 아이돌과 연관된 장소를 찾아다니는 팬들(덕후)의 모습이 떠올랐다. 목차에 있는 작가들이나 그들의 작품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 정말 보물찾기 하듯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 살기 위해
당신은 세 가지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명이 있는 것을 사랑하기
당신의 명이 그것에 달려 있음을
알고 뼈에까지
그것을 붙들기
그리고, 보내줄 때가 오면,
보내주기.
- 「메리 올리버의 땅과 언어」 中 메리 올리버의 시
자유로운 영혼의 작가들인 만큼 다른 나라, 도시로 온 이유도 참 다양했다. 작품 때문이나 영감 등의 목적일 때도 있었지만 정말 전혀 상상할 수 없는 - 이를테면 방해받지 않는 자유연애라던가 - 이유일 때도 있었다. 물론 어떤 이유였던 작가들의 그 공간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나중에 다시 독일에 가면 프랑크푸르트에서 브레멘까지 이어진다는 그림 형제의 '동화의 길'에 가보고 싶어졌다. 크게 볼거리가 많은 느낌은 아니었지만 궁금해졌다. 여행 가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걸. 그리고 빨강머리 앤의 프린스에드워드 섬에는 꼭 갈 거다. 풍경이 달라졌다고 해도 국립공원으로까지 지정되었다는 초록 지붕의 집은 보고 싶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