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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
에두아르도 하우레기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편하게 읽을 소설을 찾다가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던 책. 제목만 보고도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던 얘기는 읽을수록 마음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줬다.
디자이너 사라는 나쁘지 않은 직장을 다니고 있고, 나쁘지 않은 남자친구 호아킨과 동거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그녀를 괴롭히는 어지럼증에 숨막히던 프레젠테이션 날 아침, 창문 밖에서 말을 거는 고양이 시빌을 만나게 되니 자신이 미친 게 아닌가 싶다. 지하철에 서류 가방까지 놓고 내려 화이트 보드 앞에서 수기로 PT를 진행해야 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결국 기절하고만 사라, 병원에서 돌아온 후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자신에게 말을 거는 시빌이라는 고양이를 집에 들이고 시빌에게 입양(?)된다. 시빌과 삶에 대해 논쟁하던 사라는 의심이 될 땐 코로 냄새를 따라가라는 시빌의 말을 실천하다가 호아킨의 외도를 알게 되고, 다시 없을 불행의 구렁텅이로 자신을 밀어 넣는다.
제목만 보고도 고양이가 말을 할거야, 각종 인생의 좋은 얘기를 해주겠지라는 것은 예상이 되고도 남았다. 초반부에 시빌이 등장하는 부분을 보고 거봐, 이렇잖아라고 생각했는데 사회인류학 전공에 정치학 박사이자 유머 감각과 긍정심리학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심리학자가 저자인 탓인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따뜻하고 긍정적인 기운에 기분이 좋아졌다. 예상가능한 얘기라도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위로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집중만 한다면 코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시빌의 말처럼 정말 집중하면 나쁜 사람, 나쁜 일에서 나는 악취를 맡을 수 있을까? 좋은 향기로 좋은 사람, 좋은 일을 가려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간에게 오감이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을 테니 이 오감을 좀 더 영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볼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