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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다’에서 ‘팔리다’로 - 미즈노 마나부의 브랜딩 디자인 강의
미즈노 마나부 지음, 오연정 옮김 / 이콘 / 2018년 3월
평점 :
'잘 팔고 싶다'라는 단순한 마음에서 구입하게 된 책, 표지에 떡하니 '브랜딩 디자인 강의'라고 써 있는데도 강의하는 식의 문체 때문에 처음에는 다소 놀랐다.
저자인 미즈노 마나부는 일본 3대 미술대학에서 그래픽을 전공하고 굿디자인컴퍼니라는 회사를 운영하며 게이오 대학 등에도 강의를 나가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게이오 대학에서 진행한 강의를 거의 그대로 옮겨서 정리한 형식인데 읽다보면 정말 강의를 듣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일본이라는 나라, 그리고 일본 사람이라는 특성이 있기는 하겠지만 저자가 중요하게 강조하는 세 가지 - 1. 센스란 집적된 지식을 기반으로 최적화하는 능력이다 / 2. 세상을 깜짝놀라게 하지 말라 - 차별화에 대한 오해 / 3. 브랜드는 세부적인 것에 깃든다 - 는 공감이 되는 얘기들이었다. 그동안 많은 브랜드와 함께 진행했던 사례들을 바탕으로 브랜드를 리뉴얼하거나 새롭게 상품을 기획하며 클라이언트와의 관계를 맺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중요한 포인트들을 딱딱 짚어가는 설명이 쉽게 읽히지만 쉽게 지나칠 수는 없게 만들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미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또는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의 역량을 키우길 바라는 마음이 확실하게 와 닿는 책이었다.
사람도 상품도 선택되기 어려운 시대, 저자는 브랜드란 '-다움'이라고, 그래서 '-다움'에 대한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이 취직하는 데 있어서도 자신을 설명할 때 거짓말을 보태야만 바람직한 답변이 된다면 그 회사는 자신과 어울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이다. 결국 상품이나 사람이나 '-다움'을 구축하고 그것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인데 쉬운 거 같으면서도 참 어려운 일이다.
꼭 뭔가를 팔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브랜딩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두면 좋을 거 같다. 그냥 앉아서 강의 듣는 것처럼 금새 읽을 수 있는데 금새 잊히지는 않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