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거침없이 달려라 - 꿈과 스토리로 스펙을 이긴 아주 특별한 이야기
강남구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잃을 게 시간밖에 없다면 무조건 도전하라."

 

처음 이 책을 접하게 됐을 때, 고교진학을 거부하고 21세로 '티켓몬스터'의 최연소 팀장이 되었으며, 22세에 나스닥 상장 글로벌 기업 '그루폰'의 최연소 부장으로 스카웃된 강남구라는 청년의 스팩에 눈이 갔던 나는, 정작 그가 스팩따위엔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책은 부모 잘만나 극진한 보살핌속에 살다가 사업이나 한번 해볼까 해서 시작한 사업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릴때부터 스스로 잘하는일이 없다고 생각했던 그가. 이것만큼은 제일 잘한다고 느낀 것이 두가지 있었는데, 하나는 본인 스스로 잘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과, 또 다른 하나는 리더 & 선택자가 되는 일이었다. 요즘 나의 지인들을 만나도 그의 책에 소개된 것처럼, 점심 메뉴 하나를 고르는 것 조차 어려워한다. 이것은 나역시 마찬가지어서, 사실 누군가 "그럼 이걸로 할까?"라고 했을 때 맘에 들고 아니고의 생각조차 하지 않고 결정을 하게된다.

내가 선택하지 않으면 누군가의 선택을 그대로 따르게되고, 또 다시 선택을 하지 못하는 악순환의 문제. 평생을 누군가의 선택을 따라야 한다는,단 한번도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 없는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멍한 기분이 드는 대목이었다. 실제로 책 안에서 그가 강조하는 부분 중,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가 말하길,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가치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하고, 어떤 사실이든, 그것이 본인의 부족함이라 할지라도 인정할 줄 알아야 발전이 있다고 한다.

 

이 책의 키워드는 공감이 아니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 이기도 하고, 자서전이기도 하면서, 꿈을 이룬 여러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어떤 교훈이나 교감을 얻을 수 있는 책이기는 하지만, 그 키워드가 공감으로 다가오는 책은 아니다. 이것은 저자도 어느정도 염려한 부분이 있는것인지, 본문 내용에 공감하지 않는 독자를 끌어들이려는 듯한 문장이 자주 등장한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는 성공했고 많은 이들의 인정을 받고 있지만, 어린나이에 그만큼의 성공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시셈과 불신을 피부로 느껴야했던 경험에서 나오는 일종의 방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스스로가 이 책의 키워드는 공감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데서 부터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 청년은 매우 훌륭하다. 무엇보다 자기 성찰을 꾸준히 하고 있고,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지금의 모든 여건들을  스스로의 노력으로 만들어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것은 일반화하기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기때문에, 본인의 삶이 진리가 아니라 특별한 케이스라는 것을 인지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케이스의 장점을 어필하는 것이 좀 더 이 책을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무엇 하나 버릴 것 없는 그의 가르침.

 

이 책을 열심히 읽다 보면, 무엇 하나 버릴 것이 없는 그의 가르침이 곳곳에 적혀있다.이것은 책으로 읽고 있지만, 산 경험이다.그가 직접 발로 뛰고 피부로 느끼면서 채득하게된 모든 경험과 노하우를 심지어 공짜로 (책값을 빼고) 알려주는 그런 책.

솔직히 고백하건데, 나는 이책이 강남구의 도전 중에 하나라고 생각을 했다.어느정도 성공한 삶을 살고,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본인을 알리고 싶고, 이런 인생에 책 한번 써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그가 도전했다고 치부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러기엔 책 곳곳에 그의 열정이 번쩍거리고, 본인 뿐 아니라 좀 더 많은 청년들이 느끼고 깨닫게되서, 그들을 본인의 맴버로 구성하고 싶어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그런책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나는 스스로 핑계 대는 습관을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래서 안돼, 저래서 안돼. 하는 사이에 정말 뭘해도 안되는 사람이 될 수 있으니,되고 안되고 의 경계를 노력없이 결정짓는 실수를 다시는 범하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했다.이것은 강남구의 조언으로 얻은 첫번째 교훈이다.

 

면접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그는 당신과 같은 세대이지만, 위치가 다르다, 나는 면접에 관련된 수도 없는 많은 경험담을 접했다.정작 면접을 볼일도 없는 주부인데, 단순히 활자중독으로 인한 불필요한 습득:-)이 책은 면접관의 입장에서 쓴 글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면접에서 자신의 눈에 들 수 있는지 적고 있다. 내 설명이 그를 조금 오만하게 평가되도록 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받은 느낌은 확실히 그랬다. 저자 뿐 아니라 거의 모든 면접관의 눈에 들려면 이렇게 해라. 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그 조언이 아주 현실적이고 세세한 느낌이라서, 그의 말 마따나 풀었던 팔짱을 잠시 풀 수 있었다.

 

부족한 공감은 꿈을 이룬 청년들과 함께.

이 책의 1부가 그의 자전적인 내용으로 주를 이룬다면, 2부는 꿈을 이룬 청년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공감, 또는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2부 역시 키워드는 공감이 아니다. 동경에 가깝지만, 그래도 '노력하면 안될 것이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좀 더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므로 편안한 마음으로, 대신 스펀지처럼 장점을 받아들이려는 노력과 함께 읽어볼만한 내용들이다.

내가 이책을 덮으면서 마음속에 집어넣은 단어 하나는 자신감이다. 책의 내용이야 어찌됐건, 강남구와 그의 맴버들은 모두 그들만의 자신감을 갖고 있다.그 자신감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땀과 노력으로 쟁취한 것이다. 우선 자신감을 갖고 모든일에 임해서, 결국은 그 노력이 자신감으로 돌아오는 순환이 지금의 그들을 있게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성공을 위한 키워드는 자신감이다.내가 생각하는 이책의 궁극적인 교훈.

 

저자 강남구는 스팩에 연연하지 않지만, 이 책을 발간하는 것을 시작으로 청춘의 문제를 함꼐 고민하는 첫 단추를 끼우게 됐다.내가 한가지 저자에게 바라는 점, 본인의 경험이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한발만 물러서주기를 바란다. 그의 이론은 옳다.그것은 분명히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하지만 내가 체감하는 청춘들은 지쳐있다.그가 인정하는 것처럼 그것은 사회의 문제이다. 그가 희망의, 개선의 씨앗을 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지만, 이 시대의 청춘들은 100중에 90이 그럴 의욕조차 없는게 현실이다. 그는 이 책을 발간함과 동시에 청춘의 삶을 보살펴 줄 라이센스를 발급 받은 것과 같다. 그렇다면 우선은 어째서 그대로 머물러있느냐고 꾸짖기 전에, 왜 그들이 그럴수 밖에 없는지, 적어도 그것이 무지하고 부족하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이 책을 덮는다.

 

 

이 책을 통해 얻은 자신감이라는 보석을 어떤 방법을 세공해야 할지, 오늘부터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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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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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그리고 완벽하지 않은 사랑도 없다.

일생을 완벽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사람은 누구나 미숙한 존재다. 그 미숙한 껍찔을 하나씩 벗어내고 완벽해지기 위한 노력을 쏟기 때문에, 그나마 조금씩 완벽에 가까워진다.에쿠니가오리의 '잡동사니'에 그려지는 두 여자의 자아와 사랑은 미숙하기가 그지없다. 혹자는 이 소설에 윤리적인 잣대를 들이댈 것이고, 혹자는 인정은 하지만 이해는 할 수 없다고 말할것이다.언제나 그래왔듯이 에쿠니가오리는 뜨거운감자를 들고 독자의 곁으로 돌아왔다. 우리곁에는 절대로 소설속에 등장하는 사랑이 없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내 주변에 삶들이 이상한건지, 정말 내가 이상한 나라에 살고있는건지, 유부남과 미성년자의 불륜관계만 빼면 그다지 놀라운 얘기도 아닌듯 느껴진다. 물론 맘 놓고 축복해줄 수 있는 사랑인가에 대해서는 나역시 이견이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마흔다섯의 평범하지만 평범하지만은 않은 여자 슈코, 그녀는 번역가 일을 하며 사랑하는 남편 하라와 함께 살고있다. 남편은 슈코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다른여자들도 사랑한다.

 

"만약 슬퍼해줄 사람이 없다면, 나는 그 누구와도 잘 수 있다고 봐." 남편에게 그 말을 한 것은 몇 년 전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부엌에 있었고 흘러넘친 우유가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다소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서 방금 돌아온 터라 둘 다 코트와 머플러를 두른 채였다. 말다툼은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부터 계속되어 남편은 질린 얼굴울, 나는 원한에 찬 표정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불가능해." 남편은 벌써 몇 번이나 한 말을 다시 한 번 되풀이했다. "슈코가 누구와 자든 난 슬퍼할 수 없어." 나는 히스테리를 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어느 누구와도 자지 않았어." 나는 양팔을 벌린 체 고함을 지르며 두 발로 부엌 바닥을 쿵쿵 굴렀다. "알아." 남편은 힘없이 인정했다. 그 무렵 우리 사이에는 말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나는 매일 울거나 소리쳤고, 목소리도 마음도 메마르고 금이 가 있었다. "당신이 외간 여자와 자면 나는 슬프단 말이야." 어리석게도 나는 설명하려고 했다. 비참한 듯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어째서?" 냉담한 눈으로 날 바라보던 남편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 55p~56p (본문중에서)

 

겉으로 보기에 슈코는 의연하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여자로 보일것이고, 부부는 결혼 후 시간이 꽤 흘렀지만 아직도 열정적으로 서로를 갈망하는 것으로 보일것이다. 하지만 슈코 자신은 불안하다. 언제 남편이 자신의 곁을 떠날지 알 수 없고, 끝없이 벗어나고 싶어서하면서 동시에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녀가 마흔 다섯의 나이에 사랑에 관하여 얻은 모든 교훈은 모두 정사를 통해 배운 것이라 말한다. [사람이 사람을 소유할 수는 있어도 독차지 할 수는 없다는 것. 그럼에도 어떻게 해서든 독차지하고 싶다면, 원치 않는 것들까지 포함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소유하는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남편의 여자 친구들이라든지......] 위 본문의 내용뒤에 슈코가 마시지 못하는 우유를 삼키고 남편에게 칭찬을 받았다는 이유로 기분 좋아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하라의 불륜을 단순히 그 만의 개인적인 프라이버시로 인정해주는 것은 슈코에게 비린내 나는 우유를 마시는것과 다르지 않았던것이다.

 

 

 

 

 

이혼한 엄마와 살고 있는 미미는 열다섯살이다. 미미의 엄마는 마치 사랑하기 위해 사는 여자처럼, 연애가 잘 진행될 때는 활기차고 생동감이 넘치지만, 연애가 잘 되지 않을 때는 생활 자체가 무너져버리는 여자다. 미미의 아빠는 비교적 자유로운 연애관을 가지고 있어서, 여행지에서의 원나잇 스태드 상대를 찾는다던가, 잠깐의 유희를 제공해 줄 파트너를 물색하는 데 조금의 망설임도 없다.그것이 딸과 함께 정기적으로 떠나는 여행중의 헤프닝이라고 할지라도.

미미는 부모를 통해 사랑에 대한 개념적인 것들의 대부분을 채득했다. 그래서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도 그녀의 사랑방식은 호기심을 빙자해 일방적이다. 그것은 아빠의 가게에서 일하는 점원이면서 아빠의 친구 아들인 와타루를 대하는 그녀의 태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부모의 이혼 후 쭉 미국에서 자란 미미는 엄마와 일본으로 함께 돌아온 후 일본어로 번역된 외국영화의 자막이 탐탁치 않다고 느껴 장래의 꿈을 영상자막번역으로 정했다고 한다. 여기에서 단편적이지만 그녀의 성향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가 생각하는 의미와 다른부분이 있다라고 한다면 납득이 되는 선 까지는 받아들이려고 하고,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은 바꾸려고 하는 의지가 있다는 점. 지금까지 누군가가 그렇게 해왔기에 막연히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아니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분명히 개선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그녀의 애정 전선에도 적용이된다.

슈코를 푸켓에서 처음 만나, 그저 아빠가 흥미를 보이는 여자정도로만 생각했던 미미는, 일상에 좀 더 가까운 공간인 일본으로 돌아오면서 슈코에 대한 다른 시각의 감정을 갖게된다.

자신이 갖지 않은 안성된 원숙미에 대해 일종의 질투와 동경을 갖게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감정은 슈코의 남편인 하라에 대한 애정과 반비례하여 질투쪽에 더 치우치게 된다. 하지만 끝까지 그녀에 대한 동경과 호감적인 부분들은 떨쳐낼 수 없어하고 소설이 막바지에 다다를 즈음엔 본인은 그녀와는 다르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 빌라에 대해선 슈코한테 들어서 좀 알아. 무선전화기가 있어서 테라스에서도 걸 수 있다지."

"내가 하라 씨에게 걸 것 같아요?" 그렇게 묻자 하라 씨는 말없이 고개를 움츠려 보였다. 내 자유에 맡기겠다는 느낌으로.

"절대 안 걸 거야." 내 질문에 스스로 대답한다.

"슈코 씨하곤 다르니까."

나와 하라 씨를 태운 택시는 밤중의 고속도로-이미 눈에 익은-를 그저 달리고 있다. 불 같이 화가 난 엄마가 기다리는 우리 집을 향해.    

 -311p (본문중에서)

 

미미는 그 또래의 일반적인 소녀들과는 조금 다르다. 하지만 나역시 그 나이 때 또래에 비해 성숙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물론 성적인 분야에 관한 평가는 아니었지만, 그녀가 혼자있기를 좋아하고, 어떠한 상황이나 감정적인 부분들에 대해서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평가하거나 사고하는것이 그녀가 별난 탓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은 슈코의 시선에서 한번, 미미의 시선에서 또 한번,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의 소설이다. 재밌는 건 이제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반증인건지, 기존에 에쿠니가오리의 모든 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주인공들에게 대부분 동화되었던 나에서, 어느새 중년의 여성에게만 공감하게 되는 나로 변했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이제 내가 결혼을 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아마 미혼의 여성이 글을 읽으면 슈코는 그저 바람둥이 남편을 참고 사는 답답한 아줌마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똑똑한 척 하지만 실은 세상을 전혀 모르는 철부지로 미미를 치부하는 것처럼.

사실 미미 나이 때의 소녀에게는 그녀가 사는 세상이 전부다. 세상물정을 모른다고 해서 그것이 그녀가 어리석다거나 멍청한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오류가 있다. 그러나 조금 더 살아가다보면 과거의 내가 얼마나 작고 무지했는지 알고, 그때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하는것이 인간이 아니던가. 개개인의 차이는 당연히 있겠지만, 한번 태어나 한번씩 주어지는 삶을 사는 우리들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이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미미가 저지른 하라와의 불륜이 사랑일 수도, 아니면 슈코에 대한 동경 이면에 떠오르기 시작하는 반감에 의한 우월감의 성취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마음이란게 한개의 가지로만 정리되는 것은 아니기에, 그녀가 하라에게 느끼는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이견은 없지만, 나만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을 수도 없었다. 위의 본문 내용을 읽었을 때, "슈코 씨하곤 다르니까." 라는 말이 일종의 자신감회복에서 나오는 다짐처럼 들렸으니까. 그것은 앞으로 하라를 만나든 아니든간에, 미미가 살아갈 삶에도 적용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 표지의 디자인이 재밌다. 상단 오른쪽에 제목인 잡동사니 라는 글이 아무렇게나 휘갈겨 써있고, 그 밑에는 잡다한 물건들이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흥미로운건 그 물건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 어떤 것 하나도 가치없는 물건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통 떠올리는 잡동사니의 경우 귀하고 값지게 여기는 경우는 거의 드문데, 이 사진에 보이는 물건들은 잡동사니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소중하고 귀하게 여겨야만 할 물건처럼 보여서 의아하다. 물론 책을 읽고나면 저마다의 의미 부여가 가능해지지만 (-: 이 잡동사니는 소설속에서 자주 등장한다. 슈코의 어머니 기리코가 죽은 남편에게 상속받은 맨션에서 살고있는데, 미미는 기리코의 맨션을 방문했을 때 각이 맞지 않는 가구부터 어지러이 놓여있는 소품들까지 '생전 처음보는 혼란스러움, 생전 처음보는 질서.'라고 생각한다. 이 후 미미가 엄마와 '와타루의 어머니'인 사야카 씨의 집을 방문했을 때 그집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나는 도대체 이 설정이 무엇일까 한참을 생각했다. 둘 다 남편을 잃었고, 잡동사니 속에서 살고 있고, 그런 생활에 조금도 불편을 느끼지 못 한다는 것. 아니 그보다 어떤 의미에서는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는 것. 글쎄, 그런 부분은 내가 좀 더 살아봐야 알 수 있는 것일까? 무언가 한쪽으로 결론을 내려 하면 다른 한쪽이 반기를 드는 기분이라서 어느 방향으로도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다. 그저, 이미 배우자는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기에, 변함없는 물건들을 곁에 둠으로써 위안을 삼는것 정도로만 정리했다.에쿠니가오리의 소설은 항상 이렇다. 그저 보이는대로 읽히는대로만 받아들이면 그것은 그녀의 소설을 반도 체 읽지 않은 것이 된다.

 

I'enveloppe=주위를 둘러싸는 것. 인상파 시대 화가며 비평가들이 즐겨 사용하던 말이다. 이 말은 모티브를 둘러싼 대기에 미치는 빛의 효과를 의마한다. 해변에서 비치 체어에 누워 일을 하는 동안, 이제까지 질리도록 읽거나 들어온 그 말이 내 안에서 문득 입체적으로 떠올랐다. 이해되었다는 게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가끔 이런 일이 일어난다. 아무 문제 없이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갑자기 새롭게 이해되어버리는 순간. 정정은 아니고, 깊이라든지 정도의 문제도 아니다. 말하자면, 근시인 사람이 처음으로 콘텍트 렌즈를 착용했을 때처럼 눈앞의 모든 것이 선명해지는 느낌이랄까.    -65p (본문중에서)

 

나는 위 구절을 읽으면서 에쿠니가오리가 독자들에게 '이 소설에 대한 다른 시각을 제한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물론 다음구절을 읽어보면 뜻이 통하는 문장이긴 하지만, 작가는 얼마든지 자신의 작품에 메세지를 담을 수 있지 않은가. 그 메세지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이므로 해석이 각각이라 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을 그저 자극적인 스캔들이나. 불륜으로 치부해 버리면 그저 그런 이야기로 끝을 맺게된다. 에쿠니가오리의 소설은 뒤집어보고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만 보이는 것들이 분명 있다. 어느 시각으로 보던간에, 한 쪽으로만 치우치지 않으면 제대로 흡족하게 다 읽었다고 만족해도 될 듯 하다.

 

 

 

 

 

 

 

 

제프 쿤스라는 미국인 아티스트가 식물을 이용해 제작했던 걷한 조각 이야기가 화제에 오르자 후지타 씨는 환전히 흥분해 앉은 채로 상체를 뒤로 젖혔다. 가는 두 팔로 카운터 모서리를 꼭 잡고서. 그 조각은 꽃이 시들자 서서히 붕괴되어 현재는 헐리고 없다. 이 세상 어디에도.    

-173p (본문중에서)

소설에서 슈코는 지금은 있지만, 시간의 흐름속에 사라져 언젠가 세상 어디에도 없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여자다. 그것은 많은 연애 경험을 통해 배웠지만, 남편인 하라와의 사랑이 변하는것을, 결국은 남편에게 버림받을 것을 두려워하다 이내 삶의 모든부분에 적용하게 된 듯 하다. 에쿠니가오리는 인터뷰에서 [소설 속 등장인물이 아무리 격한 사랑에 빠져도, 아무리 행복하더라도, 좋은 싫든 그 관계는 반드시 변하게 돼요. 하지만 '변하지 않았으면'하고 생각하죠. 그 심리를, 이번에는 비교저 직설적으로 써보고 싶었습니다.]라고 했다는데, 그런 의도가 슈코에게 제일 많이 녹아 있지 않나 싶다. 물론, 실제로는 슈코가 아닌 누구라도 그렇지만 말이다.

 

 

 

 

 

 

 

 

갑자기 나는 깨닫는다. 아, 그랬던 거다. 이 사람은 오늘 밤 내가 데리러 와주길 바랐던 거다. 우리의 바깥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데리고 돌아와주길 바랐건 거다.  -175p(본문중에서)

자신의 내연녀와 함께 있는 자리에 아내를 불러냈는데도, 슈코는 온전히 그의 입장에서 그를 이해하려 하는것처럼 보여 놀라웠다. 하지만 소설의 내용에도 불구하고 저렇듯 태평한 슈쿄의 생각에 이상하게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제로 나의 눈에도 하라는 그녀에게서 안정감을 찾길 원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슈코가 하라에게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고 싶어 하듯이. 중간중간에 슈코가 자신과 함께 있는 자신만의 하라에게만 관심을 쏟는다는 걸 알게되었다. 집밖을 나서고 자신의 눈앞에 보이지 않을 때는 최대한 모든 감각이 하라에게 쏠리지 않게하려는 노력이 엿 보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남편인 하라의 소리없는 강요에 의한 것임에도 슈코는 불안함 이외에는 이렇다 할 불만이 없어보인다.

내 눈에는 슈코가 빛깔 좋은 유리장식을 한 손가락위에 올려두고 깨뜨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처럼 보여 그녀가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정작 그녀는 게의치 않는 듯 보이지만.

 

 

 

 

 

 

 

 

우습다. 내가 여행하는 건 남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인데, 아니, 어쩌면,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일까.      -19p (본문중에서)

그녀의 심경을 제일 잘 표현한 문장이 아닐까 싶다. 누구보다 이 상황에서, 그런 남편에게서 벗어나고 싶지만, 마음 속 깊이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여행을 통해서 그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다시 확인하고, 그 힘으로 다시 살아내는 슈코. 잠시 떠나있을 때 그에게서 벗어나지 않았고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갈 때마다 밀린 숙제를 끝내는기분으로 돌아간다는 그녀의 말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나는 몇 번의 연애를 경험했고, 지금도 그 남자들을 사랑한다. 가령 그들과 우연히 재회해 그 마음을 전할 기회가 찾아온다면 나는 말이든 몸이든 아끼지 않고 내 마음을 전할 것이다.  

-20p (본문중에서)

소설 속 캐릭터들의 생각을 이렇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재밌는 일인지 모르겠다. 남의 눈에는 그저 피해자로만 보일 수 있는 슈코가 저런 생각을 한다면, 하라에게 약간의 면죄부가 주어질까? 슈코가 푸켓에서 미미의 아버지와 은밀한 정사를 나눴다면? 그것은 슈코가 부도덕한 성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일까? 내가 이 소설을 보면서 느낀 가장 큰 감정은 사랑이 한 여자에게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가에 대한 놀라움이었다. 사랑은 여자를 울고 웃게 하고, 생활 전반을 한없이 행복하게 느끼도록 하다가 절벽 끝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그런데 슈코의 경우에는 마치 원래부터 그런 사고방식을 갖은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을정도로 그녀의 머릿속까지 하라가 관할하고 있는 느낌을 받게 하는 부분이 많아서 놀라웠다. 과거의 일들을 회상하며 하라와 자신이 얼마나 서로를 갈망하고 서로에게 얼마나 열정적이었는지 떠올리는 슈코를 보고있자니, 과거속에서 벗어나는 것을 몹시도 두려워 한다는 인상을 받게되 그녀가 애처로운 마음이 든다.

 

 

 

 

 

 

 

 

 

나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때 남편은 정말 알고 있었을까. 비극이 뭔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생활 자체가 되어 우리를 붙잡아버릴 거라는 것을. 우리가 거기에 맞서기는커녕 자진해서 몸을 던지게 되리란 것도?   -77~78p (본문중에서)

아무렇지 않은척 살고있지만, 그녀에게 하라는 사랑이자 비극인것이다. 그를 사랑해서 행복하지만 그를 사랑해서 불행하다. 맞서보려고 했지만 그것은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걸 하라를 통해 알게되면서 슈코는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삶을 살게된 듯 하다. 만약에 나라면?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수없이 하게된다.

 

 

 

 

 

 

 

 

사랑의 환희와 두려움, 그 빛과 그림자를 그려내는 완벽한 연애소설.

이 소설에 딱 맞는 소개다. 슈코과 미미뿐 아니라 기리코와 사야카 역시 자신만의 방식으로 완벽한 사랑을 하고 있다. 그 사랑에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할지라도.

에쿠니가오리의 글을 읽을때마다 어떻게 이런 캐릭터들과 소재들로 담담하게 글을 써낼 수 있는지 놀랍다. 그저 그녀가 사람과 감정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소유하고 있다고 추축해볼 뿐.

완벽했다. 잡동사니 속 사랑의 환희와 두려움. 그리고 그녀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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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행복을 선택했다 - 프로보에서 전해온 스테파니의 희망 메시지
스테파니 닐슨 지음, 한상연 옮김 / 초록물고기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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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유년시절, 나는 가스누출로 인해 하반신에 3도화상을 입었다.
딸자식 몸에 흉이라도 남을까

밤잠을 설쳐가며 극진히 간호해주신 어머니의 정성덕분에,
걷지 못할것이라던 병원의 의견과는 달리 평범한 일상 생활을 누리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모든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데에는

사람들의 시선이라는 걸림돌이 있었고,
그 때문에 피아니스트가 꿈이었던 나는 수많은 방황과 자아회귀를 통해,
(꿈과는 전혀 상관없지만) 살아있는 것에 감사할 줄 아는 평범한 가정 주부가 되었다.


 

 

 

 

처음 이 책의 소개를 접하게 됐을 때,
지금은 떠올려도 아무런 아픔이 없는 예전의 일들이 떠올랐다.
그러나 나의 경우엔,
스테파니처럼 좌절을 이겨내지 못했다.
아플만큼 아파했고 곪을대로 곪아 터진 상태였기 때문에,
더 이상은 아프다 할 만한 구실이 없어 잊혀진 과거였다.

 

 

 

 

 

사람의 불행은 너무나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화목한 가정에서 성장한 스테파니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사랑스러운 네 자녀와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해 나가던 어느 날,
비행기 조종이 꿈이었던 남편과 그들의 친구 더그,

그리고 스테파니는 남편이 조종하던 비행기사고로 추락하게 된다.
3개월의 혼수상태, 눈을 뜬 그녀앞에 펼쳐진 현실은

사고전의 행복했던 과거와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폐소공포증에 시달릴 정도로 혹독했던 치료과정이 말해주듯이

그녀의 상태는 심각했다.
그들의 친구 더그는 세상을 떠났고

남편 크리스찬 역시 심각한 사고휴유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사랑하는 아이들과 부모님, 그리고 남편 크리스찬에게까지

자신의 상처가 죄책감이 되어야만 하는 현실.
그 현실을 딛고 일어선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나는 너무나 잘 알고있기에,
지금의 그녀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책 안에서 읽혀지는 예사 남 얘기 같지만은 않았다.

 

 

 

 

 

사고 이후, 그녀의 삶은 처절하게 무너져 내렸다.
그녀의 가족과, 주변에 많은 친구들이 그녀를 돕기위해 힘썼지만,
정작 그녀는 마음을 다 잡지 못했다.
특히, 그녀의 사랑하는 네 아이들과의 만남장면은

내게 참을 수 없는 슬픔과 많은 눈물을 동반하게 했다.
이 책에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만족하던 한 여자의 삶에 들이닥친 예고없는 불행과
그 불행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이 담겨져있다.
그리고 그 과정 끝에, 그녀는 그 모든 것을 혼자가 아닌

모두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고 고백하고있다.
가족의 사랑과 신앙, 끊임없는 믿음의 재확인,
그녀가 겪었을 상황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그 어떤 도움도 그녀의 노력에 비해 더 크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녀의 불행을 토대로 내가 무언가 교훈이라던지, 삶의 활력을 얻으려 한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꼈고 진심으로 그녀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이 책을 계속해서 읽다보니,
그녀가 그 역할을 자처하고 있고,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 동정이 아닌 동경이라는 것을 인지했을 때,
그녀는 불행한 일을 맞이한 나약한 사람이 아니라,
불행을 딛고 일어나,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강인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녀가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되찾는 동시에,
더 나아가 자식으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그리고 한 여성으로서 되살아나는 과정을 담고있다.
그것은 육체적인 것도 있지만 정신적으로 더 크게 그려진다.

 

 

 

 

 

모든 상황은 생각하기,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
그녀가 책에서 할머니인 나나를 대하는 장면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사고 때도 그렇고 매번 고비를 넘길 때마다,
그녀의 돌아가신 할머니 나나는 그녀를 찾아온다.
그녀는 할머니가 그녀를 천국으로 데려가기 위해 찾아온다고 생각해서,
마지막 수술을 할 때,
제발 할머니가 찾아오지 않기를 기도했다.
그리고 자신의 언니인 페이지에게 그 사실을 고백했을 때,
페이지는 그것이 힘든 고비를 겪고 있는 스테파니를

나나가 곁에서 지켜주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 이후, 스테파니는 자신의 선입견으로

할머니와의 만남을 불길히 여긴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게된다.

 

 

 

 

 

힘든 시간을 보내던 중,
화상병동의 같은 환자였던 안나의 죽음과,
함께 사고를 당한 더그의 죽음을 떠올리며,
본인과 남편이 살아 남았다는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갖게되는 스테파니.
치료과정중에 눈가에 피부이식을 받은 뒤,
움직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눈을 꿰맨 스테파니는

암흑속에서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그 때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에 대한 감사를 갖게된다.

 

 

 

 

 

책으로 보는 것은 쉽다.
그러나 진심으로 그녀의 마음을 들여다 보면서,
그녀가 겪은 모든 일 뒤에, 긍정적인 사고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들과의 첫만남 이후 그녀는 꽤 오랜시간 아이들에게 거부당했다.
그것이 그녀에게 상처가 되었지만, 그녀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드디어 아이들은 그녀에게 마음을 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제일 마음 아팠던 부분이다.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위대하다!
나는 스테파니를 통해 당연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천국은 이곳에!
그녀가 존경하던 목사님의 설교중,
천국은 우리와 매우 가까운 곳에 있고,천사들 역시 멀지 않은 곳,
즉 우리의 곁에 와 있다는 말씀이 적혀있다.
나는 스테파니의 삶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것을 확인했다.
그녀 곁에 함께하는 모든이들이 그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스테파니와 같은 종교를 갖고 있었던 내게 사고가 닥쳤을 때,
나는 신과 종교를 버렸다.
당시에 나는 신이 나를 버렸다고 생각했다가,

이내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그녀의 믿음이 사고 이후에도 이어진다는 것은 내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것은 신의 존재가 아니라 긍정적인 그녀의 마음가짐 이었기에,
내가 버린것은 신이 아니라,

나의 긍정적인 사고였다는 것을 알게되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 책에서
우리 모두가 삶의 고난과 고비에 대처하는 자세를 가르쳐 주고있다.
그녀 역시, 도망치려 했지만 당당히 맞서 싸움으로써 이겨낼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상처가 있고, 누구에게나 불행이 닥칠 수 있다.
그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는 힘.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스테파니에게 존경을 표한다.
그녀의 뱃속에 자라고 있는 다섯번째 생명이
그녀가 얼마나 훌륭한 어머니인지 알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스테파니의 앞으로의 삶에 행복과 사랑이 넘치기를 기도하며,

마지막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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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꿈을 이루면 나는 누군가의 꿈이 된다
이도준 지음 / 황소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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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나는 성인이 된 이후,

꿈을 잃었다.

그것은 자의에 의한 것이기도 하고,

타의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아이러니 하게도 꿈을 잃은 후에

그와 관련된 자기계발서에 더욱 집착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나 스스로 무언가 포기하고 있기에,

꿈이라는 말을 입에 담는 것 만으로 치욕이라고 생각했던 날들.

 

언제부터 였을까?

 

누군가 나의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온다면,

선뜻, 대답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신선한 발상의 전환이다.

내가 꿈을 이루는 것이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책이다.

나는 나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노력조차 놓고있었다.

실상, 사는데에 꿈의 부재는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내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꿈의 부재쯤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나의 삶은 과연 어떻게 흘러가는 것일까' 라는 회의가 들었을때엔

무책임하게 꿈을 놓아버린 죄책감으로

나는 입을 굳게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책 표지 에는

푸른하늘과 색색의 풍선이 인쇄되어 있다.

지나친 의미 부여일지라도,

단단히 메어두지 않으면 날아가버리는 풍선처럼,

내 꿈을 내 곁에 단단히 메어두지 않으면 그대로 놓쳐버리고 잊혀지게 된다는 뜻으로 해석되어,

산뜻한 하늘이 희망적으로 다가오는 디자인이다.

 

If I come true my dream, I will be somebody's dream

 

 

 

 

 

 

 

이 책은 총 part 4로 구성되어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part 1. 꿈을 이루기 위한 일곱 가지 핵심 원칙

part 2. 꿈을 완성시키는 일곱 가지 성공 전략

part 3. 꿈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part 4. 생생하게 꿈꾸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이 책은 '마라톤'의 과정과 많이 닮아있다.

part 1은 꿈을 찾고 그 꿈을 위해 달려가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보면된다.

우선은 꿈을 이루기 위한 기본적인 원칙과

이미 꿈을 이룬 위인, 또는 유명인사의 경우를 소개하면서

그들이 처음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마라톤으로 치자면 막 준비운동을 끝내고 출발선상에 선채로,

내가 오늘 어떤 목표로 이 여정을 시작하는지에 대한 자각의 시간을 갖는것으로 보면 되겠다.

 

part 2 에는 좀 더 체계적인 제안이 제시되어 있다.

예를 들면 드림리스트를 작성해 볼 것을 권유한다던지,

티핑포인트에 대한 설명과 공개 선언효과의 소개,

자이가르닉 효과의 활용소개 등이 그 예가 되겠다.

막연히 꿈만 꾸는것에 회의를 느끼는 독자라면,

눈이 번쩍, 귀가 솔깃해지는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대목이다.

 

part 3 에는 나 스스로를 믿어야 꿈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모든 위대한 일은 처음엔 불가능한 것이었다.

꿈을 꾼다는 것이 막연하고 불안하게 느껴진 적이 있는가.

나는 그 고비가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 단락에서 용기를 복돋아주고, 응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꿈을 이루고 그 노력을 지속하는 것에 대한 방법을 꾸준히 안내하고 있다.

 

part 4 에는 실제로 마라톤이 꿈을 지속하는 것과 어떤부분이 닮아있는지 언급되어 있다.

- 마라톤 용어 중에 '데드포인트'라는 것이 있다.

선수가 자신의 코스를 열심히 달리다 숨이 막혀 더는 달릴 수 없는

극심한 순간을 말한다.

~ 데드 포인트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비단 체력의 문제만은 아니다.

그건 정신과 마음의 문제이기도 하다.

레이스를 펼치는 마라토너가

어떤 정신 상태와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본문 180p)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데드포인트를 직면하게 된다.

그럴때마다, 나는 과연 포기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설 수 있었는지,

또 슬기롭게 해쳐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고있는지,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인내에 대하여 반성할 수 있는 계기를 갖게되었다.

그가 part 4에서 강조하는 내용은

내게 희망을 주는 반면에 슬픔을 안겨주기도 했다.

꿈은 실제로 노력여하에 따라서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것이지만,

책 전반적으로 꿈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기에,

그 만큼 꿈에 다가서는 것이 어렵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기 떄문이다.

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엉뚱한 푸념을 하기 시작하는 나를 보고,

너무나 많이 나약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잠시 씁쓸해졌다.

 

-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자신만의 주법을 터득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레이스로 머리에는 꿈을, 가슴에는 희망을 안고 달려라. - (본문 184p)

 

 

 

 

 

 

 

 

 

이 대목에서 예전에 봤던 글귀가 떠올랐다.

'사람들은 어릴 땐 모두 꿈을 크게 가지라고 말하지.

하지만 어른이 되고나면 꿈조차 꾸지 못하게 하는게 현실이야.'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목표와 꿈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것은 나역시 마찬가지여서,

나의 꿈은 무엇인가 하고 떠올렸을 때

당장 구체적인 성과가 제시되는 일들만을 선별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문밖으로 한 걸음만 나아가면

상상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다.

하지만 실 생활은 그렇지 못하다.

무언가 상상하는 것을 별난것으로 인식하고 치부하는 것이

직접적으로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의 단면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상상력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다.

'당신의 상상력이 혼자 자도록 내버려두지 마라.'

이 얼마나 마음을 두드리는 문장이란 말인가.

잠들어 있는 나의 상상력을 깨우는 노력.

우선은 그 작업을 먼저 행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본문 67p의 시작은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한 저택에서 시작된다.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가 가족들을 향해 과거에 하고싶었지만

이루지 못하고 후회하는 꿈에 대해

이야기 하는 대목이다.

이에 가족들은 하나 둘,

본인이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해 이야기하며 후회한다.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던 열다섯의 소년은 의아했다.

 

'왜 어른들은 저렇게 후회하고 아쉬워 하는 것일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나는 커서

어른들처럼 무엇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하는 후회를 하지 말아야지.'

 

그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새 노트를 꺼내 <나의 꿈의 목록> 이라고 적었다.

 

 

소년의 이름은 존 고나드 이다.

40년 후 미국 유명 주간지 <<라이프>>에 '꿈을 이룬 사나이'라는 제목의 기사와

소년의 이야기가 실리게된다.

현재 존 고나드는 예순 살이 넘은 나이에도 달나라 여행을 비롯해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의 리스트를 채우고 있다.

 한 때,

버킷리스트 라는 용어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나 역시 유행을 따라 버킷리스트를 작성한 적이 있었는데,

죽기전에 해야할 일을 적어내려간 이 리스트는

'언젠가 죽기전에 꼭 해봐야지'하는 다짐만 남긴 채

내 책상서랍 속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다.

 

저자는 버킷리스트가 밀린 숙제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제한적이고 개인적이라고도 한다.

반면에 드림리스트는 자기가 문제를 출제하는 것과 같고,

확장적이고 대중적이며 미래지향적이라고 말한다.

 

드림리스트에는 어떠한 제한도 없고,

상상력이 무한대로 커질 수 있기때문에 더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나는 버킷리스트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작성하면서 시간에 제약을 두었기 때문이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어서 빨리 나의 드림리스트를 작성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작성에 그치지 않고,

아주 작은것부터 하나씩 이루고 체크해 나가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되었다.

 

 

 

 

 

 

 

 

 

그의 유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스스로 알을 깨면 예쁜 병아리가 되지만, 남이 알을 깨주면

철판 위의 계란 프라이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능동적인 삶에 대한 평가는 본인 스스로에게도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나 수동적인 태도로 일관할 경우,

나는 평생을 누군가의 평가 아래 살아가야 한다.

스스로 이런 불명예는 안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나 역시 그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가슴이 뛰고, 신이 나며, 시간 가는 줄 모르는지 알아야한다.

어떤 일을 할 때 사람들이 '넌 이 일에 소질이 있는 것 같아'라고 말해주는지.

이 일을 하게 되면 세상 어떤 어려움이나 난관이 있어도

극복할 자신이 있는지 가늠해야 한다.' -(본문 111p)

 

위 대목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는가?

나는 다시금 내 안에서 살아나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 나에게도 분명 내 가슴을 울리게 하는 꿈이라는게 있다!

꿈을 이루는 것은 험난한 비탈길을 오르는 것과 같다.

수많은 난관을 만나게 될 것이고,

그럴때마다 누군가는 낙오할 것이다.

하지만 끝까지 인내하고 노력하는 누군가는

정상에서 아름다운 경치와 해냈다는 달콤한 성취감을 맛보게 될것이다.

 

막연한 인내는 좋은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할 때,

꿈을 지키고 인내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시작된다.

 

 

 

 

 

 

 

 

 

 

 

 

 

 

이 책에는 삼성 / 현대의 수장인 정주영, 이건희의 일화부터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가수 싸이.

아디다스와 나이키 / 빌게이츠와 스티븐잡스의 라이벌관계 등등

멀게는 위인과 가깝게는 유명인사의 일화가 소개되어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식상하지 않아서 좋다.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뻔한 자서전이나 자기계발서 한번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거창하게 그들의 일기를 인용하는 것이 아니라,

단락의 필요에 의한 부분만 인용하고 소개하는 것이

더 기억에 남는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알짜배기 라는 말이 있다.

여럿 가운데 가장 중요하거나 훌륭한 물건

또는, 실속이 있거나 표본이 되는 것 이라는 뜻의

'알짜'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전적 의미보다,

속된 말을 더많이 사용하며 살아간다.

 

지금까지 내가 접했던 자기계발서가 사전적 의미를 가진 표준어였다면,

'저자 이도준'이 쓴 이책은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하고 이해하기 쉬운

속된말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문체 자체에 군더더기가 없고 자신감이 묻어나는 것이 저자의 매력이다.

장황한 설명대신 적재적소의 비유과 인용이

읽는이로 하여금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오늘, 매력을 마구 발산하는 이 책에 빠져 하루를 보냈고,

내일은 오늘의 이 기분을 추억하며 꿈을 위한 상상속에 빠져보기로 다짐해본다.

나도 아직은 꿈꿀 수 있다는 희망을 준

이 책에 감사를 전한다.

 

'꿈은 도망가지 않는다

도망치는 것은 언제나 자신이다.'

 

 

나는 이제 도망치지 않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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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의 지혜 - 한 세기를 살아온 인생 철학자, 알리스 할머니가 들려주는 희망의 선율
캐롤라인 스토신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인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피아니스트가 꿈이었던 나는
이 책의 소개를 접하자마자 호기심이 생겼다.
책을 잡고나서 내가 궁금해했던 내용이 맞는지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책에 빠져들어있는 나를 발견했다.
학생시절 꼭 읽어야 할 필독도서에 포함되어 있던
'안네의일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당시에 나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슬픔에 빠져,
몇 날 몇일을 눈물흘리며 안네에게 부칠 수 없는 편지를 썼던 적이 있었다.
전에도 지금도 유대인에게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살아와서,
세계인이 칭송하는 탈무드조차 정독한 적 없는 내가
새삼 부끄러워지는 경험을 하게되었다.
이 책은 책의 표지에도 씌어있듯이
한 세기를 살아온 인생 철학자,
알리스 헤르츠좀머가 들려주는 희망의 선율, 그 자체이다.
본래는 알리스 할머니라고 적혀있지만,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가 노인이라는것에 동의하지 않을것이므로 임의대로 정정한다.
여전히 인생이 고맙다고, 인생이 선물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부드럽고 은유적으로
나태하고 부정적인 나의 삶에 대한 태도를 꾸짖는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빠져 나오고 싶지않은 마음에
나는 이책을 다 읽은 후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았다.
처음 읽는 때와는 또 다른 기쁨으로 다가오는 그런 책이다.
108세인 알리스는 세계 최고령 피아니스트일 뿐 아니라
최고령 홀로코스트(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가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생존자이다.
또한 이책을 읽은 후 내가 그녀에게 받은 인상은,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이다.
그녀를 그저 고령의 피아니스트나,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기억되도록 두는 것이
얼마나 무책임 한 것인지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모자랄 듯 하다.
누구든 이 책을 꼭 읽어보고 그녀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또 기억해야 한다고 말해주고싶다.
실제로 그녀는 테레진 수용소에서 해방된 뒤,
본인이 유대인 난민이라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고,
그로 인한 혜택이 돌아오는 것을 원치 않았다.
나는 그 뜻이 존중되어지길 바란다.
그래야만 그녀의 인생에서 전해지는 감동이 또렷히 지속되리라 믿는다.
1903년 11월 26일 프라하에서 태어난 그녀는
부모에 의해 '품위 있는 부류'라는 뜻을 가진 '알리스'라는 이름을 갖게되었다.
아버지는 성공한 상인이었고,
교육을 많이 받은 어머니는 유명한 화가나 작가들과 교류했다고 적혀있다.
그녀는 안전하고 평온한 유년시절을 보냈고,
그런 환경속에서 자라왔다고 한다.
어머니의 폭넓은 대인관계 뿐 아니라,
어머니 자신이 가진 음악에 대한 깊은 사랑과 해박한 지식이 알리스에게 영감을 주어,
알리스는 어린 나이부터 피아니스트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
알리스가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아 기르고, 예술가로서도 인정받던 그 때에
세상은 미쳐 돌아가기 시작했다.
결국 알리스의 어머니인 소피가 먼저 수용소에 수감되었고,
1943년 7월,알리스와 알리스의 남편, 그리고 여섯살인 아들 라파엘이 테레진 수용소로 추방된다는 통고를 받게된다.
테레진 수용소는 아우슈비츠를 비롯,
동유럽 전역에 있는 나치 학살장으로 보내지는 환승역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그곳에 있는 다른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예술을 포기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곳의 음악가들은 공포와 결핍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연주했고,
배우들은 연기했으며, 교수들은 강의했다.
화가들은 종이쪽지에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당장 오늘이, 어쩌면 내일 아침이 내 인생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그림을 그리고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준다는것이 나는 쉽사리 납득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했고,
그녀 역시 동료 수감자들을 위해 백 회 이상 연주했으며,
수용소의 어린이들에겐 비밀리에 피아노 교습을 했다.


나는 이 책을 읽은 후 서평을 쓰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너무도 많은 감동을 받은 나머지, 더 많은 이에게 알리고 싶은 욕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의도치 않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최대한 본문에 대한 내용을 생략하고자 한다.
[백년의 지혜]는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오래도록 대화하고 촬영하면서 인터뷰한 알리스의 회고담에서 출발한 책이다.
그녀는 어머니와 남편, 많은 친구들까지 나치의 손에 잃게된 후
아들과 생존해 1949년 아들과 이스라엘로 이주하게 된다.
여든이 넘어서는 런던에서 첼로교수로 일하고 있는 아들의 곁에서 살기위해 다시 터전을 옮기지만
아들의 돌연사로 인해 또 다시 불행과 마주하게 된다.
그녀는 지금 혼자다.
그러나 혼자라는 말보다 그녀는 독립적이다 라는 표현이 맞겠다.
물질적으로 가난하지만 음악이 있기에
그녀는 정신적으로 누구보다도 풍요롭다고 말한다.
이 책을 덮으면서 그녀가 손닿기 쉽도록 침대 옆 테이블 위에 두었다던
[어제의 세계] - (오스트리아 작가인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처럼,
[백년의 지혜]역시 늘 손에 닿기 쉬운곳에 보관하며 두고두고 읽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풍부한 영감이 존재조차도 알지 못하는 나에게 크나큰 감동을 준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
한 손에 들어오는 이 자그마한 책 한권에
그녀의 삶과 철학과 음악이 담겨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책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것이 내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르겠다.
그녀가 삶에 감사하 듯, 나 역시 아침에 눈을 떠 살아지는 오늘과 내일들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지은 캐롤라인 스토신저 에게도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인상깊은 구절*

<21p>
"물론 끔찍한 일이었지만 왜 그렇게 충격을 받지요?
선사 시대부터 쭉 좋고 나쁜 일이 있었어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일을 어떻게 다루느냐, 어떻게 반응하느냐지요."

<26p>
"지혜로운 사람은 갖지 않은 것 때문에 슬퍼하지 않고 가진 것에 기뻐하지요."

<74p>
'아마추어'라는 단어는 연인이라는 뜻의 라틴어 '아마토'에서 나왔고,
많은 이에게 음악은 가장 대단한 연애였다.

<79p>
그날 모인 손님 중 생존자는 알리스 한 명이다.
-이 문장은 문장 자체로는 인상깊다고 할 수 없으나
본문을 읽어보면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기분이 든다.-

<103p>
'만약'은 그녀의 사전에 없는 단어였다.

<121p>
"음악이 없으면 인생은 실수가 될 것이다." 라는 니체의 글귀를 상기시킨다.







시간이 흘러 아이를 갖게되면 꼭 이 책을 태교용으로 다시 읽을것이다.
그리고 그 아이가 세상에 나와 글을 읽을 줄 알게되면,
나란히 따뜻한 이불속에 들어가 이 책을 함께 읽을것이다.
새삼 [백년의 지혜]라는 이 책의 제목이 얼마나 잘 지어진 것인지 생각하면서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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