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뺄셈육아 -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고타케 메구미.오가사와라 마이 지음, 황소연 옮김 / 길벗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엄마로서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때문에
육아우울증에 시달리느라 아이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고 키웠어요
어느덧 많이 자란 아이를 보며 더 예뻐하고 사랑하며 키울껄 하는 후회가 드는 요즘 뺄셈육아라는 책을 접하게 됐네요
조금 내려놓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책은 처음이라
내용이 기대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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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를 만져요 : 내 남자를 사로잡는 은밀한 섹스의 기술
현정 / 사막여우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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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해보지 않은 장르의 도서라 두근두근 호기심에 책을 펼쳐들었다.

제목처럼 자극적인 내용의 책이 아니니 엉뚱한 종류의 호기심으로 접근하지 말것.

이 책은 의식주만큼이나 사람에게 중요한 '성'에 관한 실질적인 안내서

수동적인 태도를 고집하는 여성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드러내놓고 얘기하기를 꺼려하는 부분이니 나역시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약간 고민스러웠다.

리뷰를 쓰기에도 조금 낯부끄러웠기 때문이다.

더 이상 쉬쉬해야할 문제가 아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느낀 내 의식의 가장 큰 변화.

 

이 책은 단계로 따지자면 입문부터 응용까지 상세하게 담고있는 일종의 비책이다.

'아무것도 몰라요'가 더 이상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

물론 그게 통하는 때도 있긴 하단다.

어디까지나 상대와의 '첫관계'에서만 먹히는 술수라는 것.

의외로 남자들은 알려주고 이끌어주기를 바란다는게 저자의 의견.

 

이 책이 좋았던 건 자극적이지 않고 오히려 일정부분 교육적인 느낌이라는 것과

수동적인 우리나라 여성들의 섹스라이프를 꼬집으며

능동적으로 주관적으로 행동하기를 권하고 있다는 점,

애매하지 않게 그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책의 후반부에는 작가 본인의 경험담까지 곁들여 좀 더 사실적이고 직접적으로 독자들과 호흡하려는 노력이 엿보여

막연하지 않고 훨씬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있도록 풀어내고 있다.

 

스킨십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 있는데

연인이나 부부사이 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사이의 스킨십의 중요성은 이미 여러번 대두되었던 부분이라,

좀 더 관심을 갖고 읽을 수 있었다.

 

성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그 어느나라 보다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면서도 만족도는 하위권이라는 우리나라.

더이상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한 부분인 만큼 능동적으로 주체적으로 즐기라는 메세지를 남기는

멋지고 좋은 책이었다.

특히나 여성들에게는 필수도서 같은 책이니 꼭 읽어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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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아이 창비청소년문학 50
공선옥 외 지음, 박숙경 엮음 / 창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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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 창비

지은이 : 공선옥 / 구병모 / 김려령 / 배명훈 / 이현 / 전성태 / 최나미 - 박숙경 엮음

 

창비에서 출간되는 작품들은 눈여겨 보게된다.

선호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많은 탓에 창비의 안목을 높게 사는데, 그런 이유로 30을 바라보는 나이로 청소년 문학을 선택하게 됐다.

완득이로 유명한 김려령 작가를 포함해 일곱 작가의 단편으로 구성된 파란아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파란아이는 김려령 작가의 단편 제목으로, 익사한 누나의 또 다른 삶을 이어나가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다.

 

단편집의 구성은

 

1. 공선옥 / 아무도 모르게

2. 구병모 / 화갑소녀전

3. 김려령 / 파란 아이

4. 배명훈 / 푸른파 피망

5. 이현 / 고양이의 날

6. 전성태 / 졸업

7. 최나미 / 덩어리

 

1. 아무도 모르게는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소년이 학교 캠핑을 떠나 서로의 인생과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목으로 시작한다.

선생님과 반 아이들이 번갈아 자신의 이야기를 하던중, 소년은 무리를 떠나 잠시 생각에 빠지게 된다.

소년은 불이난 집에서 살 수 없게 되자, 엄마가 말한 서울아저씨의 도움으로 영등포로 가게 된다.

용달차를 불러 짐을 나르고 영등포 문래동의 사무실에 도착해 짐을 풀기 시작했지만, 서울아저씨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고 사무실 경비의 저지로 풀어놓은 집을 다시 용달차에 실어야 했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막막했던 소년의 어머니는 용달차 기사의 고향인 강릉으로 가자고 청했고,

그로 인해 소년은 강릉소년이 되었다.

엄마의 삶은 여수에서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소년은 더이상 여수의 소년이 아니다.

어제와 다른 내가 된다는 것은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되는것이라는 소년의 독백이 인상적이다.

 

2. 화갑소녀전은 '성냥팔이소녀'의 잔혹동화 버전이다.

실제 성냥팔이 소녀도 해피앤딩은 아니었던 지라, 특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길에서 만난 소년의 말을 듣고 돈을 벌기 위해, 따뜻한 물에 씻고 아늑한 잠자리를 제공 받기 위해 화공공장으로 향한 소녀는,

문지기를 비롯해 공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음흉한 남자 어른들에게 겁탈당한다.

이후, 공장에서 일하면서 병을 얻은 소녀는 들리는 소문처럼 공장의 시뻘건 용광로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한다는 내용의 단편.

화갑소녀전을 읽으면서 이 책이 그저 청소년을 위한 책으로만 볼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화공공장은 어른들이 말하는 성공적인 루트일수도 있고, 소녀가 직접 발로 찾아 나가는 사회일수도 있겠어서,

돈과 성공을 위한 선택에 꿈의 부재가 얼마나 커다란 문제인지도 생각해 볼만 하다.

 

3. 파란 아이는 어린시절 익사한 누나의 인생을 대신 살고 있는 소년의 이야기다.

소년의 엄마는 선우라 부르고, 할머니는 은결이라 부르는 소년의 이름.

소년의 엄마는 소년에게 '예쁘다'고 한다. 할머니와 엄마는 소년으로 인해 대립하고 갈등한다.

방학때마다 할머니를 찾아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소년에게 친구인 동아가 찾아오고,

도너츠 장사를 함께 하면서 방학을 보낸다.

이후, 집으로 돌아간 소년은 엄마에게 자신의 이름을 '황은우'로 바꾸겠다고 선연하며,

누이의 사진을 숨기지 말고 보라고 말한다.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자아를 찾고 혼란을 이겨내는 모습이 대견스러웠던 단편. 파란 아이

 

스포가 생각보다 많이 포함될 것 같아,

이정도만 정리해 본다 :)

개인적으로 푸른파 피망을 제외한 나머지 이야기들 모두 흥미롭게 또 새로운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고양이의 날은 고양이의 삶도 인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전제 하에 읽어볼만한 이야기다.

졸업은 떠나는 이와 남겨지는 이에 대한 이야기.

덩어리는 한 뜻으로 뭉친 조직이, 어느순간 자신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용납하지 못하고 정말 한 덩어리 같은 괴물이 되어 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한 조직이 갖는 어두운 이면까지 드려다 볼 수 있는 단편이다.

 

청소년 문학으로 만나 본 단편이지만, 생각처럼 유치하거나 다소 어린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았다.

충분히 심오하고 진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서, 집중하며 볼 수 있었다.

성인인 내가 느끼는 부분과 현재 그 세대를 살아내는 청소년들은 소감이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기도 하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감정의 주름이 덜하지는 않다'는 말이 떠오르는 내용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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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D현경 시리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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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 검은숲

지은이 : 요코야마 히데오

작가소개 : 1957년 도쿄 출생. 12년간 신문기자로 근무. 기자생활 틈틈이 습작한 <<루팡의 소식>>으로 산토리 미스터리 대상 가작을 수상한 후 퇴사.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다가 <<그늘의 계절>>로 마쓰모토 세이초 상을 받으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걸었다.

<<사라진 이틀>>이 '가장 중요한 설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나오키 상 최종심사에 탈락했음에도 각종 미스터리 문학상 1위를 거머쥐며 베스트셀러가 되자 평론가들이 독자까지 비판. 이에 작가는 나오키 상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진한 휴머니티와 기자 시절의 경험이 반영된 사회성 강힌 소설을 발표, 대부분 영상화되며 일본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건강 악화로 몇번이나 개작한 끝에 완성한 [64]가 2012년 최고의 소설로 평가받으며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이 책을 받아본 순간, 숨이 턱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700페이지에 육박하는 책의 분량이 아무리 몰입감 있는 미스터리 소설이라 할지라도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선뜻 책을 펼처볼 마음이 동하지 않아서 계속 미루며 많은 시일을 보냈다.

책의 첫 머리는 소녀의 시신을 확인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과거 형사부에 근무했던 미카미의 현재 자리는 홍보실. 자신을 닮은 얼굴을 비관하던 딸이 이내 가출해 버렸고, 미카미는 자신이 속한 조직인 경찰이라는 직업의 특혜로 전국의 사망자 중 아유미(가출한 미카미의 딸)와 비슷한 또래의 소녀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아내와 함께 시신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 시작은 이번에 발견된 소녀 역시 아유미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며 안도라고 해야할지 실망이라고 해야할지 감정을 한 갈피로 정의하지 못한채 미나코(미카미의 아내)와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이다.

아유미는 가출을 하기전, 마음과 함께 방문도 굳게 걸어 잠궜었다. 상담사와의 마지막 상담에서 더이상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겠다고 약속한 뒤 집을 나가 연락이 닿지 않는것이다.

미카미는 형사부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오다, 부당한 (적어도 미카미의 견해로는)인사이동으로 인해 홍보실에 근무하게 되었다.

언젠가 형사부로 돌아가리라는 희망을 져버리지 않았고, 이후 돌아가게 되었지만, 그의 홍보실 근무 경력은 형사부에서 근무하는 동안 '전과'로 작용했고, 다시 한번, 부당한 인사이동으로 인해 홍보실로 돌아오게 된 참이었다.

아내 미나코는 아무말 없이 끊어지는 전화에 신경이 곤두서서 하루종일 전화만 기다리는 일상을 보내고 있고, 미카미는 딸을 찾는 일에만 몰두할 상황이 아니다.

차가운 철재 침대위에 누워있는 시신이 아유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떨쳐내지 못하며 확인을 위해 길을 나설때 조차도, 그의 사무실에는 기자들이 몰려왔었다.

경찰청장의 시찰이 확정되면서 수면아래 가라앉아 있던 '64'라는 유괴사건이 떠오르게 되고, 미카미는 '홍보담당관'이라는 직책때문에 64사건의 피해자인 쇼코의 아버지 아마미야 요시오를 찾아가게 된다.

경찰청장의 방문과 기자들의 취재에 대한 동의를 얻고자 찾아간 아아미야에게서 경찰에 대한 적대감, 또는 실망감을 확인한 미카미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받게되면서 이후 조직내에서 이미 엉켜있거나 엉키고 있는 실마리를 풀기위해 고군분투 하게된다.

 

조직생활을 해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소설이다.

딸의 가출이 직장내에서 자신의 약점으로 작용하는 대목은, 어쩌면 미카미의 개인적인 상황이라기 보다는 유괴나 납치로 인한 고통을 겪는 유가족, 또는 피해자 가족들이 사회를 통해 겪게 되는 불이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물론 그 불이익은 무관심으로 부터 시작하리라.

처음에는 경찰의 비리 (목적이 금전이든 권위이든)나 허술한 수사방식에 대한 비판을 담은 내용인가 할 정도로 경찰 내부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미카미가 홍보담당관으로서 기자들과 대립하고 갈등하는 부분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작가 본인의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아닐까 할 정도로 세부적인 묘사가 많은데 유괴나 납치에 관한 대목이 아니더라도 긴장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분량도 분량이거니와, 미스터리 소설의 특성상 결말에 대한 기대감으로 차분히 읽어나가기가 힘든 편이었는데, 열거한 저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라고 생각되는 이유는, 뒷부분으로 갈수록 '그래서 아유미는 찾았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라는 생각이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경험은 없다만 내 가족이 가출을 해 생사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아버지 또는 남편이라는 이유로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해도,

연락만을 기다리며 자신의 일에 전념할 수 있을까?

간혹 미카미의 심리상태에서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라며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은 분명히 있었지만, 그가 보이는 태도는 하나뿐인 딸의 가출에 반응하는 부모의 태도라 보기가 조금 어려웠다.

반면 아마미야는 사건 이후 딸과 아내를 한꺼번에 잃고 텅빈 눈을 가진 노년의 사내가 되었다.

닳아서 피고름까지 맺힌 그의 두번째 손가락. 미카미와 같은 심리상태를 갖은적이 과연 그에게도 있었을까?

그는 고다와 마찬가지로 너무나 미지의 인물이었다. 작가의 힘으로 그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는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과묵한 인물로 그려저 조금은 아쉬운 감이 있었다. 반면에 갈증을 해소할만한 여지가 있었다면 조금은 시시하게 다가올 수도 있었겠다 하는 이중적인 생각이 든다.

아마미야가 범인을 향해 하는 복수가 마지막 즈음에 그려지는데, 조금만 더 힘을 실어 극적으로 표현되었다면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이 있다.

재밌는 사실은 나의 이런 욕구를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대화로 나누는 장면이 있는데, 소설 속 인물들이 느끼는 그 아쉬움은 곧 작가의 생각일테고, 독자가 그런 갈증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계산 하에 씌어진 대목일테니, 감안하고 서라도 그렇게 마무리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책을 읽기전에 느꼈던 부담이 초중반부에서 부터 사라지고 어느덧 빠져드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유괴나 가출을 소재로 한 책이지만 책은 소재는 소재일뿐, 그것을 재료로 전혀 다른 형태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전혀 보편적이지 않은 주제로, 사람과 사람사이의 감정적인 묘사가 많은 이야기 이면서도 독자를 끌어들이는 미스터리 소설로서의 본분은 잃지 않는 이야기 구성. 마지막 즈음에 64사건의 범인이 몸값을 불태우는 장면은 소름돋을 정도로 무섭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본소설을 좋아하지만 미스터리 소설은 처음 접했는데 앞으로 종종 이런종류의 미스터리 소설을 찾아보게 될 것 같다.

10년에 이은 집필로 탄생한 소설이라는 소개 때문에 많은 기대를 했고, 그 방향은 다르지만 작가의 매력에 푹 빠져 볼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감탄할 정도로 멋진구석이 많은 소설임에는 이견이 없지만, 개개인마다 약간의 아쉬움은 남지 않을까 싶은 소설이기도 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어느 순간 주인공의 입장이 되어 책속에 푹 빠져들고 싶다면 강추할 수 있는 소설이라는 점이다.

최근 주목받았던 웹툰 중 '미생'이라는 웹툰이 있다. 바둑만이 인생인 줄 알았던 주인공이 좌절끝에 한 조직의 일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겪게되는 일들이 내용의 주를 이루는데, 그의 삶을 통해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교훈을 얻게되는 내용이다.

64 역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작가는 그 부분에 대해 부각시키지 않았다. 절묘하게 독자를 끌어들이는 소재로만 사용했을 뿐.

오히려 조직에서 살아남기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미카미의 심적인 부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 또는 자신을 위해 조직에 몸담고 있지만 결국은 조직을 위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선택을 해야만 하는 현대인들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것 같아 쉼없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수도 없이 되뇌이게 되는 소설. 에피소드가 아니라 삶과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하는 소설. 그게 바로 64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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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포인트의 연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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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특유의 담담하고 단단한 문체를 좋아하는 나는, 아주 오래전에 [키친]과 [하드보일드 하드럭]을 읽은 뒤 그녀의 문장력과 특유의 분위기에 반했었다. 근간에는 그녀의 소설을 접하지 못했는데, [사우스포인트의 연인]은 [하치의 마지막 연인]의 2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해서, 읽기전부터 이해가 되지 않으면 어쩌려나 고민했지만, 다행히 그런부분에서 오는 불편함은 없었다. 이 책은 주인공인 테트라가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면서 빚쟁이들을 피해 엄마와 야반도주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테트라에게는 사랑이랄지, 우정이랄지, 특별한 감정을 나누는 친구가 있는데, 그가 바로 다마히코. 야반도주를 하기전에 다마히코에게 손으로 쓴 편지를 남겨두고 테트라는 엄마와 외삼촌과 함께, 살던곳을 떠나게된다. 이후, 테트라의 엄마는 아버지와 헤어지고 집에 키우는 강아지 보다도 더 잦은 주기로 애인들을 갈아치우는데, 그 중 한명이 테트라를 겁탈하려 하는 바람에 테트라는 엄마와 그 집을 떠나 홀로 지유가오카의 아파트에 살게된다. 다마히코는 테트라가 엄마와 야반도주를 한 이후에도 가끔씩 테트라를 찾아오고, 편지도 했지만 가족들과 하와이로 떠나게 되면서 보는 횟수가 줄게 되었다. 테트라에게 이런저런 안좋은 일들이 겹치게 되면서 다마히코와의 연락은 완전히 끊어졌고, 다마히코를 늘 그리워 하면서도 테트라는 그럭저럭 평범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마트에서 우연히 들려오는 우쿨렐레 연주 선율을 듣다가 들려오는 가사가 본인이 어릴적 다마히코에게 써준 편지의 내용이라는 걸 알게된 테트라가 담당자를 찾아가 CD를 받아들고 이 곡을 연주한 이에게 연락을 해 만나게 되면서 그녀와 다마히코의 제 2장이 전개된다.

 

말을 하자면, 솔직히 그녀의 문체는 여전히 아름다운데, 내용 자체가 몰입할 수 없는 장애를 많이 가지고 있었던 소설이다. 내가 전작을 읽지 않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기분탓인지, 그도 아니면 문화적 차이인건지 (문화적 차이일리는 없다.나는 외국소설에 심하게 공감하는 스타일이므로) 열번을 양보하고 문장을 곱씹으며 다시 읽어봐도 도무지 공감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인연이니 운명이니 하는 것들을 믿는 사람에 속한다. 그런데 이 소설은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 모든게 우연으로 비롯되어 실제가 되는 부분이 많다. 마트에서 음악을 듣는 것도 우연이고, 더군다나 유키히코가 다마히코라는걸 밝히는 장면의 허접함이라니. 그걸 묻는 장면조차 긴장감도 없고 그 어떤 공감도 일어나지 않아서 내가 지금 블랙코미디를 보는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유키히코와 다마히코의 출생은, 그들 부모가 하와이에서 우연히 만날 때마다 사랑을 나눠 생긴 일들이다. 마치 헤프닝인양.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전화도 편지도 없이 연락을 끊고 살면서, 우연히 하와이에서 재회하게 될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 단 말인가? 유명 가수도 아니고, 하와이의 라이브 가수일뿐인 유키히코의 음반이 일본의 어느 마트에서 테트라가 마트에 갈 시간에 맞춰 들려올 가능성은? 위에도 말했지만 인연이나 운명을 믿는 나같은 사람에게도 이건 너무나 심한 억지 설정이다. 일본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이렇게 읽혀지기 힘든 작품을 만나기는 처음이었다. 책 전체를 다시 읽어볼 엄두조차 나질 않았고, 한 문장을 두 세번씩 읽어야 하는 수고로움까지 필요해 이 책을 읽고난 뒤엔 피곤함이 밀려오고 있었다. 한가지, 내가 이책을 그나마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건, 이런 말도 안되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문체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 작품에는 머릿속에 주인공이 그려지고 그들의 감정마저 내게 전해지는 그런 작품을 만나게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오랜만에 만난 그녀의 작품이라서 더 아쉬운 마음이 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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