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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아이 ㅣ 창비청소년문학 50
공선옥 외 지음, 박숙경 엮음 / 창비 / 2013년 5월
평점 :

출판사 : 창비
지은이 : 공선옥 / 구병모 / 김려령 / 배명훈 / 이현 / 전성태 / 최나미 - 박숙경 엮음
창비에서 출간되는 작품들은 눈여겨 보게된다.
선호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많은 탓에 창비의 안목을 높게 사는데, 그런 이유로 30을 바라보는 나이로 청소년 문학을 선택하게 됐다.
완득이로 유명한 김려령 작가를 포함해 일곱 작가의 단편으로 구성된 파란아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파란아이는 김려령 작가의 단편 제목으로, 익사한 누나의 또 다른 삶을 이어나가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다.
단편집의 구성은
1. 공선옥 / 아무도 모르게
2. 구병모 / 화갑소녀전
3. 김려령 / 파란 아이
4. 배명훈 / 푸른파 피망
5. 이현 / 고양이의 날
6. 전성태 / 졸업
7. 최나미 / 덩어리
1. 아무도 모르게는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소년이 학교 캠핑을 떠나 서로의 인생과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목으로 시작한다.
선생님과 반 아이들이 번갈아 자신의 이야기를 하던중, 소년은 무리를 떠나 잠시 생각에 빠지게 된다.
소년은 불이난 집에서 살 수 없게 되자, 엄마가 말한 서울아저씨의 도움으로 영등포로 가게 된다.
용달차를 불러 짐을 나르고 영등포 문래동의 사무실에 도착해 짐을 풀기 시작했지만, 서울아저씨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고 사무실 경비의 저지로 풀어놓은 집을 다시 용달차에 실어야 했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막막했던 소년의 어머니는 용달차 기사의 고향인 강릉으로 가자고 청했고,
그로 인해 소년은 강릉소년이 되었다.
엄마의 삶은 여수에서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소년은 더이상 여수의 소년이 아니다.
어제와 다른 내가 된다는 것은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되는것이라는 소년의 독백이 인상적이다.
2. 화갑소녀전은 '성냥팔이소녀'의 잔혹동화 버전이다.
실제 성냥팔이 소녀도 해피앤딩은 아니었던 지라, 특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길에서 만난 소년의 말을 듣고 돈을 벌기 위해, 따뜻한 물에 씻고 아늑한 잠자리를 제공 받기 위해 화공공장으로 향한 소녀는,
문지기를 비롯해 공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음흉한 남자 어른들에게 겁탈당한다.
이후, 공장에서 일하면서 병을 얻은 소녀는 들리는 소문처럼 공장의 시뻘건 용광로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한다는 내용의 단편.
화갑소녀전을 읽으면서 이 책이 그저 청소년을 위한 책으로만 볼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화공공장은 어른들이 말하는 성공적인 루트일수도 있고, 소녀가 직접 발로 찾아 나가는 사회일수도 있겠어서,
돈과 성공을 위한 선택에 꿈의 부재가 얼마나 커다란 문제인지도 생각해 볼만 하다.
3. 파란 아이는 어린시절 익사한 누나의 인생을 대신 살고 있는 소년의 이야기다.
소년의 엄마는 선우라 부르고, 할머니는 은결이라 부르는 소년의 이름.
소년의 엄마는 소년에게 '예쁘다'고 한다. 할머니와 엄마는 소년으로 인해 대립하고 갈등한다.
방학때마다 할머니를 찾아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소년에게 친구인 동아가 찾아오고,
도너츠 장사를 함께 하면서 방학을 보낸다.
이후, 집으로 돌아간 소년은 엄마에게 자신의 이름을 '황은우'로 바꾸겠다고 선연하며,
누이의 사진을 숨기지 말고 보라고 말한다.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자아를 찾고 혼란을 이겨내는 모습이 대견스러웠던 단편. 파란 아이
스포가 생각보다 많이 포함될 것 같아,
이정도만 정리해 본다 :)
개인적으로 푸른파 피망을 제외한 나머지 이야기들 모두 흥미롭게 또 새로운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고양이의 날은 고양이의 삶도 인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전제 하에 읽어볼만한 이야기다.
졸업은 떠나는 이와 남겨지는 이에 대한 이야기.
덩어리는 한 뜻으로 뭉친 조직이, 어느순간 자신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용납하지 못하고 정말 한 덩어리 같은 괴물이 되어 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한 조직이 갖는 어두운 이면까지 드려다 볼 수 있는 단편이다.
청소년 문학으로 만나 본 단편이지만, 생각처럼 유치하거나 다소 어린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았다.
충분히 심오하고 진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서, 집중하며 볼 수 있었다.
성인인 내가 느끼는 부분과 현재 그 세대를 살아내는 청소년들은 소감이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기도 하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감정의 주름이 덜하지는 않다'는 말이 떠오르는 내용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