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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력 수업 - 『넛지』 캐스 선스타인의
캐스 선스타인 지음, 신솔잎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평점 :
인공지능 시대, 인간의 결정은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가
하버드 법학자 캐스 선스타인의
행동경제학 통찰과 이차적 결정 전략
결정의 기술, 인간의 존엄을 되찾는 수업
인간은 하루에도 수백 번 결정을 내립니다.
점심 메뉴, 퇴사 여부, 아이 교육, 정치적 선택까지.
하찮아 보이든 중대하든,
모든 결정은 개인의 삶을 구성하고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하지만 결정이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정보는 넘쳐나고, 편향은 교묘히 침투하며,
조작은 일상에 숨어들었습니다.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 법학대학원 교수이자
넛지(Nudge)의 공동 저자인 그는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은 과연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있는가?”
결정력 수업은 인지 편향의 덫과
알고리즘의 가능성을 탐색하며,
우리가 지금 반드시 되물어야 할
‘결정의 본질’을 파헤칩니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가 아닙니다.
경제학, 심리학, 공공정책, 법이론, 철학까지
통합한 ‘결정의 인문학’입니다.
책의 가장 빛나는 통찰은 바로
‘이차적 결정(second-order decisions)’이라는 개념입니다.
“어떻게 결정할지를 결정한다”는 전략으로,
결정 자체에 대한 철학적 접근을 시도합니다.
예를 들어 술을 아예 마시지 않기로 하는
‘규칙 설정’은 일일이 판단하지 않기 위한 전략입니다.
기업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이유도
우리가 전문가에게 의사를
‘위임’하는 이유도 이와 관련됩니다.
이러한 사고는 스탠포드대 심리학자 Gerd Gigerenzer가 주장했던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 개념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는 완벽한 정보 없이도 살아가야 하고
때로는 직감과 규칙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단순한 전략’이
오히려 현명한 결정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알고리즘은 인간보다 공정한가?”
– 법과 기계의 대결
책의 후반부는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질문으로 독자를 밀어붙입니다.
“알고리즘이 인간보다 더 공정하고 현명한가?”
실제로 선스타인은 범죄 재범률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이 인간 판사보다 더 정확하고
공정하게 판단했다는 연구를 인용합니다.
판사는 피고인의 얼굴이
단정한가 아닌가에 따라 판단을 달리하는
‘머그숏 편향’에 빠졌지만,
알고리즘은 오직 데이터에 기반한 판단을 내립니다.
코넬대 존 클라인버그의 실험과 일맥상통합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알고리즘은
수감률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범죄율을 24.7% 낮추는 결과를 냈습니다.
선스타인은 인간의 감정, 편향,
직관이 자칫 비합리적 결정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다만 동시에, 알고리즘이 인간의
‘정체성’과 ‘선택의 자유’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점도 명확히 합니다.
신념은 어떻게 굳어지고,
결정은 어떻게 조작되는가
책에서는 ‘정치적 양극화’와 ‘가짜뉴스’가
어떻게 인간의 결정력을 마비시키는지 다룹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신념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만
받아들이는 ‘비대칭적 갱신(asymmetrical updating)’ 경향을 보였습니다.
행동경제학에서 ‘확증 편향’이라 부르며
트럼프 캠페인의 ‘다크 디폴트(dark default)’ 전략에서도 관찰됩니다.
즉 우리가 무엇을 믿고,
무엇을 사며,
어떻게 행동하는가는 정보의 질보다
‘정보가 주입되는 방식’에 훨씬 더 영향을 받습니다.
마치 노엄 촘스키가 여론 조작(Manufacturing Consent)에서 말한 바,
“현대인은 정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당하고 있다”는 점과 일치합니다.
뉴욕대 헌트 올콧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페이스북을 잠시 끊기만 해도
사람들의 행복도는 증가하고 정치적 양극화는 줄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알고도 여전히 SNS를 끊지 못합니다.
경제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비합리성입니다.
선스타인은 이를 통해 인간의 감정, 정체성, 소속감이
어떻게 결정을 왜곡하는지를 조명합니다.
결정력 수업의 진정한 가치는 여기 있습니다.
이 책은 단지 더 나은 선택을
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왜 때로는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선택을 하며,
어떻게 그런 결정들이
삶을 형성하는지를 성찰하게 만듭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정보를 의심하며,
결정을 내리는 자유를 잃지 말라는 것입니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강조했던
인간의 ‘행동성(action)’과도 닮았습니다.
인간은 생각하고 판단하며,
그 판단이 세계를 바꾸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알고리즘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인간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믿음,
그것이 선스타인이 말하는 ‘결정력’의 핵심입니다.
이 책은 ‘결정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인문학적 무기다
개인적으로 결정력 수업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하루하루의 사소한 선택부터
삶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결정하는 힘’을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 로드맵이 되어줍니다.
특히 기업가, 부모, 리더, 변호사,
교사처럼 남의 인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의사결정 수업’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결정은 단지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행위다.”
“가장 위험한 피고인을 가장 많이 석방한 이는 판사였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넛지 –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불확실성의 시대 – 마르크스 가브리엘
여론 조작 – 노엄 촘스키
추천 독자
감정에 휘둘려 후회하는 선택을 자주 하는 사람
알고리즘과 인간의 관계에 의문을 가진 이들
리더십, 법, 윤리, 행동경제학에 관심 있는 독자
SNS와 정보 환경에서 독립적인 판단력을 갖고 싶은 사람
결정력 수업은 이 혼란한 시대에
인간이 존엄을 지키며 살아가기 위한
철학적 무기이자 인문학적 수업이다.
이 책은 알고리즘과 감정, 법과 윤리, 공정성과
자유의 교차점에서 인간다운 결정을 고민하게 만든다.
‘결정’이라는 행위가
곧 인간의 본질임을 되새기게
만드는 이 책은 지금,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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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