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남은 생각은 하나입니다.
인간은 기술에 능력을 맡기면서,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과정까지 함께 맡기기 쉽다는 것입니다.
손의 움직임은 인터페이스가 유도하고
목소리의 진위는 인증 기술에 의존하고
귀의 취향은 추천 시스템의 영향을 받으며
눈의 관심은 알고리즘이 배열한 화면을 따라갑니다.
'판단 습관의 외주화'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책을 기술에 대한 비관론으로만 읽고 싶지는 않습니다.
보조공학은 누군가가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일을 가능하게 하고
음성 기술은 읽기와 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새로운 소통 경로를 열어줍니다.
기술을 거부하는 것이 해답은 아닙니다.
기술의 성능을 평가할 때 새로운 질문을 추가하고 싶어졌습니다.
'인간에게 어떤 선택권이 남았는가.'
좋은 기술은 인간을 대신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인간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움도 있습니다.
신체와 기술을 연결하는 역사적 사례들이 풍부한 만큼,
오늘날 자신의 일상과 연결하려면 한 번 더 생각을 이어가야 합니다.
책은 명쾌한 해결책을 기대하는 사람보다 오래 질문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합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