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니치 서바이벌 - 10억 인도인을 사로잡은 금융 스타트업 어피닛 이야기
이기문 지음 / 북스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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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크면 기회도 크다고 믿습니다.

인구가 많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투자금이 몰리는 곳을 좋은 시장이라고 부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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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장에는 언제나 경쟁자가 넘쳐납니다.

누군가의 하루를 불편하게 만드는 작고 사소한 문제에는 놀라울 정도로 관심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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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니치 서바이벌>은 무관심에서 출발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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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한국에서 출발한 스타트업 어피닛은 인도에서 통신요금 잔액을 확인하는 작은 서비스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금융 플랫폼 트루밸런스로 성장했고 2022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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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에 도달하기까지 무엇을 포기했는지가 더 궁금해졌습니다.


1. 매스니치, 시장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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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니치(Mass Niche)는 겉으로는 틈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대한 수요가 존재하는 시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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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닛이 바라본 인도에는 기존 금융회사가 충분히 포용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신용 이력이 부족하고 은행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우며 소액의 통신요금에도 민감한 사람들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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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기업들이 높은 소득과 구매력을 가진 고객을 바라볼 때 어피닛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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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은 조금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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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크기는 해결되지 않은 불편이 얼마나 자주 반복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100만 명이 일 년에 한 번 겪는 문제와 1만 명이 매일 겪는 문제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사업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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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없습니다.

지불 의사와 해결 비용까지 따져야 합니다.

저는 해결 비용에서 지속적인 제품 사용의 단서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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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분석가로 일하면서도 숫자로 표현되는 현상과 숫자를 만든 사람의 행동을 구분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동안 익숙하게 사용했던 시장 규모라는 지표를 다시 의심하게 만듭니다.


2. 10루피 마케팅, 고객은 감정을 가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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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흥미로운 장면 중 하나는 친구를 데려오면 10루피를 지급했던 추천 마케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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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돈으로 당시 약 150원.

한국에서는 작은 금액이지만 현지에서는 사람을 움직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공개된 본문에 따르면 해당 캠페인은 일주일 만에 사용자 1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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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절대적인 크기가 아닙니다.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제공하는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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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의 본질을 다시 생각합니다.

사람은 경제적 보상만을 계산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인정받는 느낌, 참여하는 재미,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도 반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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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루피 전략을 무조건 성공 공식으로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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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때문에 앱을 설치한 사람과 실제 필요 때문에 계속 사용하는 사람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설치 수와 활성 사용자 수, 장기 유지율과 고객 획득 비용은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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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데려오는 기술과 고객이 다시 돌아올 이유를 만드는 기술은 서로 다른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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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슈퍼앱의 유혹, 많이 할수록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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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하다 보면 기회가 끊임없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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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도 하고 싶고 보험도 하고 싶고 쇼핑도 연결하고 싶습니다.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사업적으로 해야 한다는 확신으로 바뀌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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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닛 역시 슈퍼앱을 꿈꾸며 여러 사업으로 확장했지만 소액 대출이라는 핵심 영역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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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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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등장하면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비용과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제품을 만들기 쉬워졌다고 해서 고객의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기까지 쉬워진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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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을 추가하기 쉬워진 만큼 집중하지 않을 유혹도 커졌습니다.

제게 초집중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익숙한 경영 구호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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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들 수 있는 것과 고객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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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을 열 개 만든 뒤 한 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머지 아홉 개를 포기할 수 있는 용기 말입니다.


4. 기업의 생존은 철학을 시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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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상승, 코로나19, 구조조정, 자금 부족과 같은 생존의 문제가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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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웨이가 6개월이라는 것은 단순히 재무제표의 현금이 줄어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조직 구성원의 생활과 고객에게 약속했던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까지 위협받는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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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집니다.

성장은 기업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지만 위기는 기업이 무엇을 끝까지 지킬 것인지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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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업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는 한 가지를 더 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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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빌리지 못했던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과,

빚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대출을 확대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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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신용평가 기술이 발전할수록 차주의 상환 능력, 금리와 수수료의 투명성, 개인정보 보호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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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포용이라는 명분만으로 모든 금융상품이 좋은 상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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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핍에도 구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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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에 연결하면서 떠오른 생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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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을 개인의 문제로 해석합니다.

돈이 없거나, 정보가 부족하거나, 적절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개인이 극복해야 할 장애물로 보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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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결핍은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사회와 시장의 설계에서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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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금융에서 배제되는 사람처럼,

필요한 서비스가 존재해도 접근할 방법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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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을 '설계되지 않은 권리의 공백'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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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역할은 그 공백을 발견하고 줄이는 데 있을 것입니다.

단지 새로운 기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스템이 보지 못했던 사람을 보이게 만드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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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백이 사업이 되지는 않습니다.

공익적 필요와 실제 지불 능력 사이에는 냉정한 간극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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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창업자는 사람을 이해하는 따뜻함과 사업성을 검증하는 냉정함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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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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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해외 진출 성공담보다 잘못된 확신을 버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사람들의 기록으로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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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큰 꿈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아이디어가 틀렸음을 인정하고

이미 투자한 시간과 비용에 매달리지 않고

다시 고객의 문제로 돌아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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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진짜 경쟁력은 자신의 오답을 남보다 빨리 인정하는 능력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한 가지 생각을 더 남기고 싶습니다.

세상에는 아직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문제가 많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기술이 아직 도착하지 못한 사람과 현장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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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업은 거대한 시장을 발견하는 데서 시작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 오랫동안 참고 살아온 작은 불편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순간 시작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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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니치 서바이벌>을 통해 제 창업 철학에 남기고 싶은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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