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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ㅣ 코너스톤 초판본 리커버
헤르만 헤세 지음, 강영옥 옮김, 김욱동 해설 / 코너스톤 / 2025년 4월
평점 :
“진리는 말로 전해지지 않는다. 오직 스스로 살아내야만 하는 것이다.”
–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이 책을 왜 읽게 되었나요?
삶의 갈피에서 우리가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을 구하는 데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깨달음이다.
그 깨달음을 말이 아니라 삶으로 보여주는 책이 있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는 그런 책이다.
이번에 손에 쥔 책은 코너스톤에서 출간한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이다.
책의 표지부터 단단한 정신과 우아한 침묵이 느껴졌다. 마치 싯다르타 그 자체처럼.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삶을 꿰뚫는 언어’가 있었다.
초반부에 싯다르타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청년이지만, 정작 스스로에겐 만족하지 못한다.
“그는 모두에게 사랑을 받고 기쁨을 주었지만 정작 그의 마음에는 기쁨이 없었다.”
이 문장에서 멈춰 섰다.
‘내가 하고 있는 일, 타인이 인정하는 삶이 과연 나 자신을 기쁘게 하고 있는가?’
이 책은 그렇게 독자를 지적 여행에 초대한다.
아름답고 단정한 문체 속에 삶의 격렬한 통찰이 숨 쉬고 있었다.
헤르만 헤세는 말한다.
깨달음은 가르침으로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진리는 스승에게서 전달받는 지식이 아니라 고통과 경험을 통해 스스로 길어 올려야 하는 것이다.
“깨달음을 얻은 붓다의 가르침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지만, 정작 당신이 직접 체험한 것은 담겨 있지 않습니다.”
『싯다르타』의 핵심은 ‘체험’의 철학이다.
지혜는 외부에서 주어지지 않는다.
한 인간이 기쁨과 환멸, 고행과 향락을 모두 통과하며 마침내 자기 내면의 강물과 만나는 것.
이것이 진정한 구도이며 깨달음이다.
수많은 장면이 깊은 울림을 주었지만, 특히 이 대목에서 눈물이 날 뻔했다.
“그는 눈을 감고 죽음을 향해 나아가며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절망의 끝, 물속에 몸을 맡기는 싯다르타의 모습은 단순한 자살 시도가 아니었다.
오랜 자아의 죽음, 새로운 자아의 탄생이었다.
그 순간, 그는 깨어난다.
이 부분은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가 말한 "죽음 너머의 초인"을 연상케 했다.
내면의 모든 허물을 벗고 맨몸으로 태어나는 감각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 책은 당신에게 어떤 생각이나 감정을 불러 일으켰나요?
읽으며 나는 스스로의 불안과 조우했다.
끊임없이 외부의 기준에 나를 맞추려는 조바심,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 채 앞만 보고 달리는 강박이 비춰졌다.
이 책은 속삭인다.
“진짜 길은 강처럼 흐른다. 흘러가는 그곳에 머물라.”
우리는 너무나도 자주 ‘도달’을 꿈꾸지만,
삶은 ‘도달’이 아니라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다.
- 지혜는 타인에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삶을 통해 스스로 빚어내는 것이다.
- 내려놓음과 실패조차도 성장의 일부다.
- 깨달음은 논리가 아닌 존재의 방식이며, 누구나 스스로의 붓다가 될 수 있다.
책을 읽은 후 당신의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나는 더 이상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보다
‘지금의 나를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에 집중해야겠다고 느꼈다.
계획, 효율, 성취 대신
과정, 호기심, 나 자신과의 대화에 귀 기울이고 싶다.
책 속에서 싯다르타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듣고 기다리고 금식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내게 자기 절제, 기다림의 미덕, 말없는 성찰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웠다.
당장 하나의 기술로는, 하루 10분 ‘물 바라보기 명상’을 시작하고자 한다.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지금의 나’에 충실하는 연습을 해보고 싶다.
- 타인의 기대에 지쳐있는 청춘
- 종교적/철학적 물음 앞에 고민하는 구도자
- 성공과 욕망 사이에서 방황하는 직장인
- 명상의 본질과 삶의 목적을 다시 묻고 싶은 모든 사람
특히 ‘정신적 허기를 느끼는 시대의 현대인’에게 필독서다.
이 책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말로 전할 수 없는 진리는, 살아낸 자만이 도달할 수 있다.”
『싯다르타』는 단지 동양적 사상을 빌린 서사시가 아니다.
그것은 유럽 지성사 속에서,
기독교와 실존주의의 한계를 경험한 한 작가가
동양의 ‘도(道)’ 안에서 찾아낸 내면적 해방의 기록이다.
『싯다르타』는 깨달음이란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삶의 강을 따라 걸으며 스스로를 비워가는 과정임을 말해준다.
“세상은 완전하다. 나 또한 완전하다.”
이 책을 덮으며, 마치 내 안에도 하나의 강이 흐르기 시작한 것 같았다.
이제, 그 강의 흐름을 따라 조용히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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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