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없이도 생각할 수 있는가 - 식물에서 발견한 새로운 지능의 미래
파코 칼보 지음, 하인해 옮김 / 휴머니스트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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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게 된 이유

AI가 그림을 그리고, 대화를 하며, 심지어 감정을 흉내 내는 시대.

과연 지능과 의식은 ‘뇌’라는 물질적 기관 안에만 존재할 수 있는가?

ChatGPT와 같은 언어모델이 인간처럼 말하는 지금, 나는 되묻고 싶었다.

“진짜 생각은 무엇인가?” 그 질문의 가장 날카롭고도 생명적인 대답을 식물이 줄 줄은, 이 책을 읽기 전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생명, 지능, 그리고 철학의 뒤집기

<뇌 없이도 생각할 수 있는가>는 식물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지능적으로 이 세계와 상호작용하는지를 과학, 철학, 인지과학의 언어로 통합적으로 증명한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가 ‘생각’이라 부르던 것의 정의 자체를 재구성하게 만든다.

이 책은 지적인 도발이며, 생태적 철학의 모험이다.

작가의 핵심 메시지 – 지능은 뇌가 아닌 ‘관계’ 속에 있다

파코 칼보는 인간 중심주의적 사고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그는 말한다.

“지능은 뉴런이나 뇌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능은 관계 속에서, 환경과 생명체의 상호작용 속에서 나타나는 분산된 네트워크적 과정이다.”

식물의 전기신호 전달 시스템(관다발계), 화학적 언어, 기억과 학습능력, 감정에 해당하는 반응까지 추적하며 지능이란 ‘문턱’이 얼마나 인위적으로 설정된 것인지를 밝힌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 식물도 감정과 기억을 가진다

“토마토는 초식동물에게 위협을 감지하면, 그것을 잡아먹는 육식동물을 유인하는 화학물질을 공기 중에 뿜는다.”

“식물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에탄올, 에틸렌 등의 마취제를 ‘스스로’ 만들어 스스로를 진정시킨다.”

이 대목은 충격적이었다.

우리가 느끼는 공포나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맥주를 마시듯 식물도 ‘긴장을 풀기 위해’ 자신을 위무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식물이 세계와 교감하는 방식을 정교하고도 유려한 감정의 언어로 풀어낸다.


어떤 생각과 감정을 불러일으켰는가?

우리는 식물을 인테리어, 음식, 자원의 일부로만 인식해왔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식물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생태적 주체임을 깨달았다.

나는 전에는 결코 식물에게 말을 걸지 않았지만, 지금은 식물 앞에서 조용히 생각에 잠긴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나요?”

배운 점 – 인지란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이’에 있다

가장 본질적인 통찰은 이것이다.

“지능과 인지는 개체 내부에 존재하는 능력이 아니라, 개체와 환경이 맺는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과정이다.”

이것은 인간 중심적 지능 정의에 균열을 낸다.

그리고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기계는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미래에 대한 생각 – 식물처럼 살아가기

식물은 자기중심적인 판단을 하지 않는다.

땅에 뿌리내리고 움직일 수 없기에, 모든 결정을 신중하게 내린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빠른 의사결정과 효율만이 미덕이 아닌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식물처럼 느리고 조용하고 깊이 있게 사고하는 삶이 오히려 미래형일 수 있다.

실천하고 싶은 것 – 분산된 사고 훈련

이 책을 읽은 후 나는 ‘집중적 사고’에서 ‘분산적 사고’로의 전환을 실험해보고 싶었다.

중심의 뇌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를 하나의 센서로 사용하는 식물처럼 나의 일상, 감정, 신체, 관계 전반을 통합적으로 관찰하며 사고하는 훈련.

이것이 나만의 ‘식물처럼 생각하기’ 프로젝트다.

추천하고 싶은 사람

- 인공지능과 뇌과학에 관심 있는 독자: AI가 인간을 모방하는 것 이상을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

- 생명윤리 및 환경철학을 고민하는 이들: 식물도 하나의 존재로 존중해야 한다는 급진적 사유를 제공한다.

- 창의성과 인지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 인지란 무엇인가?라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에 통섭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한 줄 요약

“지능은 뇌가 아니라, 생명과 세계가 맺는 관계 속에서 자라난다.”

해외 지식인의 시선

- 리처드 도킨스는 생명의 본질을 유전자 중심으로 설명했지만, 파코 칼보는 지능과 감각의 ‘네트워크적 진화’를 새롭게 조명한다.

- 하버드 생물철학자 피터 고다프는 문어의 분산의식 개념을 제시했는데, 칼보는 이를 식물에 확장해 비-신경형 지능의 가능성을 실증해낸다.

우리가 모르는 생각들이 자라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식물학도, 뇌과학도 아니다.

‘살아있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이해를 바꾸는 철학서이자 생명윤리서, AI 시대의 인지모델 재구성서다.

우리가 생각이라 부르던 것의 정의는 이제 다시 써야 한다.

우리는 이제 질문해야 한다.

“지능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어쩌면 이렇게 대답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건 뿌리 깊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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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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