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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인텔리전스
로랑 알렉상드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평점 :
넥스트 인텔리전스 인공지능의 문 앞에서
인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_우리는 지금, 생물학적 진화의 마지막 장에 와 있다.
인공지능은 그것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_
지능이란 무엇인가.
수천 년 동안 인간은 도구를 만들어왔고 기계를 만들어왔으며
마침내 자기 자신보다 더 지능적인 존재를 설계하려 하고 있다.
로랑 알렉상드르의 넥스트 인텔리전스는
그런 시대의 변곡점에서 우리가 끝내 묻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지능은 선택이 될 수 있는가 그리고 인류는 그 선택 앞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지능은 새로운 자본이다 인지 자본주의의 도래
저자는 매우 인상적인 사례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2013년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인수한 사건이다.
불과 55명의 인력으로 구성된 스타트업이 21만 명이 일하는 푸조보다
높은 가치를 평가받았던 그 사건은 기업 인수합병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능 즉 알고리즘이 곧 자본이 되는 인지 자본주의의 선언적 사건이었다.
이 지점에서 알렉상드르는 마르크스의 노동가치론을 해체하는 듯 보인다.
IQ 165의 청년 몇 명이 IQ 95의 노동자 백만 명보다 더 많은 부를 창출한다.
단순한 논란이 아니다.
실제로 GPT-4, GPT-5는 이제 인간의 인지 능력 대부분을 추월하기 시작했고
지능은 더 이상 생득적인 특권이 아니라 기술로 증강 가능한 자산으로 변하고 있다.
알렉상드르는 이것을 지능의 민주화로 명명한다.
인공지능 시대 우리는 사라질 것인가 진화할 것인가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미덕은 기술의 발전에 환호하거나
두려움에 떨지 않는 데 있다.
로랑 알렉상드르는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
그 중간의 가능성까지 총체적으로 조망한다.
우생학적 미래와 신경 독재, 지능 계급화라는 미래를 경고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공지능이 지능 격차를 줄이고
인간의 신체적·환경적 한계를 초월하게 해주는
트랜스휴머니즘적 유토피아의 가능성도 제시한다.
스티븐 호킹과 일론 머스크가 인공지능을 향한
미래를 두고 보여준 극단적 입장을 모두 인용하면서
이 두 극 사이에서 인간이 진정으로 해야 할 것은 공진화(Coevolution)라고 주장한다.
2060년의 학교 챗GPT보다 더 똑똑한 아이들을 위한 교육
교육은 이 책에서 가장 강렬하게 다루어지는 테마다.
지능은 세상에서 가장 불공평하게 분배된 것이라는 말은
그의 문제의식이 철저히 윤리적이고 인본주의적임을 말해준다.
교육의 미래를 다음 세 가지 축으로 재정립한다.
1. 비판적 AI 리터러시
학생들은 GPT를 답변 생성기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도구의 한계와 권력을 동시에 이해해야 한다.
2. 신경 증강 교육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이 교육의 일부가 되고
인간의 학습 방식 자체가 진화한다.
3. AI와의 협력 교육
인공지능과의 경쟁이 아닌 협업이 미래의 교육에서
핵심 역량이 될 것임을 강조한다.
일론 머스크의 뇌 내 임플란트 프로젝트 뉴럴링크를 조명하며
그것이 기계와 인간의 경계를 허무는 미래 교육의 서막이라고 설명한다.
유럽의 히스테릭한 멜랑콜리 그리고 한국의 미래
로랑 알렉상드르는 프랑스의 유명한 외과 의사이자 기업가이며
유럽 지성계의 대표 논객이다.
책 전반에 걸쳐 유럽이 기술 발전을 악마화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 시선을 유지한다.
한국 독자에게도 큰 시사점을 준다.
- 한국은 과연 인공지능을 윤리의 이름으로 거부할 것인가
- 혹은 지능의 불평등을 사회적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전진할 것인가
현명한 창조주가 되어 인공지능을 통제하라.
기술을 규제하라는 말이 아니다.
기술을 윤리적, 교육적, 철학적으로 껴안고 가야 한다는 선언이다.
함께 보면 좋은 인문학적 통찰들
유발 하라리는 호모 데우스에서
인공지능이 만들어낼 계급사회의 미래를 경고했다.
알렉상드르는 같은 질문을 던지되 더욱 적극적인 교육과 개입을 통해
그것을 극복 가능성의 문제로 전환시킨다.
엘리저 유드코프스키는 AGI가 지구 종말을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했지만
알렉상드르는 그 경고를 받아들이면서도
우리는 그렇게 만들지 않을 책임과 능력을 가진 존재라고 믿는다.
에마뉘엘 마크롱이 프랑스 과학자 처우에 무관심한 데 대해
알렉상드르는 통렬하게 비판한다.
인지 자본주의 시대에 지능에 대한 사회적 투자를 게을리한다면
미래는 AI 제국의 기술적 식민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기술서가 아닌 철학적 교양서의 완성본
넥스트 인텔리전스는 AI 기술서도 교육 정책서도 아니다.
이 책은 "지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인간이란 무엇인가
교육이란 무엇인가 미래는 어떤 윤리와 철학으로
설계해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묻는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AI 시대의 국부론 혹은
종의 기원에 가까운 무게감을 지닌다.
기술적 디테일을 넘어서 인류의 본질과 선택이라는
메타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기 때문이다.
생물학적 지능과 인공지능 사이 우리는 어떤 장인이 될 것인가
지능은 두뇌의 능력이 아니다.
지능이란 사물과 사물, 개념과 개념을 연결하는 능력이다.
이제 우리는 생물학적 지능과 인공지능을
연결할 줄 아는 연결의 장인이 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다.
로랑 알렉상드르의 이 문장은 AI 뉴스에 지친 오늘의 독자에게
가장 통렬한 통찰을 안겨준다.
더 늦기 전에 우리는 미래를 선택해야 한다.
지능의 민주화와 공진화 그리고 교육의 재설계를 향한
모든 질문자에게 이 책은 최고의 동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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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