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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한국 - 오늘의 데이터에서 내일의 대한민국 읽기
박한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1월
평점 :
숫자 한국 데이터로 읽는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숫자를 해석하는 사람들은 거짓말을 한다."
이 말처럼 데이터는 진실을 담고 있을까?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현실을 그려낼 수 있다. 박한슬 저자의 신간 숫자 한국은 단순한 통계 데이터가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를 이해하는 도구로서의 숫자를 제시하며, 숫자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이 책은 미세먼지 지수에서 노조 조직률, 합계출산율까지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20개의 숫자를 통해 현재의 사회적 문제와 그 근본 원인을 탐구하는 데이터 사이언스 에세이다.
사회 구조 변화, 인공지능(AI)과 경제, 기후 변화와 환경, 규제와 정책이라는 네 개의 축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오늘을 숫자로 조망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숫자는 사회를 비추는 조각난 거울이다
과거에도 숫자는 정치적, 경제적 변화를 해석하는 중요한 도구였다.
18세기 영국에서는 인구조사를 바탕으로 노동시장과 공공정책을 조정했으며, 20세기 들어 미국은 GDP와 실업률 같은 경제 지표를 통해 정책 방향을 결정했다.
오늘날에도 숫자는 정치적 결정과 기업 경영, 개인의 생활에 깊이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문제는 숫자의 해석이다.
숫자 한국은 단순한 데이터 나열이 아니라, 숫자가 가진 의미와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가 단순한 경제적 부담 때문인지, 혹은 사회적 가치관 변화 때문인지 숫자로만 설명할 수 있을까?
출산율과 경제? 숫자가 말해주지 않는 것
책은 출산율과 가구 소득별 산후 조리 기간이라는 데이터를 통해 대한민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짚어낸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의 출산 후 지원 격차는 향후 인구 구조뿐만 아니라 계층 이동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2023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경제적 요인으로 해석하지만, 박한슬 저자는 단순한 경제적 요인을 넘어 출산과 육아 환경의 질적 차이를 강조한다.
고소득층은 산후조리원을 이용할 수 있지만, 저소득층은 충분한 회복 시간을 가지지 못한다. 이런 데이터는 "아이를 낳고 싶어도 키우기 어렵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단순한 출산 장려금 정책이 아니라, 산후 돌봄 서비스나 육아 지원 체계의 개선이 더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 아니라, 숫자가 의미하는 바를 깊이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AI와 경제는? 일자리의 미래를 숫자로 보다
책의 두 번째 파트에서는 AI 도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저자는 ‘인공지능 노출 지수’라는 개념을 통해 AI가 한국의 일자리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보여준다.
2023년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에 따르면, AI로 인해 2030년까지 약 8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술과 관련된 직군이 증가할 것이며, 교육과 정책이 이를 어떻게 뒷받침하느냐에 따라 일자리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박한슬 저자는 한국이 AI 관련 데이터 처리 능력은 우수하지만, AI 학습을 위한 에너지 소비 문제와 전력 자급률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AI 시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 개발이 아니라 데이터와 전력 같은 물리적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 또한 필수적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미래의 한국 경제를 좌우할 변수는 AI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활용하는 정책과 환경이다.
기후 변화와 환경은? 숫자로 보는 지속 가능성
책의 세 번째 파트에서는 기후 변화가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숫자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방어와 오징어의 연간 어획량 변화를 통해 기후 변화가 단순히 날씨 변화가 아닌, 우리 식생활과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방어 어획량은 증가하는 반면, 오징어 어획량은 급격히 감소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어획 기술 문제가 아니라, 해수 온도의 상승과 해양 생태계 변화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미세 먼지 농도 변화에 대한 분석도 흥미롭다.
많은 사람들이 미세 먼지의 원인을 중국에서 오는 대기 오염으로 생각하지만, 저자는 한국 자체의 산업 및 교통 배출량이 더욱 중요한 요인이라는 데이터를 제시한다.
단순한 외부 요인 탓하기보다 내부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규제와 정책은? 데이터 기반 정책의 중요성
마지막으로 책은 숫자를 통해 규제와 정책의 방향성을 고민한다.
특히 중증 정신 질환자의 재진료율이라는 데이터를 통해, 정신 건강에 대한 정책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OECD 국가 중에서 정신 건강 관리 시스템이 가장 미비한 나라 중 하나인 한국에서는,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재진료율이 낮을수록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는 사회적 낙인 효과와도 연결된다.
많은 정신 질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방치되거나 범죄와 연결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확산된다.
책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 개입과 숫자 기반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숫자가 가진 맥락을 이해하고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숫자로 미래를 준비하자?
박한슬 저자는 숫자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말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숫자 그 자체가 아니라, 숫자의 맥락과 의미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다.
숫자 한국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며 감정과 편견이 아니라 될 수 있는 한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통찰을 제공한다.
이 책을 통해 숫자를 읽는 법을 배우는 것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시작점이 될 것이다.
추천 대상은?
-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회 변화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
- 한국의 경제, 환경, 정책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갖고 싶은 사람
- AI 시대, 기후 변화, 저출산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사람
한 문장 "숫자를 올바로 읽는 것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첫걸음이다."
숫자 한국, 지금 바로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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