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스파이 1
존 르 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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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스파이/1>

-존 르카레

-김승욱/옮김

-열린책들



존 르 카레...그의 이름을 처음 들은건 박찬욱 감독의 <더 리틀 드러머 걸> 을 통해서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다양한 문제점과 관계를 이중간첩의 입장에서 조명하는 작품이었다. 감독은 인터뷰에서 존 르 카레의 작품들이 방대하고, 다양하며, 인물들의 감정이 복잡하다고 이야기하였다.  도전하기 망설여졌던 그의 작품들 중  <완벽한 스파이>는 내가 처음 텍스트로 만난 존 르 카레의 작품이다. 


<완벽한 스파이>는 아버지의 장례식 후 사라진 정보국 요원이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되짚어 보며  온전히 자신이이 되어가는 이야기이다.  실제로 영국의 정보국 요원이었던 작가는 작품 속 핌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고 한다.  


주인공 핌은 과거를 회상하면서 '나' 혹은 '핌' 으로 자신을 호칭한다. 이는 언제나 자신의 신분을 속이며 살아야 하는 비밀 요원이 스스로의 존재를 잃어가는 상황을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는 어느 날 자신의 마지막 버전을 위해 다양한  모든 핌의 모습들을 버리고 신분을 감추지만 진짜 핌이 된다.



🔖(...) 그는 생각했다. 지금까지 평생 동안 그가 완전히 이기적인 행동을 한 것은 아마 그때가 처음이지 싶었다. 지금 앉아 있는 이 방을 고상한 예외로 친다면, 그가 <해야 한다>라는 말 대신 <하고 싶다>라고 말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완벽한 스파이/1편/p.50]



핌은 그것 밖에 몰랐기 때문에 세상을 그렇게 밖에 살지 못한 것이다.  자신을 숨기고, 타인을 이용하고,  상황을 수시로 합리화시키면서  살아가는 위대한 사기꾼 핌의 부친 릭.  릭의 낙원에서 그가 몸과 마음으로 익힌 것은 그를 이중스파이, 비밀 요원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것이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지만 핀은 릭의 죽음을 시작으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야 함을 느낀다.  그리고 핌은 성장한다. 그의 예고없는 이별은 그에게는 성장이지만, 그를 둘러싼 세계에게는 경고가 된다.


그의 도피를 경고로 받아들이는 그의 상사 브라더 후드, 스위스 유학시절 만난 영혼의 길잡이 악셀, 어린 시절부터 그의  영원한 뮤즈였던 립시...다채로운 인물인 주인공 핌 이외에도 작품 속 댜앙한 인물들 모두 톡특하고 신비스러워 개별적인 이야기 속 주인공들 처럼 빛난다.  2부에서 과연 핌은 도피에 성공하여 완벽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을 추구하며 사는 인물이 되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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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극우주의의 양상 채석장 시리즈
테오도어 W. 아도르노 지음, 이경진 옮김, 폴커 바이스 해제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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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극우주의의 양상>

-테오도어 W. 아도르노

-이경진/옮김

-문학과 지성사



채석장 시리즈 중 하나인  <신극우주의의 양상>은 1967년 4월 빈 대학에서 일곱 쪽 가량의 메모와 키워드에 기대어 강연한 저자의 구술 내용을 바탕으로 엮은 작품이라고 한다. 독일의 철학자 테오도어 W. 아도르노의 비판 이론이 지금 이 시점에서도 다시 회기되는 이유는 극우주의가 다시 세상에게 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양극화일 것이다. 빈익빈 부익부의 상황은 심각해지고 이로 인해 빈곤계층은 노동력을 상실하며 자신들이 사회 속에서 쓸모없어 질까봐 노심초사 하게 된다. 그러면서 쌓이는 분노를 퍼부을 무언가가 필요해진다. 이런 취약하고 흔들리는 이들의 심약한 상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싶어하는 무리는 이들을 위로하며 원인을 전혀 관계없는 또다른  소수집단과 집권세력에게 돌리면서 자신들이 입지를 굳힌다.  


저자의 글 속에 제시된 극우파들의 모습이 태극기를 흔들며 광화문 광장을 점령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눈살 찌푸리는 무언가가 발생하는 것은 상대의 문제도 있지만 나의  문제도 있음을 그들이 향하는 손가락들의 대상들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무조건적인 것은 없다.  많은 이해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회 안에서 누군가는 자신의 입장에 대해 억울하거나 옳지 않다고 느끼고 있을 터이고, 누군가는 그런 그들의 불만을 포착하여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할 것이다. 결국 사회는 한쪽으로 치우져지면 상처가 생기고 곪아 터져서 몸 전체를 아프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우리는 항상 상기해야 할 것이다.


 저자는 극우주의자들이 목적을 가지고 가장 취약하고 약한 계층을 포섭하려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기괴하고 억지스러운 그들의 논리를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의 말을 맹신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사회가 혼란스러워질 수록 이해 못할 논리와 사람들은 넘쳐난다.

따라서 지금 우리의 사회는 혼란스러운 것이다.


채석장 시리즈 중 <아카이브 취향> 다음으로 이해하기 쉬운 작품이었다. 또한 작품 말미에 역자 후기는 아도르노의 극우주의 분석을 이해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아도르노의 글이 아닌 강연을 번역하였기에 구문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옮겨적을지에 대해 고민했다는 역자의 말에서 글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


#신극우주의의양상

#테오도어W아도르노

#채석장시리즈

#문학과지성사

#리딩투데이

#리투함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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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스페이스 | 미래 도시 채석장 시리즈
렘 콜하스.프레드릭 제임슨 지음, 임경규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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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스페이스/미래도시>

-렘 콜하스/ 프레드릭 제임슨

-임경규/옮김

-채석장  시리즈

-문학과 지성사


'비우기' 가 대세이다.  한 방송사의 프로그램은  스타의 집을 방문하여 공간을 채우고 있는 넘쳐나는 물건들을 비워내고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 시키는 내용을 포맷으로 하고 있다.  그 많은 물건들은 나름의 이유로 그 자리에 존재하지만 어찌 보면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쓰레기'에 불과할 수도 있다. 공간을 집이 아닌 동네, 도시, 나라, 지구로 확장한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도 많은 건축물로 공간을 꽉꽉 채우고 있으며, 그 채워진 건축물 중  '쓰레기'라 칭할 수 있는 것도 존재할 것이다.


 우리의 공간은 실용성만 강조한 네모난 상자이다.  과학이나 도구가 특별히 발달하지 않았을 때에도 창조해낸  예술적 공간들을  우리는 지금 재현해 내지도 , 재현해 낼 의지도, 재현해 내야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모두가 똑같은 네모 모양 상자 속에서 크기와 길이의 차이로 행복을 저울질 하고 있으니 우리의 공간을 정크로 보는 저자 콜하스는 이런 우리의 모습에 진저리가 쳐질 것이다.


 도시라는 공간 안에서 자연 친화적 공간을 만들며 자연과 가까이 있다고 느끼는 것은 또 다른  쓰레기 공간을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채석장시리즈의 <정크스페이스/미래도시>를 통해 우리의 공간이 너무 많은 것으로 꽉꽉 채워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물질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욕심이 다양한 공간을 생산해 낸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사실은 여백의 공간을 물질로 채우며 나의 공간을 줄여나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무언가를 구체화시키는 것이 때로는 불필요한 낭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공간이든,  무언가를 위한 행동이든,눈에 보이지도 구체적인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머리 속에서 움직이는 것들이든 우린 얽히고 설킨 복잡함 속에 살고 있다. 실타래 풀듯 풀어내고 싶어진다. <정크스페이스/미래도시>는  맑은 하늘색의 쪼맨한 책이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촘촘하니 빈틈없는 답답함을 유발시키며 나의 공간과 행동을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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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채석장 시리즈
필립 라쿠-라바르트.장-뤽 낭시 지음, 조만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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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

-필립 라쿠 라바르트

-장 뤽 낭시

-조만수 옮김

-문학과 지성사


소장하고 있는 '채석장 시리즈' 중 가장 난해하고, 가장 어려웠던 작품 중 하나가 <무대>이다.  두 철학자의 주고 받는 서신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책의  접근성의 용이함은  결코 분량이 아님을 말해준다.  140쪽에 달하는 작은 사이즈 판본의 책이지만 그 어떤 벽돌책보다 읽기 어려웠다. 어렵다. 많이 많이 어렵다. 간혹 아이들이 책에 대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려워서 재미없어요!!! "라고 말할 때 이해하지 못했는데.......채석장시리즈의 <무대>를 읽으며 아이들과 동일한 감정을 느꼈다. 나의 능력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지식의 나열은 경외감과 동시에  빨리 분량을 끝내고 싶은 마음뿐이다. 


🔖●  53쪽/필립

우리가 의견 대립으로 다툼을 한다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고백하자면, 그런 것을 상상해본 적은 있네. 의견 대립으로 다툰다면 적어도 그건 우리 관계가 건강하다는 신호일테고, 우리가 지닌 차이-부인할 수 없는-를 숨기지 않고 모든 것을 드러내놓고서 토론을 하는 방식일 것이라고 말이야.


두 지성인이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서로 다른 관점으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방식이 아름답게까지 느껴졌다. 편협하고 비난 일색이 아닌 존중하고 수긍하면서도 다양하게 자신의 사유를 표현하고, 상대에게 빈틈없이 반박하는 내용의 텍스트들은 이해할 수는 없었으나 배워야할 자세로 여겨졌다.


🔖●  133쪽

(...)'대화'란 철학에 낯설지 않은 형식이고 연극에는 본질적인 형식이다. 무대에 대한 다섯 편의 편지 이후 12년이 지나고 "대화에 대한 대화"라는 공동의 작업을 학술발표장에서 소개하면서 이들은 앞선 논쟁을 이어가기 위해서 다시 한번 대화 형식을 선택한다. 통상적인 학술발표장에서처럼 발표자가 발신자가 되고 청중이 수신자가 되는 관계가 아니라 두 철학자가 서로에게 발신자, 수신자가 되어 청중 앞에서 한 편의 연극을 공연하듯이 논쟁하는 방식을 취했다.


'연극' 의 요소 중 하나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철학자가 결국 연극이란 무대에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여유가 멋지게 느껴진다. 내가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면 범접 불가능한 그들의 대화를 아이돌 스타 바라보듯 경탄하며 바라보게 되었을 것 같다.


본문 곳곳에 한자어와 프랑스어, 그리스어가 넘쳐난다. 이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두 철학자가 사유하여 나눈 대화들과 그들의 지식을 현대인들이 공감하고 느끼길 바라는 목적을 가지고 만든 작품이라면 좀 더 쉽게 풀이되었음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작품에서 나누는 '무대' 에 대한 철학적인 깊고 넓은 생각들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해석하고 풀어줄 중간자가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무대

#필립라쿠라바르트

#장뤽낭시

#채석장시리즈

#문학과지성사

#리딩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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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취향 채석장 시리즈
아를레트 파르주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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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이브 취향> 

-아를레트  파르주

-김정아/옮김

-채석장 시리즈

-문학과 지성사


프랑스 역사학자 ' 아를레트 파르주'가 서술하는 아카이브 자료와 작업은 시적이고 철학적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작업에 이리도 많은 사유를 품을 수 있다니 놀랍다. 게다가 '도서관' 에피소드는 병맛을 깃들인 유머까지 함유하고 있다. 이 작가 빠져들게 만든다.


🔖 ● 43쪽

아카이브 취향의 작업자는 되찾은 과거의 문장 조각 하나하나에서 의미를 끌어내고자 한다. 이때 감정은 과거라는 바위, 침묵이라는 바위를 다듬는 끌이다.


'아카이브'라는 단어는 생소하지만 입속에서 매력적인 소리를 낸다.  어학사전에서 찾아본 '아카이브'의 뜻은 소장품이나 자료 들을 디지털화하며 한데 모아서 관찰할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모아 둔 파일을 말한다고 한다.


작품을 읽는 내내 저자의 표현과 사유가 너무 아름답고 부드럽다고 느꼈다.  옛 문건 아카이브에서 발견한 문장들 속에서 의미를 찾고,  인물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역사가의 노력이 느껴진다.  많은 책을 읽다가,  독특한 접근과 표현방식의 작품을 접할 때면 나는 너무 행복하다.  동일한 사물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접근하고 글로 풀어내는 '파르주'의 문장에 반하고 말았다. <아카이브의 취향>  도 나에게  행복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역사가의 역사 찾기는 아카이브를 통해 역사 속 작은 인물들과 질문하고 대화하며 답을 찾는 과정에서 밝혀진다.  기록자의 의도로만 따라가는 역사 찾기가 아닌 답변자의 상황을 사회 속 맥락 안에서 들여다봄으로 인해 아카이브에서 만나는 모든 답변자의 삶이 역사가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사가는 이타적이고 세심하며 사유적이어야 한다. 지난날을 연구하는 역사가는 파르주의 표현대로라면 '시인'과 동일해 보인다.


헤아린다는 것, 찾아낸다는 것, 이해한다는 것. 의미를 읽어낸다는 것..... 아카이브 속에서 역사가가 질문하고 사유하고 철학 함으로 인해 작은 목소리가 힘을 얻어 새로운 역사로 기억된다.  숫자로, 권력자의 시선으로 배웠던 역사가 아닌 지나간 작은 이들의 인생을 들추어보고 사회와 연결하여 철학 하는 역사가 우리가 배워야할 진짜 역사임을 파르주의 시선으로 배울 수 있었다.


#아카이브취향

#어룰래트파르주

#김정아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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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투데이

#리투함시도#완독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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