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채석장 시리즈
필립 라쿠-라바르트.장-뤽 낭시 지음, 조만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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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

-필립 라쿠 라바르트

-장 뤽 낭시

-조만수 옮김

-문학과 지성사


소장하고 있는 '채석장 시리즈' 중 가장 난해하고, 가장 어려웠던 작품 중 하나가 <무대>이다.  두 철학자의 주고 받는 서신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책의  접근성의 용이함은  결코 분량이 아님을 말해준다.  140쪽에 달하는 작은 사이즈 판본의 책이지만 그 어떤 벽돌책보다 읽기 어려웠다. 어렵다. 많이 많이 어렵다. 간혹 아이들이 책에 대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려워서 재미없어요!!! "라고 말할 때 이해하지 못했는데.......채석장시리즈의 <무대>를 읽으며 아이들과 동일한 감정을 느꼈다. 나의 능력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지식의 나열은 경외감과 동시에  빨리 분량을 끝내고 싶은 마음뿐이다. 


🔖●  53쪽/필립

우리가 의견 대립으로 다툼을 한다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고백하자면, 그런 것을 상상해본 적은 있네. 의견 대립으로 다툰다면 적어도 그건 우리 관계가 건강하다는 신호일테고, 우리가 지닌 차이-부인할 수 없는-를 숨기지 않고 모든 것을 드러내놓고서 토론을 하는 방식일 것이라고 말이야.


두 지성인이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서로 다른 관점으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방식이 아름답게까지 느껴졌다. 편협하고 비난 일색이 아닌 존중하고 수긍하면서도 다양하게 자신의 사유를 표현하고, 상대에게 빈틈없이 반박하는 내용의 텍스트들은 이해할 수는 없었으나 배워야할 자세로 여겨졌다.


🔖●  133쪽

(...)'대화'란 철학에 낯설지 않은 형식이고 연극에는 본질적인 형식이다. 무대에 대한 다섯 편의 편지 이후 12년이 지나고 "대화에 대한 대화"라는 공동의 작업을 학술발표장에서 소개하면서 이들은 앞선 논쟁을 이어가기 위해서 다시 한번 대화 형식을 선택한다. 통상적인 학술발표장에서처럼 발표자가 발신자가 되고 청중이 수신자가 되는 관계가 아니라 두 철학자가 서로에게 발신자, 수신자가 되어 청중 앞에서 한 편의 연극을 공연하듯이 논쟁하는 방식을 취했다.


'연극' 의 요소 중 하나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철학자가 결국 연극이란 무대에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여유가 멋지게 느껴진다. 내가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면 범접 불가능한 그들의 대화를 아이돌 스타 바라보듯 경탄하며 바라보게 되었을 것 같다.


본문 곳곳에 한자어와 프랑스어, 그리스어가 넘쳐난다. 이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두 철학자가 사유하여 나눈 대화들과 그들의 지식을 현대인들이 공감하고 느끼길 바라는 목적을 가지고 만든 작품이라면 좀 더 쉽게 풀이되었음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작품에서 나누는 '무대' 에 대한 철학적인 깊고 넓은 생각들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해석하고 풀어줄 중간자가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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