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 안전가옥 앤솔로지 9
최구실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빌런

최구실|김상원|김달리|엄성용|김구일|안전가옥

 

 

책을 읽다보면 선호하는 작가도 생기고, 믿고 선택하게 되는 출판사도 생기게 된다. 이 책을 출간한 '안전가옥'은 요근래 신뢰하게 된 출판사이다. '안전가옥' 이라는 출판사의 책을 많이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출판사가 추구하는 방향은 대략 짐작할 수 있으며 나와 맞다고 느껴진다. 기발한 상상력과 독특함을 지닌 소재의 글들이 재미는 물론 사고를 유연하고 다양하게 만들어준다.

 


 

이 책『빌런』또한 기발하고 재미나다. '빌런'은 이야기에서 악역을 맡고 있는 인물을 지칭하는 단어이다이 책을 구성하는 5개의 단편 모두에는 각각의 빌런이 등장한다빌런이라 하더라도 마냥 미워할 수 없다그들 모두가 나름의 이유로 악당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며그들의 이유가 나름 이해가 된다.

 

 

이유없는 결과는 없다. 나를 기억하지 못하기에, 존재감으로 나를 주눅들게 하기에, 오만과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나를 인정하지 않기에 그들은 분노를 폭발하며 빌런이 되어버렸다. 그들이 빌런이 된 것은 그들을 대하는 상대의 태도와 행동때문 일 수도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그들의 악행이 합리화될 수는 없다.

 

 

5편의 단편 중 [우세계의 희망]이 가장 먼저 선택해서 읽은 작품이다. 팬덤을 소재로 갈등과 사랑, 증오와 권력이라는 주제를 잘 버무린 이야기가 흥미롭다. 같은 대상을 좋아하며 형성된 동질감이라는 감정은 우상에게서 자신이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욕망에 의해 금방 증오가 되어버린다. 아군은 순식간에 적군이 되고 권력의 정점을 차지하기 위한 음모와 편법이 난무한다. 어찌보면 그들 모두는 서로에게 빌런이 될 수밖에 없다. 인간은 인정 욕구가 강하므로 자신의 사랑을 인정해주는 이들과 연대하게 된다. 또한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랑을 나누는 것에 인색하다. 그러니 팬덤은 언제나 불안한 집단이 될 수밖에 없다.

 

 

5편의 단편 모두 매력적이다. 가독성 좋은 문장과 독특한 소재가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역시 '안전가옥'이 선택 할만한 작품들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둠 속의 사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2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Chapter.1 경찰의 시름

 

다양한 인물들이 줄줄이 등장하며한 인물을 지칭하는 호칭도 여러가지라 정신을 놓으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할 수 없을 지경이다그래도 재미나다발자크 특유의 묘사도 빛을 발한다인물과 자연을 묘사하는 그의 문장들은 화려하고 세세하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공포 정치가 시작되었다드 시뫼즈 가문도 이 시기 처형의 대상이 되어 후작 부부는 사형 선고를 받고그들의 영지 '공드르빌도 빼앗기게 된다이 일로 부부의 쌍둥이 아들들은 망명하며 옛 영화를 되찾을 날을 노린다.

 

공드르빌은 국유재산으로 매각되었다가 '마리옹'이라는 사람이 취득했는데그는 시뫼즈 가문의 집사 노릇을 했던 사람의 손자였다마리옹은 공드리빌을 취득했으나 이전부터 이 건물을 관리했던 미쉬에게 그대로 맡겨버린다이후 그는 공드리빌을 제1집정관에 의해 국가참사회의 일원으로 임명된 '말랭에게 매각하려 한다말랭은 공드리빌을 축조할 때 고용했던 석공의 손자이다.

 

공드리빌의 주인이나 다름없을 만큼 땅을 책임지고소유하고점유하고 있는 관리인 '미쉬'는 시뫼즈 후작의 후의를 한껏 받았던 사람이다그러나 후작 부부가 참수당할 때 그가 자코뱅 클럽의 의장이 되어 처형장에 나타나 모두를 놀라게 한다그런데 이 인물의 배신은 진짜 배신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가짜 배신이었으며그의 배신은 쌍둥이 아들들을 위한 후작의 요청이었음이 밝혀진다이 작품을 이끄는 주요인물이다미쉬에게는 아름다운 아내 '마르타'와 열 살 된 아들 '프랑수아와 마치 하나의 영혼인 듯한 충견 '쿠로'가 있다.

 

두 명의 파리인이 공드리빌에 들이닥친다두 명의 파리인은 집정관실의 중심인물인 '푸셰'의 두 팔과 같은 존재들이다심복들은 시뫼즈 가문의 쌍둥이가 이곳에 몰래 들어와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왕당파를 소탕하러 온 것이었다이 들의 등장에 말랭은 혁명 때 이루어진 쌍둥이 형제와 로랑스 여백작과의 약속을 지키느냐공드리빌을 차지하기 위해 보나파르트에 충성하냐를 두고 고민에 빠지게 된다.

 

말랭이 고민을 자신의 벗 그레뱅과 의논하는 것을 들은 미쉬는 '푸셰'의 심복들을 방해하기 위해 로랑스 여백작과 합작하여 시뫼즈 쌍둥이 형제 무리를 피신시킨다.

 

1장을 통해 인물과 사건을 대략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이제 내가 이해한 이 인물들이 앞으로 만들어갈 사건과 심리를 통해 작품에 담긴 주제를 찾아보아야겠다.

 

★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 민음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전문학과 함께 첨부된 그림들이 모두 멋집니다. 교수님의 고전에 대한 문장들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 - 우리가 영화를 애정하는 방법들
김도훈 외 지음 / 푸른숲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

..우리가 영화를 애정하는 방법들

김도훈 ㅣ 김미연 ㅣ 배순탁 이화정 주성철 푸른숲

 

 

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의 책장을 덮으며 유투브 채널 '무비건조'를 구독하게 되었다왜냐하면 이 책을 함께 쓴 저자들이 모두 '무비건조'와 연관된 인물들이기 때문이다이는 그들 모두가 '영화'와 관련된 인물들 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 책은 특별한 세대에게 더 특화된 책이 될 수도 있다책의 저자가 대부분 70-80년대 출생한 인물들이기 때문다자신들이 왜 영화를 좋아하게 되었으며영화를 바라보는 일을 하게 되기까지의 개인적인 과정이 담겨있기에 80년대를 경험한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시킨다.

 

영화를 자기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책이다영화 기자영화 프로그램 CP, 음악평론가 등 그들의 지극히 편파적이고 개인적인 문장들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직업으로써의 영화보기와 글쓰기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영화에 대한 생각들이 표현되어 있다나에게는 공감이 되는 문장들이 많아 좋았다내가 좋아했던 영화들내가 좋아했던 잡지들이 나열되어 있어 더 즐거운 읽기였다.

 

이들 다섯 명의 저자는 어릴 적 부터 '영화광'이었던 사람도 있고프로그램을 위해 '강제 영화광'이 된 사람도 있다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서 '어쩌다보니영화 이야기를 하게 된 사람도 있다각자 서로 다르게 시작했을지는 모르나 그들 모두는 '시네필'이며, '영화'로 밥벌어 먹는 사람들이기도 하다그들이 부럽다그들 모두는 마감의 스트레스와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대외적인 글을 써야 하는 고충을 토로하지만 모두 즐거워보인다.

 

영화는 종합예술적인 매체이다그래서 그들의 이야기 꺼리는 고갈되지 않는다감독과 배우에 대한 이야기영화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촬영 기법에 대한 이야기영화 산업에 대한 이야기영화 음악에 대한 이야기제작 환경에 대한 이야기....정말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차고 넘친다게다가 요즘은 한국영화가 세계 속에서 주목할 만큼 발전하였으니 그들의 이야기는 실제감이 느껴진다.

  
 

이화정 기자가 슬픈 영화 카테고리에 넣었다면 소개한 <윌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나에게도 멋진 영화였다현실을 살고 있는 주인공 윌터 미티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모습이었으며윌터의 꾸준하고 평범한 하루하루를 '삶의 정수'라고 말하고 있는 영화는 나의 볼품 없는 하루하루에 위한이 되었다우리 모두는 '삶의 정수'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배순탁 작가가 추천한 인터뷰 모음집 <작가란 무엇인가>는 우리집 책장을 차지하고 있는 책이다읽으려고 구매했으나 아직 읽지 못한 책그는 이 책에 거론된 작가들 모두가 천재적인 작가들이기도 이기도 하지만또한 모두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글을 쓰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한다그러면서 그는 스스로의 규칙을 부여해서 지켜나가면 나의 이름이 브랜드가 되는 것이라 알려준다동감한다.

 

홍콩 영화 덕후로 유명한 주성철 기자가 나열한 왕가위의 영화들은 80-90년대에 청준이었던 사람들만이 느꼈던 홍콩영화에 대한 환상을 일깨워준다새롭고 색다른 홍콩 영화의 기법들은 너무 멋스러워서 이해도 못하면서 빠져들었던 기억이 난다홍콩의 영화들이 그들만의 색을 가지고 자유롭게 다시 부활하길 바래본다.

 

김미연 PD는 가장 좋아하는 영화 속 대사로 <미스 홍당무>의 주인공 양미숙의 대사를 꼽았다. "원래 세상은 공평하지 않아그래서 우리 같은 사람들은 더 열심히 살아야 해." 어찌보면 비겁하고삐뚤어진 해결 방법처럼 보이지만 달리보면 통찰이 느껴지는 대사이다받아들이고 나아가는 것도 아무나 할 수는 없는 것이다영화동아리 사람들과 <미쓰 홍당무>로 토론을 하기로 했는데 이 대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야 겠다.

 

김도훈 기자의 문장도 기억에 남는다기자에게 영화는 선생이며친구이며연인이여인생이었다고 한다나에게도 그렇다앞으로도 그럴 것이다이 책을 통해 나도 이들 다섯 저자 만큼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짜 노동 -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
데니스 뇌르마르크.아네르스 포그 옌센 지음, 이수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짜 노동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

데니스 뇌르마르크&아네르스 포크 옌센 ㅣ 이수영-옮김 ㅣ 자음과모음

 

 

이 책은 '위험한 책이 될 수도 있다한 집단의 거대한 반발을 살 수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자신을 다시 돌아보는 책이 되기도 할 것이다또한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책이 되기도 할 것이다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과거의 학자들은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조금 일하고도 많은 여가를 즐 길 수 있는 여유 가득한 삶을 살 것이라 예측했다그래서 일하고 남는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게 될 지에 대해서도 당연하게 예측해 보았다고 한다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우린 조금 일하고도 여유있는 삶을 살고 있지 못하고 있다왜 학자들의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간 것일까?


 

우리는 노동의 질을 시간과 비례해서 생각하는 오류를 종종 범한다이 책의 두 명의 저자는 노동과 시간의 상관 관계에 대한 오류 때문에 '가짜 노동'을 하는 사무직이 탄생하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딱히 복잡하거나 꼭 필요한 업무가 아닌데도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존재의 가치를 확인시키기 위해서 불필요한 시간을 '노동 시간'으로 채우고 있는 사무직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결국은 인력과 노동비용의 낭비을 하면서 개인의 삶도 함께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이는 여가의 시간을 수동적으로 사용하게 하며 삶의 질 또한 떨어뜨린다.

 

사측은 불필요한 노동시간을 노동자에게 제공하면서노동시간에 제대로 일을 하는지 감시하기 위한 인원을 채용하고다시 그 인원을 관리하는 관리를 채용하고또 관리들을 점검하는 경영진을 채용하는 웃픈 현실이 사무실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끝나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 안에서 서로를 감시하고관리하며 모두가 지치는 것이 과연 올바른 노동인지 생각하게 된다.

 

적은 시간 일하고큰 성과를 거둘 수 있으며남는 시간에 여가를 즐길 수 있으면서도 생활에 필요한 급여를 제공해 준다는 보장만 있다면우리 모두는 불필요한 필사를 강요한 상사에게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겠습니다'를 외친 바틀비가 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우리는 길게 일하고 오래 피곤한 현대인이 되어 생활을 영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주장처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과도한 노동 시간을 줄이고실제 업무에 사용되지도 않는 불필요한 교육도 줄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결국은 수동적인 업무와 교육보다는 능동적이고 실질적인 업무와 필요에 의한 교육이 개인의 삶을 여러 방면에서 의미있게 만들어 줄 수 있다보람과 진정한 휴식그리고 주도하는 삶을 말이다.

 

대체적으로 화이트 칼라인 사무직 노동자들의 업무에 대해 비판적인 저자들의 견해에 대해 수긍하는 부분도 있었지만부정하는 부분도 있었다왜냐하면 자신의 노동이 '가짜 노동'임을 인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자신의 노동이 '가짜 노동'인 줄 모르고 열심히 일하는 누군가도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노동을 행하는 사람의 문제라기 보다는 시스템과 열심히가 최선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문제일 것이다진짜 노동으로 자부심은 물론 즐거운 휴식도 맘껏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 자음과모음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