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 -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정나영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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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북살롱에 뽑혀서 발대식도 하고 마라탕도 먹고 왔다! 발대식 때 받은 책 《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는 소매업과 상품기획을 연구하는 저자가 미국의 작은 가게를 들여다보며 그들의 생존 전략과 특징을 설명하는 경제경영서다. 뒤늦게 택배로 받은 《세상 친절한 경제 상식》과 함께 미래북살롱 활동 첫 도서로 읽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주로 단골로 갔던 카페나 인상적이었던 문화 공간, 레스토랑, 마트, 서점 등 다양한 ‘작은 가게’들이 등장한다. 이 공간들이 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는지, 단골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지속해왔는지 분석하기에 앞서 저자의 진솔한 경험이 에세이처럼 서술되기 때문에 금세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나도 가보고 싶다고 느낀 가게도 여럿 있었다. 이를 테면, 저자의 아픈 몸을 소화시킨 쌀국숫집 ‘저스트포’, 40년 동안 소도시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잡아온 인디 가수들의 성지 ‘블루 노트’, 아는 사람만 아는 케이크집 ‘빌라베체 케이크’, 쾌활한 여주인이 있는 ‘지나유의 아시안 비스트로’가 그랬다.(음식점이 많아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이다^^...) 특히, 동네 서점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에덴스에 위치한 애비드 서점의 시 낭송회나 컬럼비아 다운타운의 중고 서점 옐로우 독의 이야기 시간에는 꼭 한 번 참여해보고 싶을 정도였다.

저자는 작은 가게의 유리한 점 중 하나가 ‘제3의 장소’로써 기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3의 장소’란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가 본인의 저서 《아주 좋은 공간》에서 강조한 개념으로, ‘집과 직장 외에 가장 친밀하고 오랜 시간을 머무르게 되는 공간’을 의미한다. 즉, 나에게 있어 소탈하고 편안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장소를 말한다. 저자가 소개한 작고 오래된 가게들은 나무 코인이나 포인트 카드 같은 로열티 프로그램, 고객의 대소사를 파악하는 세심함으로 단골들과 꾸준히 관계를 맺으면서 그들의 제3의 장소가 되어주었다. 그렇기에 대형 프랜차이즈와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던 것이다.

나에게도 ‘제3의 장소’가 있다. 바로 집 근처 10분 이내 거리에 위치한 ‘마을상점 생활관’이라는 북카페이다. 생활관은 조용하고 친절한 부부가 운영하고 있고, 소소라는 강아지가 직원으로 일한다.(?) 커피 및 음료를 판매하고, 책도 판매하고 이웃들의 물건을 위탁판매 해주기도 한다. 또한 다큐멘터리를 상영하거나, 안산의 인디 가수들의 공연을 진행하는 등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서울에서만 봐왔던 젊고 신선하고 즐거운 분위기의 북카페가 집 근처에 생겼단 걸 알았을 때 그 놀라움과 반가움이란! 무엇보다 생활관은 펫 프렌들리 카페라서, 강아지를 산책하다가 목이 마를 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바로 저번 주 토요일에도 생활관에서 미래북살롱 책을 읽다가 커피를 마시다가 강아지 사진을 찍다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관계 맺음. 결국, 우리가 거대 자본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사람에게 있다. 친밀한 관계가 그 가게를 궁금하게 하고, 그 가게를 찾는 사람들을 궁금하게 하면서 매출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언급한 가게들 같은, 생활관 같은 가게들이 집 근처에 더 많이 생기길 바란다.

책을 읽는 내내 사진이 없어서 아쉬웠다. 저자가 사진을 따로 기록해두지 않았거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워 책 속에 사진을 넣지 않은 듯하다. 일러스트로는 설명이 부족한 부분들이 많았기에 나중에 가게들의 이미지를 구글링해봐야 겠다.(칼디스의 나무 코인 실물 보고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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