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아이 고 -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콜린 오클리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비포 아이 고(before i go)]


[사랑, 끊어낼수 없는 마지막 연결고리]


[2015. 7. 14 ~ 2015. 7. 15 완독]


[아르떼(arte) 서평단 활동]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비포 아이 고>.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세상의 마지막 날,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길 비밀 선물!" 어떤 일이 생길지는 모르지만 약간의 예상을 해보자면 '어떠한 일에 휘말릴 여주인공이 자신이 온몸을 다해 사랑하는 이를 위해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자신의 사랑의 조각을 떼어내고 새로운 사랑의 조각을 끼워넣는 로맨스' ... 정도로 생각이 된다.


 책에 빠져보려고 책의 표지를 외지를 만져보니 벨벳과 같이 보들보들하다. 다른 책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느낌이라 표지를 한참 만져보다가, 연악해보이는 가녀린 몸과 지쳐보이는 하얀 얼굴, 그리고 그윽한 눈매에서 '자신의 사랑을 잘라내는' 강단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했다. 책을 감싸고 있는 외지가 독서 중에는 걸그적거려 벗겨내니 응? 의자에 앉아 있던 여인이 사라진 것이 아닌가! 이것으로 '어떠한 사건'이 발생해도 결국 여주인공은 <죽음>에 이른다는 서글픈 사실을 먼저 알고 책장을 넘긴다.





 

  

 잭을 사랑하는 여인 데이지. '암의 재발'이란 충격적인 사실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


그까짓 암. 별거아냐!


작은 종양일 뿐이야. 항암 치료는 하지 않아도 될것이야! 

'생존률 20%', '남아 있는 기간은 4개월에서 6개월'. 

'나는 엄마가 되지 못할 것이다.'



... 암 재발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실패한다.



모든 것이 얼마나 빨리, 아무런 경고도 없이 한순간에 엉망이 될 수 있는지 놀랍다. p289


호수에 던져진 무거운 바위처럼 그녀의 마음은 아래로... 아래로 가라 앉는다. 남의 얘기를 전하듯 무덤덤하게 전하는 '암의 재발' 소식에 모든 슬픔을 짊어지고 가는 사람을 보는 양 서글픈 미소를 보이는 잭. 내가 없으면 어떻하지? 팬티도 제대로 못챙지는 잭.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잭. 매일 양말을 침대 옆에 벗어두고 치우지 않는 잭.


...


나의 잭. 

나만의 잭.

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왜 나를 참아줘?"

"당신 코웃음 있잖아", "엄청 섹시하거든"


  한발자국씩 다가오는 죽음에 데이지가 겪는 '격렬한 감정'을 읽으며 같이 분노하고, 같이 우울해졌으며, 자신을 사랑하는 모든 이를 밀어내는 그녀가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깟' 암을 뒤로하고 집에 부족한 물건을 사다 놓고, 집을 수리하기 위해 업자를 알아보기도 했으며, 잭과 함께 나누는 사라져가는 그녀의 일상이 슬프다.


 "하지만 그것을 돌려보낼 수는 없는 일"(p122).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손길에 온몸이 노랗게 변하기도 하고, 오한이 들기도 했으며, 정신을 잃기도 한다. 데이지는 잭을 생각한다. 그녀의 모든 것. 그녀가 사랑하는 데이지의 잭. 



깔끔하게 갠 티셔츠처럼, 하나하나의 추억을 머릿 속 슈트케이스에 나란히 정리해 넣는다. 

긴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하나도 빠짐없이 가져가려고. p199


 삶의 마지막 남은 일처럼 앞으로 비게 될 자신의 자리를 채워 줄 <잭의 그녀>를 찾기 시작하는 데이지. 인맥, 인터넷 만남 사이트, 발품을 팔아가며 자료를 수집하고 '잭에게 어울릴 그녀'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 사람도 아니도, 저 사람도 아니다. 잭의 그녀는 어디에 있는거지?



난 당신 밖에 없어. -잭-


  데이지의 시선을 통해 죽음의 문턱에 서있는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모두 느끼기 해주며 <잭과 데이지의 진실한 사랑>을 보여준 <비포 아이 고>. 표지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신의 곁으로 떠나게된 데이지 였지만, 책 사이사이에 삐져나오는 우울한 감정을 엄마, 친구, 잭의 사랑으로 충만한 삶을 살다간 그녀는 웃으며 마지막을 맞이하지 않았을까?


 넘치는 사랑, 흘러 넘치는 충만함. 그리고 ... 왠지모를 서글픔. 이 모든 것을 느끼게 해준 책. 하아.. 로맨스를 읽으면 읽는 뒷맛이 씁쓸하구만! 



 그리고 데이지가 어디에 있든, 웃고 있기를 바란다. p412


+  이 리뷰는 아르테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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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의 상처이며 자존심 - 그래도 사랑해야 할 가족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법
이나미 지음 / 예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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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의 상처이며 자존심]


[칼과 눈물]


[2015. 7. 11 ~ 2015. 7. 13 완독]


[예담 서평단 활동]




-서홍관-


나에게도 꿈이 있지.


논두렁 개울가에

진종일 쪼그리고 앉아


밥 먹으라는 고함소리도

잊어먹고


개울위로 떠가는

지푸라기만

바라보는


열다섯

소년이 되어보는

 

 책의 전반적인 흐름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양. "가족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법"이라고 쓰여있어서, '곧 깨어질 것 같은 살얼음판을 지나가고 있는 위기의 가족'에 대한 모습과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해보자!'라는 줄 알았다. 이러한 나의 생각은 맞으면서 아니였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됨과 동시에 형성되어온 '가족'이라는 명칭의 의의와 형태, 그리고 풍경은 과거분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단순한 부족을 이루다가 마을을 형성하고, 마을 내부의 사람끼리 관계를 맺으며 대가족이라는 형태가 새롭게 등장했다가, 근래에 들어서는 4인가족, 2인가족, 심지어는 1인가족의 등장은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보여주는 일례라고 본다.



나는 이기적이지 않을까?

감촉여행

-함민복-


도시는 딱딱하다

점점 더 딱딱해진다.

뜨거워진다.


......


뭐 좀 말랑말랑한 게 없을까.


길이 길을 넘어가는 육교 바닥도

척척 접히는 계단 길 에스컬레이터도

아파트 난간도, 버스 손잡이도, 컴퓨터 자판도

빵을 찍는 포크처럼 딱딱하다


메주 띄울 못 하나 박을 수 없는

쇠기둥 콘크리트 벽안에서

딱딱하고 뜨거워지는 공기를

사람들이 가쁜 호흡으로 주무르고 있다.



 놀랍다.

단순히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는 편지의 형태로 진행되는 전개를 '남의 일'이라고 치부하면서 읽어나갈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시어머니와 여자친구, 부모와 자식, 시어머니와 며느리, 장모와 사위, 형제자매, 자식과 부모 등의 '여러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 뿐만 아니라 소통, 비교, 취미, 태도 등의 영역까지 다룬다. 하여 책 속의 사건들이 '내가 겪어봤던 일' 아니면 '앞으로 겪을 가능성이 높은 일'이 되어버려 느긋하게 앉아서 보다가 책상과 노트, 펜을 옆에 가져다 놓고 각잡고 보게 만든 책.



타의에 의해 강요된 삶을 사는 사람과 스스로의 내적 동기로 세상을 사는 사람은 노예와 주인처럼 다르게 살 수 밖에 없다. p36


 그림자를 걷어내고 그 그림자와 결별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인 것이다. p303


 마주보고 서있지만 정반대의 위치에서 서로를 응시하며 손을 내미는 '대통합'의 모습을 보여주는 따스함과는 정반대로 '날이 서있는 편지'가 눈에 띈다. 같은 가족이라도, 이제 막 가족이 되었더라도, 오랜 기간 가족으로 살았더라도 ... '당장 내일 갈라선다'고 외쳐도 이상하지 않을 어느 편지,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당신과 나'의 편지. 당사자는 물론 3자의 입장이라도 어느쪽에 힘을 실어주기 힘든 <뜨거운 감자>를 지니고 있는 편지들. 


 여기에 책의 곳곳에 숨어있는 '책의 내용을 대변하면서도 대변하지 않는 멋진 시(詩)'가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뾰족한 날을 조금이나마 뭉툭하게 만들어 준다. 그렇게 안심하고 있다가 만난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는 늙은 부모'의 편지와 '죽은딸에게...', '죽은 남편에게...' 에서는 마음 한켠이 울컥해지게 만들기도 한다. (제길...)



남자의 마음에도 딱지가 앉는다. p58


단언컨대, 아버지 같은 남편, 어머니 같은 아내를 구하는 사람들 중 십중팔구는 결국엔 여러가지 방식으로 호되게 대가를 치르게 된다. p63


이제 대부분의 노인들은 자식들이 같이 살자고 할까봐 두렵다. p258


 칼과 눈물.

책을 보는 내내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들어 편지로 타인의 삶을 엿보는 일을 멈추고 감정을 추스려야 될 정도로 책 속에서 다양한 감정들이 쏟아져 나온다. 상처를 쓰다듬는 강인한 사랑, 가족이라는 끊을 수 없는 끈끈한 유대를 넘어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자", "정신적/ 육체적으로 진정한 독립이 필요하다" 등의 삶을 살아가는 주체성. 이것을 바탕으로 '가족과의 소박한 소통'과 '닮았으나 닮지 않은 가족에 대한 이해'를 격렬하게 전파하고 있는 책.


 결국, 가족이란 손을 마주잡는 것이지 기대는 것이 아니지 않을까. 물론 가끔씩 가족이 나의 어깨에 기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가족은 평범한 누구나 얼마든지 가꾸고 누릴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보물이기도 하다.

 

<난 미워할 시간이 없다네>

-에밀리 디킨슨-


난 미워할 시간이 없다네

무덤이 날 가로막고 있으니

내 인생 너무 가난해서

원한 따윈 버릴 수 있기에 


난 사랑할 시간도 모자란다네

사랑의 작은 수고들도

내겐 너무 큰일들이기에






<못다한 책 속 한마디>


1. 진정한 독립은 부모에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 찾아 나가는 것이다. p29

2. 사람들 모두 각자가 달느 몫의 무게를 안고 태어나는 것 같다. p117

3. 미대레 저당 잡혀서 지금 너무 무의미고 재미없게 인생을 산다면 내 존재 전체가 불안할 것 같아. p129

4. 사랑은 거래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5. 너희에게 욕하는 사람들의 말을 너희가 먹지 않았다고 사양을 한다면 그 욕은 그렇다면 누구의 것이냐? 너희 것이냐? 아니면 상대방의 것이냐? -부처-



<독방>

-이영광-


혼자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나는 믿었지만

행복 속에 안녕이 없네


나는야 뭉게구름 같은 숲 가녘에

안내인마냥 외따로 선

키 큰 소나무 한 그루 사랑했지만,

그 나무 오징어 다리 같은 뿌리 내놓고 길게 쓰러졌네


혼자 있는 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

한마디도 하지 않는 자

무엇이든 저지르고 마는 자이네


그의 몸은 그의 몸 이기지 못해

일어나지 않는 몸,

기필코 자기를 해치는 몸이네


이 독방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독방

현관문 열고

방문 열고 드르어서면

더 들어갈 데가 없는 곳에,

그러나 더 열고 들어가야 할 문 하나가 어디엔가

반드시 숨어 있을 것 같은 곳에


스러지지 않고

침묵하지 않고

기어다니지 않아도 되는

더 단단한 독방 하나, 나는 믹었지만


그 꿈 같은 감옥

불 켜면 빛 속으로 사라지고

지금, 타는 듯한 벌판에서 눈 감는 사람은

또다시 문밖에 누워 잠드는 사람이네

<사막>

-랭스턴 휴즈-


누구도

다른 이보다 나은 삶을 살지 않는다.


땅거미 지는 황량한 그곳,

땅을 기는 뱀조차

겁에 질려

모대를 헤맨다.


이 외로운 세상,

누구도

다른 이보다 나은 삶을 살지 않는다.



<본보기>

-헨리 데이비스-


거칠고 단단한 바위,

달콤한 꿀 찾을 길 없지만,

친구하나 없이 혼자서도

행복하게 앉아있는

나비 한 마리.

내 본보기.


이제 거친 내 잠자리 따위,

불평하지 않으리.


바위도 꽃처럼 사랑하는

행복한 작은 나비 한 마리처럼

인생의 기쁨을 노래하리.


+ 덧 이 리뷰는 예담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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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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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우리의 이웃은 안녕하신가요?]


[2015. 7. 8 ~ 2015. 7. 11 완독]


[열린책들 서평단]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음. 들어는 봤으니 읽어보지는 못했다고 해야하는게 정확하겠다. 도서관에 가서도 추천 도서를 참고하기 보다는 '직접 선별하여' 읽는 습관(or 고집)이 몸에 베여 있고, 눈에 보이는 대로 신청하는 서평단 활동으로 독서의 다양화도 꾀하고 있으니까. (라고 말해보자!)


 서문이란 즐거움을 방해하는가 하면, 무슨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는 즐거움에 찬물을 끼얺고 호기심을 없애 버립니다. p10

 퓰리처 상 수상!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 모두가 읽어야 하는 미국 고전 25선! ... 수많은 수상 경력과 화려한 이력을 뒤로 하고 나를 사로잡은 한마디는 '서문같지 않은 서문'(p10)의 구절 때문이다. 책의 난이도의 상하를 막론하고 '스스로가 생각할 여지'를 타인이 보고 3자의 생각을 말해주거나, 작가가 친절히 등장 인물을 설명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하퍼 리'라는 작가가 마음에 든다. (실제로 책 리뷰를 마친 다음에 책에 관련된 설명을 읽으려 맨 뒷편은 보지 않았다.)


 아무런 사전 지식없이 책을 읽으려는 노력은 책의 맨 앞장에서 '19XX년대 미국의 상황'이라는 스포일러를 보아 실패하게 된다. 어쩔 수 있나. 단지 한편으로 씁쓸한 마음을 추스리며 <앵무새 죽이기>를 읽어나가기 시작할뿐...


누군가를 정말로 이해하려고 한다면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거야. p65


 미국 어딘가 메이콤이라는 작은 마을. 변호사인 아빠와 4살 터울의 오빠 젬, 나 스카웃. (풀네임은 생략하고 애칭/별칭으로 통일)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당신. 제법 두꺼운 책의 두께에 놀랄 수도 있겠지만 그건 단지 한손으로 들기에 묵직한 기분이 있을 뿐이지 내용은 흥미롭게 전개된다. 


 따로 노트에 정리를 해야될 정도로 멋진 명언을 툭툭 던지며, 남북 전쟁 후에도 남아있는 '흑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 때문에 사형의 위기에 처한 남자를 위해 노력하는 멋진 아빠의 모습. 양손을 펼친 손가락의 갯수보다 적은 나이지만 그들의(화자의)눈에 비친 어른들의 이해할 수 없는 '비논리적인 행동'에 물음표를 던지고 대신 분노하고 눈물을 흘려주는 '젬과 스카웃'의 성장기. 이렇게 크게 둘로 정리를 할 수 있다.


 고개를 높이 들고 주먹을 내려놓거다. 누가 뭐래도 화내지 않도록 해라. 어디 한번 머리로써 싸우도록 해봐...

배우기 쉽지는 않겠지만 그건 좋은 일이란다. p148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왜 미리 읽어오면 안되는지. 왜 '숙녀'처럼 행동하고 자라나야 하는지. 왜 아빠를 욕한 아이와 싸우면 않되는지.... 세상을 하나씩 둘씩 배워가는 스카웃의 눈을 통해, 하얀 백지와 같은 아이가 어떻게 백지에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나가는지, 그림을 그리는 도중에 아이(스카웃)의 손을 거드는 크고 작은 주변의 손들은 어떠해야하는지. 의문투성이 세상에 대해 아빠에게 당돌하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 어느 아저씨의 집에 몰래 다가가는 탐험을 오빠 젬과 함께 하기도 하며 세상을 배우는 모습이 "나도 옛날에 저랬겠지..."라며 미소짓게 만든다.


 그저 아름답고 빛난다.



 우선 첫째, 삼촌은 나한테 내 입장을 말할 기회를 않주셨서요. 그 대신 곧바로 나를 나무라셨죠. 오빠랑 내가 싸울때, 아빠는 오빠말만 들어주는게 아니라 내 말도 함께 들어주시거든요. 둘째, 삼촌은 최고로 화가 날 때 말고는 절대로 그런 말을 써서는 안된다고 하셨는데, 나는 프랜시스 머릿통을 박살내고 싶을 만큼 화가 났어요. p165


 욕은 모든 얘들이 거쳐야하는 한 단계야. 시간이 흘러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되면 애들은 자연히 욕을 쓰지 않게 돼 있어. 하지만 성급한 성질은 그렇지 않거든. 스카웃은 분별력을 배워야만 해. p169

<책 속 인종차별을 드러내는 문구 中> 


 아빠가 깜둥이들을 변호한다고 떠들어 댔습니다. p146


 흑인들은 백이들이 2층으로 올라가기를 기다렸다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p304


 딜, 결국 그는 흑인이잖아. p368


 난 지금껏 어떤 배심원드르도 백인을 제치고 흑인이 이기도록 평결 내리는 걸 보지 못했거든. p386


 급히 도주하는 것도 깜둥이의 전형적인 행동이며, 아무 계획도 없이 도주하는 것도 깜둥이의 전형적인 행동이며, 아무 계획도 없이 앞일을 생각하지 않고 기회를 보자마자 맹목적으로 도주한 것도 전형적인 깜둥이의 정신상태라는 거지요. p443


 누군가 그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때가 됐다. 점점 분수도 모르고 주제넘게 군다. 이러다가는 우리라고 결혼할 생각까지 하게 될지 모른다. p455


 따뜻한 아빠의 보살핌과 (3자의 입장으로 봐서) 훌륭한 교육 방식. 젬 오빠와 함께 성장하는 스카웃은 세상의 모든 행운을 거머쥔듯 하다. 이러한 "아이의 성장"이라는 산뜻한 분위기에, 은근하게 밀려드는 안개처럼 등장하는 "흑인 차별"이 <톰 로빈슨 사건>으로 전면으로 대두되며 책의 분위기가 180도 바뀐다. 


 자신의 상상력으로 '이웃집 아저씨'에 대한 두려움을 만들어내고, 이웃집으로 '탐험'을 하기도 하는 아이의 깜찍함과는 대조적으로 강간, 폭행, 사형 등의 단어와 법정이라는 장소가 주는 위압감이 자아내는 분위기는 '그 당시에 겪었던 (지금도 행해지고 있는) 인종 차별이라는 문제'의 무거움을 극단적으로 표현한다고 본다.



 




 흑인과 관련된 문제만 생기면 왜 이성을 가진 사람들도 갑자기 미친것처럼 날뛰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단 말이야. p170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옳고 아빠가 틀렸다고 생각 하는 것 같아서요." (중략)

 "다수결에 따르지 않는 것이 한가지 있다면 그건 바로 한 인간의 양심이다. p200


 욕설은 그 사람이 얼마나 보잘것 없는 인간인가를 보여줄뿐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는 못해. p207


 시작도 하기전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쨌든 시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는 것이 바로 용기 있는 모습이란다. 승리하기란 아주 힘든 일이지만 때론 승리할 때도 있는 법이거든. p213


 특히, 좌중을 휘어잡는 젬과 스카웃의 아빠 <애티커스 핀치>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듯한 냉철한 이성과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강건함을 탑재하고 있는 인물로 등장하여 내 마음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게 한다. (하지만 가족에게는 따뜻하지..) 


 소설 속 흑인 차별로 대표되는 <인종차별>을 우리는 하고 있지 않은가? 과거 나라를 위해 머나먼 타국으로 날아가 외화를 벌어 고향으로 보낸 어르신의 고충이 각종 미디어를 통해 외국인이라고 배척하고 막말을 일삼는 무심한 행위에 오버랩되어 서글픈 마음이 든다. 과연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인가? 무엇이 인간을 동물과 다른 존재로 인식하게 하는가? 1%의 DNA가 만들어낸 외형상의 차이가 "인간의 계급"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어야 하는 건가? (... 1%도 어마어마 하긴하다. 드립은..치지 않도록 하지)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다른 사람이라면 아무도 하지 못할 일을 아빠가 하고 계신다는 거지. p220


 사람들은 자기보다 똑똑한 사람이 옆에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아. 화가나는 거지. 올바른 말을 한다고 해도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바꿔 놓을 수 없어. 그들 스스로 배워야 하거든. 그들이 배우고 싶지 않다면 입을 꼭 다물고 있거나, 아니면 그들처럼 말하는 수밖에. p237


 인간의 생명을 희생하면서까지 그 알량한 허구를 지켜나가려는덴 찬성할 수 없어. p275


 난 그런거 손톱만큼도 상관 안해. 그런 식으로 대하는건 옳지 않아. 옳지 않다고. 어느 누구도 그런 식으로 말할 권리는 없어. p368


 진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흑인은 거짓말을 하고, 또 어떤 흑인은 부도덕하며, 또 어떤 흑인에게는 여자를 맡겨 둘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인류 전체에 해당하는 진리이지 어느 특정한 인종에만 적용되는 진리는 아닙니다. p378



 




 '하퍼 리'의 신작 <파수꾼>이 인고의 시간을 거쳐 새롭게 나온다. 새롭게 단장한 <앵무새 죽이기> 표지를 이어주는 <파수꾼>의 책갈피를 통해서, 전작의 아쉬움을 채워주는 책이 되리라 전세계 독자들은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아마 내 손에 들어오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꼭 읽어보고 싶기에 기억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을 "위시리스트"에 고이 간직하리라.



+ 덧 하나, 글씨가 작은 것 같아 10포인트로 키웠는데 가독성이 좋은신지?

+ 덧 둘, 이 리뷰는 열린책들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 속 "못다한" 한마디>


1. 여자는 햇살처럼 행동해야 한다.

2. 난 그들에게 구실을 주려는 거야. 사람들은 구실이 생기면 기분이 좋아지지. p371

3. 나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했어. 전에도 그랬고, 오늘 밤도 그랬고, 앞으로도 또 다시 그럴거야. 그럴때면 오직 애들만이 눈물을 흘리는 것 같구나. p393

4. 우리는 보통 우리 수준에 맞는 배심원을 갖기 마련이거든. p409

5. 왜 부 래들리가 지금까지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 그건 말이야. 아저씨가 집안에 있고 싶어하기 때문이야. p420

6. 박해는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한테서 나오는 거란다. <편견>말이야. p425

7. 젬은 다른 누군가를 쳐다보기 전에 나를 먼저 쳐다본다네. p504

8. 아빠의 말이 정말 옳았습니다. 언젠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정말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하신적이 있습니다. p514

9. 스카웃, 결국 우리가 잘만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모두 멋지단다. p517


<사진 출처>

1. http://joiimg.tistory.com/92

 (아이 그림)

2. 구글 이미지 검색 "역전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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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
이화열 지음, 폴 뮤즈 사진 / 현대문학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


[★★★]


[프랑스의 판타지와 삶]


[2015. 7. 3 ~ 2015. 7. 5 완독]





 에세이. 특히 여행을 좋아해 타지에 살면서 써내려간 그곳이 마음속에 그려지도록 탄탄하게 써내려간 에세이는 읽지 않는다. 그런 책을 읽고 나면 당장 내일 배낭을 꾸려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으니까. 어찌되었든 이런 이유로 여행기나 에세이는 손이 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라는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 뽑아 들었다.


 이러한 제목이야 말로 배낭 하나를 매고 세상을 주유하는 여행자(내가 생각하는)의 모습이 아닐까. 당장 1분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여행에서 '으레 있는 일인양' 배를 놓치고, 잘타고 가던 기차에서 무언가를 보거나 느끼고는 내려버리는 모습이 그려져 설렌다. 부푼 마음으로 읽어나간 책은 프랑스의 소소한 삶을 정갈한 문체로 소개를 해준다.


 누군가의 이웃으로 사는 기술은 딱 한가지야. 이웃의 눈이 되어서 문틈으로 몰래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뿐이라고 ... p32

 어느 이발사.

   어떤 거리의 홈리스.

      어느 카페테라스의 웅성거림.

                                  기차역.

                                          프랑스의 판타지와 삶.


저런 하늘을 두고 어떻게 떠날 거야?

 책을 읽는 속도는 가속하지만, 책이 그려내는 풍경 속 시간은 멈추었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느리게 움직인다. 그리고 '삶에 대한 에세이'인줄 알았더니 여행자의 마음을 동하게 해서 미치기 직전이다. 하아... 책은 작가의 삶과 작가 주변의 삶을 통해 어떤 여유를 느낄 수 있어 좋게 읽었는데 떠나지 못하는 지금의 현실이 씁쓸하다. 


 어떤 거리와 장소에 대한 매력은 그것을 보는 사람의 심미안에 좌우되는 것이 분명하다.



<책 속 한마디>

1. 이제 리처드는 들판의 진짜 주인이 된다. p208

2. 그건 그 사람의 삶일 뿐이야. p213

3. 마감 걸린 일이 끝난 뒤에는 공허함이 허파를 채워 진공 속으로 몸을 가볍게 태우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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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과 리바이어던 - 협력은 어떻게 이기심을 이기는가
요차이 벤클러 지음, 이현주 옮김 / 반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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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과 리바이어던]


[]


[협력적인 삶을 위해]


[2015. 6. 6 ~ 2015. 6. 18 완독]





매일 같이 크고 작은 행동으로 자신의 이름에 인간성을 부여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여럿 장점 중의 하나는 '협력'을 통해 뭔가를 이룬다는 것이다. 인류가 지구에 등장한 이후로 끝없는 '자기 자신만을 위한 이익'을 위해 남을 짓밟으며 살아온 피의 역사와 더불어 (아이러니하게도) 남과 함께 살기 위해 노력한 인류의 모습도 찾아 볼 수가 있다. 과연 이러현 협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협력을 해야하는 것일까? '두레, 품앗이'와 같은 협력체계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살려고 노력했던 선조 시대와는 달리 '팍팍한 사회 속 개인으로 파편화된 삶'이 자리잡은 현대 사회에서 '협력'이라는 단어를 <펭귄과 리바이어던>이라는 책을 통해 다시 꺼내어 본다.


 "위키피디아, 리눅스"의 특징은 무엇일까? 전자는 누구나 작성할 수 있는 사전이고, 후자는 오픈 소스(쉽게말해 기술 공유라 생각하면 편함)를 통해 발전하는 운영체계이다. 두가지 모두 '어느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어느 누구나' 도움을 줄 수 있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키피디아에 있는 어떤 항목에 집필을 한다고 해서 명성을 얻는 것도 아니고, 리눅스에 획기적인 운영체제 소스를 올렸다고 해서 돈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순수하게 '더 좋은 무엇'을 위해 자신의 일부를 기꺼이 사람들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조직들이 작동하는 방식은 인간의 동기에 관해 서구 사회가 오래도록 품어왔던 주요한 가정, 즉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이기적인 동물 이라는 생각과 정면으로 배치 된다. p10

 이러한 '협력'적 행동은 각 시대의 모든 지배자가 리바이어던(정치, 사회, 경제 시스템)으로 감독과 처벌을 통해 인간의 이기적인 행동을 억제하려한 '우매하고 멍청한 개인'이라는 인식에 정면으로 맞선다. 물론 오랜 시간을 거쳐 공들여온 '시스템' 속에 살고 있는 우리가 울타리를 벗어나거나 뒤집어 엎는 일은 드물겠지만, "인간의 타고난 이기심이 기업이나 시장은 물론 사회 생활과 시장, 가족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하는(p18)" 트렌드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행위가 '협력'이라 생각된다.


 물론 인간이 가진 '이기심'의 강력한 힘에 대해서는 수많은 사례가 존재한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나라를 팔거나, 남을 등쳐먹는 사기꾼 등 아침에 일어나 뉴스를 켜기만해도 쏟아지는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부분적인 진실이며, "무단 횡단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어느 SNS 인용)" 인간의 복잡한 행동을 단순화하고 싶은 욕구와 꿈/희망의 추구같은 삶의 동기를 처벌/인센티브만이 인간이 반응할 것이라는 어리석은 믿음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이렇게 해야한다'는 사회적 요구와 교육을 받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양보를 하고 기부를 하고 있으며, 위험에 빠진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높은 도덕률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지식과 전문적 의견을 자진해서 제공하고 답례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이러한 행위의 기준은 불분명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인간은 '복잡'한 존재임이고 이제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심리학으로 규정할 수는 없으며 각자가 쌓아온 블록이 다르기 때문에 '협력'의 반응을 보일지 '이기적'인 반응을 보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여러모로 유익한 협력을 최대한 장려하기 위한 "협력의 방향성"에 대하여 논하여 보고자 한다.


 첫번째, "좋은 문화적 관습과 성향"이다.

 우리나라의 군복무가 문화적으로 높이 평가 받는다면? 당연히 군의 필요성과 의무 복무에 대한 반감이 줄어들 것이고 (군대는 계급을 막론하고 X같다는 인식이 평균적임), 경쟁으로 등떠미는 교욱보다 연대감/공동체를 강조하는 협력에 대한 교육은 "협력"을 이끌어내는 탄탄하고 큼직한 뿌리가 될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관습과 사회적 틀은 '협력적 사람'이 성공할 수 있게하는 발판이 되고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1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연 '대한민국'에 적용될지는 의문이다. 


100년 동안 양심적인 행동에 보상을 주고 그것을 소중하게 생각한 문화가 있다면,

 양심적으로 행동하는 유전적 성향이 있는 사람들이 성공한다. 

 근래의 100년 이라면 조선 후기와 대한제국/일제 침탈 시기, 6.25 전쟁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가 있는데, 이러한 역사 속에서 소위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한 사람들은 '친일반민족 행위자'가 득세한 것을 배울 수가 있으며, 교육적 방향조차 '거대한 교육 시장'의 압력과 정부의 정책 덕분에 경쟁의 꽃인 '수능'의 방향을 틀수 없는 악순환에 놓여있다. (개인적으로 '토익'이 없어지지 않는 원인과 같다고 보고있다. 덧, 지금과 같은 '수능'이 바뀌어야함은 여러말들이 나와있으나 이미 교육시장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고 여기에서 나오는 힘도 막강하니 없애기도 고치기도 힘든 상황이라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의 틀 속에서 자라난 우리들이 남과 협력할 수있는 문화에 놓여있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오히려 협력하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일반적으로 퍼져있을 생각이다.


 바닥에 떨어진 협력에 대한 '심적 여유'와 부족한 사회적 인식/인프라를 어떻게 바꿀수 있을까? '협력'이 개인보다 막강한 힘을 낼 수 있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다. 굴지의 세계적 기업이 클라이언트와의 만남을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하는 이유는 '얼굴을 맞대는 상호작용이 협력적이고 유익한 관계를 구축하는데 필요함을 알기 때문(p91)'이다. '타인'만나 관계를 구축하고 공감과 연대감을 높여 나중에는 기업에 이익을 가져온다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으며 우리도 또한 안다. 


"공평함"의 정의는 보편적 이지도, 견고하지도 않다. 그것은 문화적 규범에 따라, 개인의 해석에 따라 달라진다. p126


훌륭한 사회적 행동을 자극하고자 한다면, 규범을 만드는 것외에 정상적이고 타당하다고 간주되는 행동에 대한 명확한 신호도 정해주어야 한다. p142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특정한 일에 '협력'을 하지 않는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각자가 쌓아온 블록(개성), 협력을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고 문화적 규범도 다르며 법 또한 다르기 때문이다. 협력을 존중하는 사람의 인식과 그 인식을 뒷받침 해주는 문화적 규범/ 법. 이는 어릴적에는 친구와 함께 놀게하는 협력적인 행동을 권장하고 가르치면서, 고학년이 되어서는 친구가 아닌 경쟁 상대가 되며, 성인이 되어서는 경쟁을 넘어서 제치고 지나가야할 대상이 되어버리는 우리 나라의 세태. 물에 빠진 사람을 목숨을 걸고 구하고 인공 호흡으로 살려놓으니 신체 접촉을 했다고 성추행범으로 몰리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들이 매일 뉴스를 장식하고, 진실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닌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아웅을 하는 줏대없는 법 집행이 '협력'이라는 단어를 땅 속 깊숙하게 묻어버리고 꺼낼 수 없게 만들고 있다.


 28일 헌법재판소는 아청법 제2조 제5호, 제8조 제 4항 등에 대한 위헌제청 사건에서 헌법재판관 5(합헌), 4(위헌) 의견으로 합헌을 결정했다. 아청법 제2조 5항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될 수 있는 사람·표현물이 성적 행위를 하는 영상 등을 아동 ·청소년이용 음란물로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아청법 해당 조항이 죄형법정주의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아동이나 청소년이 출연하지 않고 성인이 교복을 입는 방법으로 음란물을 찍더라도 이를 배포할 경우 아동이 출연한 음란영상물에 준해서 처벌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 mk뉴스 -

 위에서 언급하듯이 요즘 '아청법'은 '교복'과 같은 '눈에 보이는 것'으로 아동음란물의 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이는, 머리가 벗겨지고 얼굴이 썩어 있어도 나이가 고등학생이라면 고등학생인 것이고 '교복을 입어도' 80세라면 80세로 보아야 하는 '잣대'에 대한 기준이 희미해 지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물론 아동음란물을 촬영하는 인간은 독방에 가둬서 평생 묵혀두어야 한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개인이 스스로의 이기심을 넘어 협력을 하기위해 '협력을 해야겠다'라고 마음을 먹게하는 장치를 사회적/문화적으로 마련해야 함을 잘알았다.


 나에게는 이런 원칙이 있다. 혹시 이 원칙들이 당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원칙들도 있다. p158


 인간은 자신이 옳고 공평하고 정상적이고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행동에 아주 많이 신경을 쓴다. p162

 인간이 행동을 바꾸는 점은 협력의 상대적 비용이 이기적인 행동이나 배신으로 얻는 상대적인 이익이 협력을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교해 적어졌을때 더 많은 사람들이 협력할 것이다. (p165) 더우기 쓰레기 분리수거나 사회적 규범을 보상/처벌로 지키는 것이 아닌 자발적으로 하는 이유는 '인간이 사회적 테두리' 안에 살고 있다는 인식에 있어서라고 생각된다. 특히, 자신의 선호도나 원칙, 행동으르 직접 제어한다고 느끼려는 인간의 본성은 자신이 보상과 처벌에 의해 조종되거나 통제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잠재의식에서라도 거부하거나 반항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p171. 구축현상 :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자율성에 대한 욕구가 있다.)


 결국 '협력'은 협력을 뒷받침해주는 모든 것을 넘어 '개인의 기준'에 따라 좌지우지 되기 때문에 우리는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아야함을 강조한다. 중간 중간에 작가의 의견에 반하는 나의 의견을 넣어놨는데... 과연 가능할까? 라고 생각하는 의구심이 들긴하나...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이미 협력을 실천하는 사람이 존재하니 우리도 이와같이 '협력적'인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야 하지 않을까?


<협력을 위해 해야할 모든 것>

의사소통/틀.적합성.진정성/공감능력.연대감/공평성.도덕성.사회적 규범으로 도덕적 시스템 구축/평판.투명성.상호호혜/다양성을 위한 설계


<책 속 한마디>


1. 금전으로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은 본질적으로 보람이나 존경, 가치와 관련된 일에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필요 조건도, 충분 조건도 아니다. 그리고 고도의 노력을 뒷받침해주는 훌륭한 사회적 구조에 어울리는 일자리와 자리는 그런 조건에서 성공하는데 특별히 애쓰는 사람들을 쉽게 끌어들인다. p183

2. 인간의 욕구와 목표, 동시는 다양하다. 인간은 어느 정도까지는 물질적인 이익에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관심있는 다른 많은 것들이 사리사욕에 압도되도록 놔둘 정도로 이익에만 몰두하지 않는다. (중략) 서로 협력하는 사회와 조직, 기술 스스템을 설립하고자 한다면, 이 모든 동기들과 그 동기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설명해주는 시스템을 세워야 한다.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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