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학력 붕괴 시대의 내 아이가 살아갈 힘 - 인생을 개척하는 강인함을 기르기 위한 인간주의 교육의 제시
텐게시로 지음, 장현주 옮김 / 오리진하우스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살아갈 힘]

[★★]

[노래와 춤과 기도]

[2016. 7. 18 완독]





'N차 교육과정'이라는 것은 7차로 끝이 났구나... 요즘은 2015년, 2016년 교육과정으로 이름을 바꿔서 부르고 있네? (나도 아재군)

아무튼.

 고등학교에서 학업을 마치든 대학교/ 대학원까지 학업을 이어가든 여러 사람과 교육에 관한 얘기를 잠깐이라도 나눠본다면 "잘하고 있다."라는 긍정적인 답변이 바로 튀어나오지는 않는다. 물론 이상과 현실이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알고 있으나, 다들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는 부분이 수십 년에 걸쳐도 고쳐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의 자리가 좁아지고, 비정규직이 확산되었으며(너무 뉴스에서 떠들길래 얼마나 하나 싶어서 통계청을 뒤졌더니 비정규직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네... 전혀 좋은 소리는 아니군)... 그냥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본다.

 그 좋다는 낙수효과, 엘리트 시스템의 허상이 보이거나 붕괴되고 있는 시점에서 어느 사람들은 묻는다. 그 원인이 교육에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지금의 공교육은 아이들에게 엄청난 인내와 고통을 강요하고 있다. (p85)


 장황한 말을 자꾸 늘어놓는 것 같은데 <살아갈 힘>의 요지는 교육이 교육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교육의 가장 기초적인 기능인 인격도야를 위한 기초와 사회 구성원으로써 행동하기 위한 사회성 기르기, 남과 함께하는 방법 등이 있다. 그러나 오로지 1%가 되기 위한 무한 경쟁의 교두보 이외에는 아무런 기능을 하고 있지 않은 현 교육 실태가 안타깝다고 작가는 말한다.

 보이지 않는 계층의 벽을 허물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오로지 교육이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그러니까 사교육이 심화되든 야간자율학습이 강제되든 침묵하는 것이겠지) 이러한 다수의 의견이 득세를 하여 인성 교육을 등한시한 결과가 날이 가면 갈수록 터져 나오고 있는 지금. 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한번 재고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링크 : 관광객 소음에 못 견뎌 벽화를 지운 주민) (링크 : 이해와 배려가 사라진 사회)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노래'와 '춤'과 '기도'(p198)


 또한 '남을 도우면 손해 본다. 인식이 많은 사람들에게 깔려 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의 자유인 개인주의가 아닌 남이 받는 피해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이기주의가 득세하고 있는 사회 분위기(사회현상) 속에서 교육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살아갈 힘>에서 시원한 대답을 해주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시행한 일본의 유토리(종합인성)교육 조차 실패를 했다고 하니까. 교육으로 해결될 일은 아닐 것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을 이끌지 못하는 것이 교육에만 한정 지을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 사회 전반의 사안이니까 말이다.

  새로운 사회 집단에 참여할 때마다 우리들은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 사회 집단 특유의 풍습이나 규칙을 파악한다. 그리고 그 사회집단 안에서 인정받고 평가받기를 기대한다. 그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페르소나, 자아, 초자아 등이 연마된다. 그에 따라 자아 정체성, 가치관, 인생의 목적 등도 형성된다. 이것들은 모두 사회에서의 위치, 즉 '타인의 눈'을 의식하면서 자라나는 것들이다. (p216)

 
주입식 교육이 아닌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인간 깊은 곳에서 끌어내는 교육. 타인을 생각하고 수용하는 마음과 본능을 넘어선 올바른 이성을 기르기 위한 교육. 무엇을 배운다는 몰입의 즐거움과 대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교육. 너무 좋다. 하지만 .. 꿈에서나 볼 수 있을까? 신기루 같다.

 그저 <살아갈 힘>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교육'에 대한 생각보다는 더 넓게 사회 전반적인 의식과 제도적인 부분이 받쳐줘야 다음 세대에게 이전 세대의 좋은 것들을 물려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크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고 했다. '요즘 얘들이 문제야'라고 말하는 어른은 그 자신이 올바르게 살고 있는지를 꼭 뒤돌아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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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채식주의자]


[★★★☆]


[충격과 공포다! 그지 깽깽이들아!]


[2016. 7. 18 완독]



⊙맨부커상이란?


맨부커상(Man Booker Prize for Fiction)은 영국에서 출판된 영어 소설을 대상으로 그 해 최고 소설을 가려내는 영국의 문학상으로서, 전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영국 연방과 아일랜드, 짐바브웨 국적의 작가만을 대상으로 했으나, 2013년부터는 작가의 국적과 상관없이 영국에서 출간된 모든 영어 소설로 대상을 확대했다. 2005년부터는 맨부커 국제상(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이 추가로 만들어졌다.

<출처 : 위키백과(#링크)>


 오랜만에 찾아간 도서관 '신간코너'에 척~ 하니 꼽혀있는 <채식주의자>. 요즘 너무나 핫한 책이라 쉽게 빌리기도 힘든 책인데 이렇게 쉽게 만나게 되다니 오늘 도서관에 오기를 잘 한듯싶다. 작가 한강의 <채식주의자>... 쉽게 말하자면 외국에서 칭찬받은 책이다.


 솔직히 TV에서 계속 맨부커, 맨부커하니까 그런 상이 있는가 싶는거지 문학상 중에서 가장 유명한 상은 노벨문학상 아닌가? 발표 시기만 되면 "한국의 OOO 작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는 기사 제목을 뽑아내며 광고를 하니 말이다. (기자가 돈 버느라 고생이 많어.. 참)


 책에 관해서 쓸데없는 반골(反骨)기질이 좀 있어 '괜히 책이 유명해지니까 보기 싫다. ▶ 나중에 보게 리스트에 올려놓자. ▶ 어느 순간 잊어버려 보지 않음.'의 악순환을 끝내고자 얼른 뽑아 들었다. 그리고 읽자. (30쇄의 위엄!)



 그저 재미있다. 흥미롭다.라고 얘기는 할 수 있는데 좋은 책이니 다른 사람에게 추천해주자 라고 <채식주의자>를 평가하기에는 조금 애매하다. 분명 책 속에 빠져드는 몰입감이 존재하지만 책을 덮고 나서 첫 번째 느낀 감정은...






(지금의 내용부터 스포일러 포함 - 리뷰니까.)




"<채식주의자>는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그리고 그들의 꿈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

 -맨부커상 선정 이유-


 ...

충격과 공포였다. 분명히 TV에서 그렇게 <채식주의자>를 찬양을 할 때는 '채식주의를 선택한 한 여인이 받는 고난과 역경' 정도로 표현을 하길래, 고난과 역경이라고 해봤자 얼마나 심하겠어...라는 생각이 엄청난 착각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채식주의자.

남편은 수수한 그녀가 좋다고 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주 평범한 부부. 신혼의 짜릿함은 희미해졌지만 오랜 결혼 기간만큼 성숙해진 부부의 일상적이고 단조로운 삶.



 "꿈을 꿨어."



 이 한마디로 시작된 아내의 급작스러운 채식주의 선언에 남편은 놀랐지만 불평하지 않았다. 한 사람이 철두철미하게 변하면 다른 한 사람은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니까... (p23)


 꿈에서 무엇을 봤을까? 무의식에 잠들어 있던 어떤 트라우마가 깨어난 것일까? 알 수 없는 표정의 아내가 걱정되어 장인 장모와 처형과 형님의 도움을 받는 남편. 모두가 집으로 찾아와 고기를 권하는 장면이 압권. 차분한 권유에서 격정적인 강요로 강요에서 이제는 몸을 붙잡고 억지로 입에 고기 한점을 먹이는 촌극 끝에 칼로 자신의 팔을 그어버리는 장면은 충격의 서막일 뿐.



아무도 날 도울 수 없어.

아무도 날 살릴 수 없어.

아무도 날 숨 쉬게 할 수 없다.

p61

"... ... 그러면 안 돼?" 

p64


 나는 필사적으로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다. 남편에게 수수함을 강요받은 아내의 억압된 가정? 어릴 적 트라우마의 발현? 미지의 덩어리? 꿈 하나로 급격하게 변해가는 아내를 읽어가다 '꿈'이 묘사된 부분을 다시 읽기도 했지만 오리무중. 아직 받아들이지 못한 내용 사이에 아내의 손에는 찢긴 새의 몸뚱이가 쥐어져 있었다. (이거 뭐야...)


 몽고반점.

그는 처제를 사랑했다. 아니 탐했다고 하는 게 맞다. 그냥저냥 살다가 지금의 아내와 만나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내에게 없는 무엇을 처제는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아직도 엉덩이 어딘가 몽고반점이 있다는 아내의 말이 포르노그래피의 한 장면처럼 그의 상상 속을 맴돌았다.


 그에게 그것은 그저 추한 상상일 뿐이었다. 자신에게는 아내와 아들이 있었고, 처제에게는 남편이 있었다. 처제에게 일어난 채식주의 사건으로 남편과 이혼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지금. 그는 상상 속의 몽고반점을 현실로 불러왔다. 치료의 일환으로 보디페인팅을 제안한 그에게 아무런 감흥 없이 일을 수락한 처제는 기꺼이 몸을 맡겼다.


 화려한 색채로 몸에 꽃을 그리며 작품을 완성한 그는 희열과 동시에 처제를 탐하고 싶은 욕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신의 몸에 꽃의 화려함을 입히면서 쓸쓸한 얼굴의 처제를 범한다. 그리고 그 끝은 당연히 파멸.

​ 나무 불꽃.

석 달 전, 그녀의 여동생이 발견되었다던 숲은 어디쯤이었을까.(p152) 이제는 폐쇄 병동으로 이송된 동생은 죽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듯했다. 아무것도 먹지 않아 깡마른 몸의 코에 튜브를 끼운 후, 음식을 주입한 뒤 강제로 재우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동생을 보며 그녀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자연스럽게 흐르는 시간을 강제로 멈추고자 하는 동생은 그녀에게 묻는다.



"... ... 왜, 죽으면 안 되는 거야?"

p191 

​ ... ... 이건 말이야 ... ... 어쩌면 꿈인지 몰라

p221






 그녀를 둘러싼 모든 사람의 삶이 모래산처럼 허물어져 버린 것을,

p166

 찜찜하다. 여자가 채식주의자를 선언한 그때부터 마지막까지 말이다. 왜 갑자기 그렇게 변했다는 어떤 힌트도 찾지 못한 채로 덮인 <채식주의자>를 한동안 쏘아보았다. 꿈으로 시작하여 꿈으로 끝나는 <채식주의자>. 충격을 주는 것도 모자라 내 꿈에까지 보여주려 하는 어처구니없는 맨부커 선정 이유를 다시 한번 곱씹으며 "이런 미친...." 이란 소리가 육성으로 나왔다.


 결국 남편, 형부, 언니는 어떤 죽음을 맞이했다고 본다. 평범한 삶에서의 죽음, 사회적 삶에서의 죽음, 정신적인 죽음 등등 이들에게 갖다 붙일 단어는 많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결국에는 어떤 죽음을 맞이한 3명과는 반대로 스스로의 죽음을 선택하고 있는 아내이자, 처제이자, 동생인 여자가 "죽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왜 죽으면 안되는 것이냐?" 라며 언니에게 되묻는 물음을 읽는 순간. 오직 그녀 만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친 소리 같이 들리겠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다.


 어떤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를 송두리째 죽음으로 묘사하며, 고고한 고행자처럼 묘사되는 여자를 멀찌감치 지켜보니 <채식주의자>라는 책을 추천할 수는 없겠더라. 작가의 역량과 책의 흥미, 몰입은 훌륭하지만 결코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그런 책.


 결국, '충격과 공포다!! 그지깽깽이들아.'라는 짤 이 적절하네.





  따로 있을 때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합해지면 그 중 어느 것도 아닌 다른 이야기 -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 - 가 담기는 장편소설

- 작가의 말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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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하늘을 가져라 - 나무에게 배우는 자존감의 지혜 아우름 13
강판권 지음 / 샘터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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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하늘을 가져라]


[나라는 나무]


[2016. 6. 30 완독]


[샘터 출판사 물방울 서평단 활동]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무가 이미 우리들에게 스승이기 때문입니다.

p171

 나무는 오로지 자신을 위해서 치열하게 살아갈 뿐입니다.

p9


 거리를 지나가다가 동네 정자에 설설 앉아 있는 아는 아저씨를 보고 음료수 한잔 얻어 먹으며 듣는 얘기. '인문

+ 교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샘터의 [아우름] 시리즈는 그래서 좋다. <논어> <맹자> <주역> 등과 같은 사서삼경도 아니고, 소크라테스나 플라톤 같은 위대한 철학자의 말을 풀이한 것도 아니다.


 어찌보면 인문(人文)이라는 단어의 가장 기초를 보여주는 느낌의 책. 그냥, 사람이야기. 몇 가지 장점과 수만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는 평범한 우리의 이야기. 그래서 아우름의 13번째 시리즈는? 나무 좋아하는 아저씨 이야기, 나무덕후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보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경험에 관심을 갖지만, 어떤 경우라도 지금까지의 삶을 만들어 낸 나의 경험이 세상 무엇보다 독창적이고 가치 있지 않을까요.

p17

 나무는 각자의 뿌리를 갖고 살아갑니다.

p26


 화사한 노란색 꽃을 보여준 나무. 무성하게 자란 초록 이파리를 날리며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 깨끗하게 떨어진 빨간 낙엽잎을 주워 책속에 넣어 두었던 어린날의 추억 속의 나무. 앙상한 가지에 내린 눈을 털어 방심하고 있는 친구 머리에 한방 먹여주게 도와준 나무. 지금 생각하면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높은 곳까지 나무를 탔었던 기억. 생각해보니 나무에 대한 추억이 몽글몽글 솟아 난다.


 뿌리. 줄기. 가지. . . 그리고 열매.

나무를 통해 찾은 작가의 삶에 대해서 얘기를 듣다보니, 내 생각은 다른 곳으로 달려 간다. 나무가 가진 특성? 정체성? 아름다움? 줄기차게 사는 것? 나무에 섞인 아저씨(작가)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덧 끝에 다다랐다. 아저씨의 경험을 나는 간접적으로 상상할 뿐이니 직접적으로는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빠른 성장이 반드시 성숙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p60

 세상 모든 존재가 돋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아울러 돋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무시해서도 안됩니다. 중요한 것은 충실히 각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고, 그것을 모두 인정하려는 자세 입니다.

p129


 그래도 고맙다.

터덜터널 걸어가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음료수 하나 얻어먹으며 침묵했던 나를 위해 '힘내라고' 응원해주는 아저씨의 넋두리가 들리는 것 같으니까. 그래도... 나무 세기 숙제는 심한 것 같아요! 그럼, 다음에 또 뵈요. 안녕히 계세요.




'무엇'에 대한 호불호는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생명에 대한 호불호는 개인의 자유가 아닙니다. 개인의 호불호가 다른 생명의 생존에 영향을 준다면, 이는 자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지켜야 할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p139

 자신보다 위대한 자연은 없습니다. 우리는 늘 자연을 위대하다고 생각하지만 인간도 자연만큼 위대합니다.


( 중략 )


 내가 한 그루의 나무를 존경하고 존중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은 곧 나 자신을 그렇게 여긴다는 뜻입니다.

p174


+ 이 리뷰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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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턴 1
유세윤.공지원 지음, 이규환 그림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유턴 Ⅰ,Ⅱ]


[★☆]


[좋은 취지와 소재를 개그로 날려먹는 만화]


[2016. 6. 13 완독]




“아날로그라는 것은 시와는 상관없이 누군가의 추억인 것 같다.
그립다. 항상 그립다. 벌써 어제가 그립다.
난, 누군가에게 기록되기보다 누군가의 추억이 되고 싶다.”

By 유세윤


 별로다.

좋은 취지와 좋은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날림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는 책도 오랜만이다. <유턴>이라는 책은 딱 작가 본인이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사람의 삶이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면 한쪽 손에는 꼭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나는 아직 피처폰을 쓰지만, 그건 내가 스마트폰을 쓰면 거기에 푹빠지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이지 결국에는 쓰게 될 것이다.) 어디서나 인터넷 세상에 연결되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공유하고 즐기는 것은 좋지만, 이에 따라 등장하는 스마트폰 중독을 조심하자!는 취지의 소재는 좋다.



 "다들 누구와 함께하고 있는거야?"


 지하철이 굴속으로 진입하여 주변이 어두컴컴해지자 스마트폰 '빛'에 반사된 사람들의 얼굴만 동동 떠있는 모습을 강조하며, 우리가 얼마나 스마트폰에 빠져 살고 있는지 잘 나타네 준다. 이에 스마트폰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주고자 뭉친 주인공 유세윤을 포함한 6명의 인물들의 행동에 대해 <유턴>은 그리고 있다.


 그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못쓰게 하거나, 인터넷 접속을 끊는 등의 사소한 작전이 어느 순간 스마트폰을 통해 세상을(?) 지배하려는 미지의 세력과 맞서는 모험으로 변하니 나름 스펙타클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 개그는 책에 몰입하는데 있어 큰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


 유세윤의 트랜드 마크 중 하나인 원숭이, 옹달샘의 유상무를 까는 행동, 자학개그 등 따로 떼어서 볼 때는 흥미롭겠지만 '책을 읽는다'라는 행위에 있어 이러한 양념은 잘 진행되는 이야기를 뚝뚝 끊어먹는 훼방꾼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좋은 소재와 취지를 내지 않아도 될 개그 욕심으로 망친 <유턴>이 별로라는 얘기다.



 개그를 조금... 아니 많이 덜어냈으면 깔끔했을 책이라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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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랄의 거짓말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2
이르판 마스터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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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랄의 거짓말]


[★★]


[선택의 기회]


[2016. 6. 20 ~ 2016. 6. 22 완독]




스포일러 포함.



 السلام عليكم(앗살라무 알라이쿰)

Peace be with you.

영화 <킹덤 오브 헤븐>

 우린 다르면서도 닮았으니 함께 나아갈 수 있어.

p21

 "제가 진실을 말해야 하나요?"

 "그게 최선이라고 확신 하시나요?"

p208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테두리 안에 살고 있다. 인간의 DNA는 극히 일부가 다양한 인종 간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지만 역사적, 의식적, 사상적 등의 '문화(Culture)'로 뭉뚱그릴 수 있는 거대한 차이가 존재함을 여실히 느낀다. 아무리 우리가 타인과의 다름을 인지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고는 말들은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다들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아니면 나만 쓰레기지 뭐...)


 더욱이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자국민의 보호를 위해 전쟁으로 인한 난민조차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지경인데다가, 우리나라 또한 각종 미디어에서는 "이제 한국은 다문화 시대"라고 말은 하지만 (좋든 싫든) 한민족이라는 끈끈한 고리가 있는 우리가 폐쇄적이면 폐쇄적이지 타문화에 개방적이라고 보기는 아직까지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란 다 들은 뒤에도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는 법이다. 열쇠로 자물쇠를 돌리면 문이 열리듯 내가 들었던 모든 것이 언젠가 고스란히 드러난단다.

p54


 AnyWay. 쓸데없는 서두가 길긴 했지만... <빌랄의 거짓말>로 들어가 보자. 표지가 인상적이다. 아마 인도의 물감 축제로 유명한 홀리 축제에 참여했던 아이의 모습을 찍은 것 같은데, 즐거운 축제라고 생각되지만 어딘가를 바라보는 서글픈 눈은 결코 좋지는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 같다.


 내가 아는 홀리 축제는 화합과 화해의 상징이다. 수많은 감정, 갈등 등이 화려한 원색의 물감으로 변모해 서로에게 뿌리고 묻힘으로써, 부정적인 에너지를 긍정적인 에너지로의 전환을 꾀하는 행사라 <빌랄의 거짓말>에서 묘사되는 상황과 정반대되는 성질을 내포하고 있으니 흥미롭다.



인도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너로 인해 다시 발견했으니까.

p86

 나는 눈을 깜빡이며 또 한 장의 사진을 찍었다. 흙먼지가 날리는 좁다란 골목에서 왕자가 우리에게 절을 하는 희한한 장면을...


 인도는 우리가 익히 들어온(?) 크리쉬나, 시바, 브라흐마, 비슈누, 가네샤 이외에도 '신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하고 수많은 신이 살고 있다. 다양한 신과 더불어 종교도 다양한데 생각나는 것만 나열해도 힌두교, 시크교, 자이나교, 이슬람교 등이 섞여 살고 있음을 떠올릴 수 있다.


 인도로 여행을 가본 지 8년 정도 지났으니 인도가 얼마나 큰 변화를 겪었는지는 모르나, 그 당시에 인도에서 만난 인도인은 파키스탄이라는 나라에 대해 엄청난 악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파키스탄으로 여행을 가면 엄청 위험하다", "파키스탄 국경지대로 가면 내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등 거의 우리가 전통적으로 일본에 느끼는 반일 감정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후에 들어보니 파키스탄은 '영국에서 독립 후에 종교적인 마찰로 인해 독립을 했다.'라고 간략하게 알 수 있었는데 아직도 분쟁 지역이 존재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양국의 갈등이 어마어마함을 추측할 수 있었다.



 "운명은 어떤 병인가요?"

p121

 "얘야, 평화는 이미 흔들렸어."

 "깨졌지요."


(중략)


 "그래, 네 말이 옳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수리하거나 치유하기되 한단다."

 "얼마나 걸릴까요?"

 "그거야 사람의 의지에 달렸지."

p143


 이러한 양국의 대립이 점철되어 갈라서기 직전이 <빌랄의 거짓말>의 배경이 된다. 힌두교, 시크교인 초타와 쌀림을 친구로 둔 이슬람교인 빌랄.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분쟁으로 인도는 분리될 것이 자명 해지고 종교적인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물리적인 충돌로까지 번지는 상황에서 빌랄의 관심은 오직 아픈 아버지뿐이다.


 병으로 심신이 약해진 아버지가 분쟁으로 인해 인도가 쪼개진다는 말을 들으면 상태가 더욱 악화될 것을 두려워한 빌랄은 아버지를 속이고자 한다. 처음에는 친구 초타와 쌀림이 도움을 줬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의사 선생님, 담임 선생님, 인쇄소 아저씨 등 아버지에게 도움을 받았고 또한 아버지를 걱정해주는 이들이 빌랄의 거짓말에 동참함에 따라 빌랄이 원한대로 멋진 인도의 모습을 기억시켜드리게 된다.



 난 '새로운 파키스탄'이란 게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

p197


 이러한 가슴 뭉클한 빌랄의 하얀 거짓말과는 반대로 격화되는 인도인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는 배경이 빌랄을 더욱 빛나게 한다. 평소에 의사 선생님을 도와 외지의 마을을 치료하러 다녔는데, 이제는 이슬람의 스파이 취급을 당하며 구타를 당하기도 하고, 이슬람교를 믿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구타를 맞을 상황에 처하는 상황 등이 계속되면 와중에 모든 종교와 이념을 초월해 오직 아버지 하나만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빌랄이 빛나다 못해 성스럽기까지 하다.


 결국, 서로 간에 쌓여진 갈등이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빌랄은 마을을 떠나게 되고 친구들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지만 빌랄의 따뜻한 마음만은 남아 있을 것이다. 어른이 된 빌랄에게 전해진 아버지의 편지에는 이미 인도의 분리를 알고 있었다는 아버지의 얘기가 실려 있었지만, 아들의 따뜻함을 간직한 아버지와 편지를 통해 아버지의 따스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 빌랄을 끝으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물론 갈등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종교적인 갈등은 소모적이기만 할 뿐 전혀 인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편인데... 각 종교의 주된 교리에는 꼭 타인이 존재하는데 현실은 타인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이러한 점이 참 아이러니하다. 인간의 불완전함으로 몰아가기에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말이다. 과연 <빌랄의 거짓말>에서 그랬듯이 '선택의 기회'는 있을까? 아니면 기회가 왔을 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선택의 기회는 언제나 있어."

p258 

"네가 나의 인도란다."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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