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자들 환상문학전집 8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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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귄의 책을 얘기할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장편인 빼앗긴자들을 드디어 읽었다. 본래 대학교때 하야까와문고판으로 읽기 시작했으나..아뿔사..그 책을 버스에 두고 내려서 결론을 보지 못했던 바로 그 빼앗긴자들이다.

사실 그 명성이 자자한 르귄이건만 그의 작품은 어둠의왼손외엔 읽은것이 없다. (어쩜 어렸을적 단편으로 몇몇 본것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저자가 누군지 모르고 봤었으니.). 어둠의왼손은 성차가 없을 경우에 관한 비교정태분석을 한 사회적인 실험이지만 아름다운 신화이기도 했던 아주 굉장한 작품이어었다. [빼앗긴 자들]도 마찬가지로 무정부주의(사회주의, 공산주의, 무소유주의)자들의 세상과 자본주의 세상에 관한 비교정태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은유적인 세계를 상정하고 쓰는 소설의 경우 대부분 유치하거나 재미없다. 이런 시도로 아주 진부하게 된 부분은 바로 전체주의에 관한 소설일것이다. 이미 [멋진 신세계], [1984] 등이 나왔고 그 후로도 자주 이런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저자가 난 이런 어려운 생각도 해봤어. 내 소설은 아주 철학적인 소설이야..라는 자아도취속에서 아주아주 유치한 소설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1993년 스포츠 서울 신춘문예 SF부문 심사를 했을때(어떻게 하게되었나 묻지마시길..비공식적인것이었음)..이런 시도의 소설이 무척 많았으며..읽어나가면서 나오는 구역질을 참느라 큰 곤욕을 치뤘었다.

하지만 이 르귄의 소설을 달랐다. 가장 큰 차이점은 그 세계 하나하나를 정말 생생한 살아있는 세계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어둠의 왼손]에서도 그 행성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무척이나 현실감있었고 인물은 생생했었으며 그 세계의 신화들을 하나하나 창조해서 사이사이 삽입했던 것에도 볼 수 있었던 점이다.

무소유와 소유라는 점, 남녀 차별, 그리고 무소유 무정부주의자들사이에서 삭튼 관료주의와 주인공의 순수성으로 인해 겪게되는 경험과 사랑. 정말 감동적이었다. (여담으로 PDC들이 보이는 행태는..대학교때 운동권학생들에게서 자주 볼수있었다. 그들을 매도하는건 아니지만..)

이미 고전의 반열에 들어선 소설이 이제사 번역되어 나오는 한국의 현실이 서글프다. --Nyx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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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31 16: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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