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보트 비밀일기
제프리 마이클 브룩스 지음, 문근식 옮김 / 들녘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U보트에 대해서는 '10년 25일'과 같은 거시적인 회고록이나 분석된 내용은 어느정도 존재하지만, 이와 같은 꼼꼼한 한 개인의 기록물은 그리 많지 않다. 책에서도 언급되지만, 개인기록이 금지되어 있었고, 또 U보트의 손실률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 보다도 끔찍한 수준이었기 때문이었다. 'U보트 비밀일기'는 개인적인 기록물이지만, 거창한 비망록같은 것이기 보다는 거의 소설에 가까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내용면에서는 정말 소설같다고 할 수 있다. 최고심도 기록이라던가, 최소형 선박 격침이라던가. 종국에는 마지막 U보트가 되기도 하는 걸 보면 정말 한 사람의 경력이라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지만, 정말 사실이라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2차대전 중 대서양 해전 부분에 대해 흥미가 있는 사람, 잠수함전에 흥미가 있는 사람, 그리고 해양소설이나 잠수함 소설, '특전U보트'를 좋아하는 사람은 논픽션이지만 충분히 볼만하고, 그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쟁과 영웅
귀도 크노프 지음, 이동준 옮김 / 자작나무(송학) / 200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마도 광고라던가, 다른 매체를 통해 '병사들이 성조기를 세우려 애쓰는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워싱턴DC에 가도 이것을 형상화한 기념물이 남아있고, 또 미국인들에게는 애국심과 승리의 상징처럼 남아있는 사진이다.

또, 베트남 전에서 즉결처형의 순간을 찍은 사진이나, 네이팜 탄에 입은 옷이 타버린 여자아이의 사진, 베를린에서 소련깃발을 세우는 병사의 사진 등은 자주 인용되고, 전시되는 유명한 사진들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사진은 단순한 한 시간의 기록이 아닌, 세계를 움직이고, 역사의 흐름에서 한 토막을 가져다 옮긴 그런 사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진에는 저마다 숨은 의미가 존재하고, 그 안의 사람들 역시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 것은 자명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런 것을 알아주지 않고, 그저 공식화된 미디어의 설명만으로 흘려보내기 일쑤이다.

이 책은, 그 숨은 의미와 사연들을 파고들어 기록하고 있다. 이오지마의 해병대들이 격전끝에 간신히 세우는 것이 아닌, 나중에 깃발을 고쳐 세우다 촬영된 것이었다는 점이나, 네이팜 탄의 끔찍한 참상을 고발한 여자아이는 지금도 그 상흔을 가진 채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이 책은 알리고 있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이야기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번이라도 이런 사진에 대한 의문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이 책의 내용을 읽어볼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참고로, 이 전쟁과 영웅이라는 편에는 주로 2차대전과 베트남전에 집중되어 있지만, 중동전쟁과 한국전쟁도 한 편씩 다루고 있다. 전쟁사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읽어볼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또, '전쟁과 폭력'이라는 제목으로 같은 저자의, 같은 스타일로 쓰여진 책이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이쪽은 전쟁사 보다는 독일 현대사에 좀 더 밀접한 편이지만)한번 읽어볼만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란체스터의 법칙
이영직 지음 / 청년정신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군사학 부분에서 자주 언급되는 '란체스터 법칙'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현대 전쟁에서 거의 맞아들어가는, 그래서 전략적 수준에서 많이 이용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 화두, '란체스터의 법칙'과 x와 x^2의 이야기를 경영계의 사례들로 치장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수학적인 모델과, 이걸 좀 두루뭉실하게 끌어다 해석하는 기업 사례들은 보기보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고, 또 경영전략적 관점에서 좀 더 너른 시각을 보여주는 편이다.

하지만, 앞서 여러 리뷰어들이 말했듯이, 방만하게 끌어다 놓은 사례들 때문에 이야기가 좀 중언부언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필자의 글 실력 덕인지 중언부언하다 못해 읽는 사람이 열받아 책을 집어던질 수준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양에 집착하려 한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특히, 경영이 아닌 군사적 견지에서 접근하려는 사람들은 앞의 수십 페이지를 빼고 나면 완전히 뒷통수 맞은 기분이 들지 않을까 염려될 정도다.

그래도 마케팅이나 경영전략에 대해서 뭔가 이야기거리를 얻고 싶은 분들이나, 흔한 경영서적들에 '뭐가 이리 복잡하노?'를 연발하는 사람들(그래도 제곱근 정도는 알아야 하지만)은 한번 정도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읽어볼만 할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제국건국사 1
윤민혁 지음 / 시공사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대체역사소설이란 장르는 의외로 뿌리깊은 장르라 할 수 있다. 옛날의 식자층에서도 이런 놀이를 했을 것이고, 아마 역사를 배우면서 '만약 이랬다면' 이라는 가정을 두고 상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런 관점에서 접근하는 소설은 해외에서는 종종 존재하는 편이고, 과거 우리나라의 통신연재 공간에서도 종종 나타났던 장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통신연재 대체역사소설은 대부분 그 가치면에서 빈약한 편이라 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국사시간에 접한 한정된 이미지와 빈약한 실증 자료, 그리고 종종 이 시절에 겪는 팽창주의적 민족주의에 대한 동경, 반일감정으로 표출되는 대일 열등감의 잔존으로 인해, 근본적으로 오도되고 빈약한 소설이 잠시 나타나고는 사라지는 그런 판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민혁님의 이 소설은 이런 한계를 넘고자 무수한 노고 끝에 탄생했다 할 수 있었다. 통신연재 시절부터 그 과정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앞서 언급한 우리나라 대체역사소설의 한계점들을 넘어선 소설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어느 분께서 '편집증적인 수준'이라고 할만한 대량의 실증 자료를 토대로, 팽창적 민족주의의 망령을 떨쳐내고 탄생한 진정한 의미에서의 대체역사소설이라 말할 수 있겠다.

김경진님의 '데프콘'을 통해서 한국에 밀리터리란 장르 소설이 탄생한 것 처럼, 이 작품으로 인해 대체역사란 장르가 탄생하여 여러 밀리 폐인들에게 활엽수가 되기를 기대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빠른 시일 내에 2부가 나와주기를 기대한다...안 나온다면 손발이 거시기 하는 그것을 할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한민국사 - 단군에서 김두한까지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1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민국은 정말로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운 나라일가? 이런 의문을 던졌을 때 대부분은 '한강의 기적'이나 '수출 드라이브'를 떠올리면서, 좀 류가 다른 분들은 '반공의 십자군'이나 이런 표현을 쓰면서까지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숨은 사실들은 누구도 꺼내보지 않았고, 그 자체를 진지하게 말하는 것이 금기였기도 했다.

이 책은 해방후 역사에 겨우 10페이지 남짓 할애하는 국사책과 여러 기성언론들이 묻어두려 하거나 변죽만 올리다 만 '대한민국의 역사'의 다른 한 면을 정리한 책이다. 북괴의 남침과 만행, 정의의 우군 미국이라는 강요된 이미지 뒤에 숨어있던 또 다른 일면을, 그리고 보수의 탈을 쓴 자들의 정체를 고발하고 있다.

아마도 이 책의 견해에 전혀 동의 안할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된다. 특히, '빨갱이'라는 말을 잘 쓰는 분들은 이 책을 보면서 심기가 많이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현대사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그리고 '기성언론의 안개' 너머에 있을 진실을 보고자 한다면 스스로의 심적 무장을 풀고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나서 정말 우리가 영광되고 자랑스러워 지기 위해서는 이 책이 던지는 화두들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남는 아쉬움으로서는, 책 안에서도 종종 언급되는 월남전 참전 문제와 해방시점의 여러 이야기거리들, 그리고 좀 범위를 벗어나긴 하지만 항일투쟁사나 식민지 역사, 또 진정한 의미의 현대사라 할만한 6.29 전후의 역사들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이 부분이 매우 민감한 부분이라는 점이나 책의 균형감각에 있어 부담이 될만한 점이라는 것은 공감하지만,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작가분의 후속 저작에 상당한 기대가 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