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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나다움을 주기로 했다 - 나다움을 찾아가는 다섯 가지 마음 습관
고정욱 지음, 금요일 그림 / 리듬문고 / 2020년 7월
평점 :
나다움을 찾아가는 다섯가지 마음습관! 이 소개에 이끌려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다섯가지는 "관계, 감성,인성,생각, 꿈" 이었다. 독자들의 메일에 꼬박꼬박 답장을 한다는 저자에 대해 책을 읽으면서 알게된 점은 아마 장애를 가지고 계신 분인 것 같았다. 몸이 아프면서 종종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몸에 장애가 있어서 평생을 불편하게 사는것과 질병때문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떨며 통증과 싸우는 삶 중에서 과연 나는 어떤 삶을 택할 것인가. 아직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했지만 어리석은 나는 여전히 그런 생각을 한번 씩 머릿속에 떠올리곤 한다.
세상일은 늘 그렇다. 살다 보면 불안하거나 소외되거나 전전긍긍할 일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에 대해 걱정하고 고민하는 것은 참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는 누구도 선택해서 태어나지 않는다. 부모님도 내가 정할 수 없고, 가정환경, 성격, 외모 등 모든 것이 다 하늘로부터 주어진다.
최근에 내가 참 많이 한 생각들이다. 난 항상 내 삶을 내 마음대로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는 것은 잘 없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뜻대로(이것도 올바른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흘러가는것만 같았다. 그래서 최근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우주의 뜻에 하느님의 뜻에 나를 온전히 맡겨보기로 했다. 물론 아파서 힘든 시간들이 오면 다 치우고 떠나버리고 싶지만 그것마저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이제는 안다.
'관계'파트에서는 몸이 불편한 저자를 친구들이 번갈아 엎고 산행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처음에는 담임 선생님 때문이었을지 모르겠지만 그 뒤로도 저자에게는 그 친구들이 참 든든한 벗이 되었던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사실 나에게도 그런 친구들이 있을 것이다. 나를 엎고 산을 오르진 못해도 내 이 힘든 마음을 항상 함께 지고 가주는 친구들. 몸이 힘들다는 핑계로 연락을 다 끊었던 소중한 사람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여전히 옆을 든든히 지켜주는 소중한 이들도 다시한 번 생각했다.
어릴 적 들은 격려의 말 한마디는 얼마나 중요한가! 무심코 해준 한 두마디 격려의 말이 아이의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역으로 '너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라고 단정 지어버리거나 불쌍하다는 듯 혀를 차는 행위는 무언가 해보려는 아이의 용기와 의지를 단번에 꺾는 잔인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어릴 적 아빠는 "그래서 뭐를 하겠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셨다. 늦잠을 자도, 운동을 안해도, 뭔가 내가 부족한 모습을 보일때 마다 그 말씀을 하셨는데 그래서 나는 석사를 졸업할때 까지 거의 30년 가까이를 '나는 뭔가 할 수 없어, 뭔가를 이루기엔 부족해' 하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냥 뭔가를 이루고 해내야겠다는 생각도 버렸고 그 말에서도 벗어났다. 그리고 아빠역시 부모님께 그말을 끊임없이 들어온 상처를 우리에게 되풀이 한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가끔은 아쉽다. "넌 뭐든지 해낼거야, 못해도 괜찮아. 해본것이 중요하지. 어떤 상황에서도 나는 너를 믿고 응원한단다."라는 말은 누군가 나에게 꾸준히 해주었었다면... 지금의 나는 조금 더 다른 인생을 살고 있었을까?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 했지만 성인인 나도 참 배울 점이 생각할 점이 많았다. 사실 나 역시 아직 상처받고 자라지 못한 그 시절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을 통해 나를 나다움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접하고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