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 뭐더라. 마가린? 마그릿? 마그리트, 그래, 마그리트의 껍질.”
‘마그리트의 껍질?’
3초? 길어야 5초를 넘지 않았을 것이다. 깊은 이마 주름, 꽉 다문 입술, 일그러진 눈매. 이병우 팀장의 얼굴이 얼음처럼 경직됐다.
찰나였을 뿐이지만, 난 모든 것을 보았고 기억했다. 망막에 맺힌 이미지는 내 시신경에 의해 정보로 바뀌었다. 필요한 것과 필요치 않은 것들을 구분하고 보강, 필터링해 세 개의 신경망 경로를 따라 머릿속 깊숙이 자리 잡은 처리 장소로 전달됐다. 후두엽을 거친 정보는 두정엽에 도달하면서 얼굴 근육의 위치를 파악했고, 공간 개념을 더 정교하게 만들어 지금 본 장면을 종합적으로 재구성했다. 편도체와 측두엽에서는 정보가 가지는 의미, 관련된 기억, 숨은 뜻을 추론했다. 그것들은 단기 기억을 저장하는 뇌세포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저장되었다. 고성능 QHD CCTV 카메라 뒤쪽에 숨겨진 네트워크 녹화기 저장 장치처럼 미묘하게 바뀐 이병우 팀장의 표정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