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김경일 교수님과 사피엔스 스튜디오가 함께 엮은 "심리 읽어드립니다"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nezumi0712/222581486215

책을 읽기 전부터, 김경일 교수님이 지상파 방송에 자주 나오시기 전부터 유튜브를 통해 챙겨보던 사피엔스 채널에는 역사 외에 예술 문화 등의 지식을 전하는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 역시 유튜브에 등장했던 많은 내용들을 더욱 차분하게 정리해서 깊은 생각을 가능하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글은 영상과는 달리 자신의 속도에 맞춰 더욱 심도있게 생각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에 느리지만 오래 가는 생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책도 똑같이 유튜브를 통해 소개된 김경일 교수님의 강의를 책으로 엮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이전 책은 '내마음'을 중심으로 설명했다면 이번 책은 제목 그대로 '남의 마음'을 중심으로 엮었습니다.

‘결국 남의 마음이건 나의 마음이건 돌려보면 똑같은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지만, 다릅니다.

상대방을 가해자로, 나를 피해자로 올려 놓았을 때 그 해법이 다르니까요.



김경일 교수님의 장점은

첫 번째. 유쾌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화를 낸다고요? 그렇다면 그는 그냥 이상한 사람입니다. 그럴 때는 ‘저렇게 부지런히 화내는 사람도 있는데,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라고 생각하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못난 사람들이니까요. p281

​

‘너무 고민하지 말고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그렇게 노력해도 변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못난 사람입니다.’

너무 애만 쓰다보면 정작 자신을 사랑할 수 없으니, ‘노력의 적정선’에 대해 명확하고 유쾌하게 정의해 줍니다.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두 번째. 공감합니다. 책의 사례나 저자의 마음에 공감하게 되고, 내 마음이 위로받게 됩니다.

‘맞아, 나도 그랬어.’

‘아, 내가 그 때 그런 마음이었구나.’하는 식의 대입이 쉽게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책을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은 상태로 끝까지 읽게 됩니다.

세 번째. 내가 가해자가 될 수도 있음을 상기시켜 줍니다.

상대방에게 상처받은 내 마음을 위로받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나도 누구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존재임을 알려줍니다.

공감과 위로를 받다보면 내가 아닌 상대방이나 외부로부터 그 원인을 찾게 됩니다. ‘남탓’만 하다 또 다른 사람에게 비슷한 상처를 받게 되면 세상이 미워집니다.

“왜 나만 갖고 그래!”

하지만 이 때 ‘이런 상황이 여러 번 일어나는 것은 나에게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라는 ‘성찰’을 이끌어냅니다. 그 성찰을 이끌어내는 여유와 마음의 힘은 공감과 유쾌함에서 얻어지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책도 이 세 가지 장점이 모두 들어가있습니다.

책을 읽기 전 혹시 내가 보지 않은 에피소드는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피엔스 스튜디오의 영상목록을 먼저 둘러보았습니다.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WFNKrYyaIP5VEoxTIy7-JCysJLtocAvc


충분히 공감이 되는 에피소드들이 많습니다.

‘그래. 그 때 나도 그랬어’

‘맞아. 그 사람도 그랬던거였네’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인덱스를 붙였더니, 책이 또 고슴도치마냥 삐쭉삐죽해졌습니다.



여러 사례와 해석이 공감되었지만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가지 주제를 고르자면 ‘나르시시스트’입니다.

올 한해 저희 심리학 주제는 ‘나르시시스트’였습니다.

모시던 상관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시면서 새로운 상관을 맞게 되었습니다.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부족했습니다. 거기에 로얄패밀리. 빠른 업무처리를 닥달하지만 막상 보고를 하면 쳐다보지도 않고, 확인한다고 해도 결정하지 못합니다.

“이해력의 문제인가? 아니면 문해력?”

그러다가 우연히 상사의 읽지 않은 이메일의 수를 확인했습니다. 1237통

수도없이 카톡방을 만들어 모든 진행사항을 공유토록 지시합니다만, 막상 보고를 해도 확인하지 않습니다.

늘 복잡한 상황에 자기를 노출시키는 사람 중에도 한눈파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실 사람뿐 아니라 어떤 물건을 고를 때 확실히 결정하지 못하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자신이 진짜 뭘 좋아하는지 모르고 그 감정을 믿을 수 없으니, 결정을 번복하고 싶어하고 또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두려 하는 것이지요. 82p

그동안 직장 생활을 하며 ‘상식’적이지 않은 의사결정을 하는 리더들도 많이 경험했습니다.

그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을 겪을 때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제목처럼 지금은 맞고, 그 때는 틀리다’라고 농담을 하며 위안하거나,

‘내가 큰 그림을 이해 못했구나.’ ‘이게 옳은 방법은 아니었지만, 적절한 방법이었구나!’ 하고 생각을 고쳐먹을 때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지시 대명사가 가득한 애매한 지시, 목적어와 주어가 없이 단어를 늘어놓는 톡문자

지시를 되묻고 그 시간동안 일의 방향을 합의하고 정리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결국 자신의 맘대로 전달되지 않는 상황에 짜증을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서류를 보면서 짜증을 내는 상대에게 ‘어느 페이지, 어떤 부분이 마음에 안 드시는지 말씀해 주시면 반영하겠습니다.”라고 했을 때 ’너희가 이러이러해서 그래‘라는 식으로 답하면 짜증내는 사람이 함정에 빠지는 겁니다. 반면에 “왜 그렇게 마음에 안 드세요?”라고 대응하면 “일을 이딴 식으로 하니 그렇지.”하며 상대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화를 키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결국 신경질 내는 사람의 술수에 말려들게 된다는 것이지요. p229

이렇게 해도 소용없었습니다.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일을 점점 수동적으로 하게 되고 더 자주 부딪치는 일이 생겼습니다.

“도대체 왜 나를 못 살게 굴까?”

“알아서 하면 ‘시키지도 않은 일은 하지도 말라’, 하지 않으면 ‘왜 그리 수동적이냐?’”

상대방을 예측할 수 없으니 갓 전입한 신병처럼 모자란 모습이 튀어나올 때도 생겼습니다.

어느새 주눅이 들고 종종 흐릿한 판단으로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하며 얼굴이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가늘던 머리는 정수리가 훤히 보일 정도로 엉망이 되어갔습니다.

일반적으로 받는 칭찬의 크기가 10이라면, 나르시시스트들은 100의 칭찬이 필요합니다. 100정도의 칭찬은 받아야 칭찬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자신을 100으로 만들기 위해 주변 사람들 –90의 상태로 만들어 버립니다. p114



저와 비슷한 연차의 시니어 직원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인사팀 면담을 통해 소나기를 잠시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김경일 교수님X사피엔스 스튜디오의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서 더 위험하다?! '나르시시스트'와 자기애 넘치는 사람을 구별하는 방법 [타인의 심리 읽어드립니다 EP.7]을 보았습니다.

https://youtu.be/3UMMeFyd-EA

혹시 그 사람도 나르시시스트인가?

일반적으로 받는 칭찬의 크기가 10이라면, 나르시시스트들은 100의 칭찬이 필요합니다. 100정도의 칭찬은 받아야 칭찬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자신을 100으로 만들기 위해 주변 사람들 –90의 상태로 만들어 버립니다.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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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나르시시스트를 대응하는 다른 유튜브 채널을 보면서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소나기도 멈췄고, 먹구름도 물러갈 모양새입니다. 모질던 상관이 개인사정으로 이동을 하게 되었거든요.

그 때 김경일 교수님의 ’타인의 심리‘ 영상을 보지 않았다면 이렇게 ’소나기를 피하는 방법‘을 찾아보지 못하고 우울한 시간을 지내고 있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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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단단해져야 할 시간, 그리고 계속 어른으로 성숙하고, 존경받지는 못하더라도 좋은 선배가 갖춰야할 기본기를 다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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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다면 나의 의도를 솔직하게 얘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이를 솔직하면서도 주책스럽지 않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적 품위가 필요하겠지요.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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