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직장생활을 시작하자마자 배운 건 '디테일'이었습니다.
선배들에게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인정받았습니다. 그리고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알려주었습니다.
그 유명한 '디테일의 힘'이라는 책은 이직한 회사에서도 필독서로 두 세번 읽었습니다. 디테일함이 제 무기라고 생각하며 일해왔습니다. 프로세스형이고, MBTI 에서는 INTJ 연구가형이라는 성향은 이런 제 디테일을 계속 강화시킨 것 같습니다.
피가 끓던 30대까지는 성격이 급하고 실행력도 빠른편이어서 '완벽주의'를 강점으로만 인식했습니다.
그런데! 슬슬 힘이 빠지는 40대에 들어서니 그동안 강점으로 알고 있었던 '완벽주의'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드러났습니다.
실행력이 떨어지는 디테일은 그저 ‘우유부단’함과 ‘미루기’일 뿐이었습니다.
심리학 책들을 읽다가 저의 이런 완벽추구형 성향이 '미루기'의 달인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성향이라는 사실을 알고 처음에는 부정했습니다.
직장생활 20년이 넘어서도 무언가를 하려면 책상을 치우는데 시간을 들이고 있습니다. 여전히 책꽂이는 복잡하고 난잡합니다. 이제 완벽주의도 희미해져버리고 늘어난 고무줄마냥 '미루기'의 끝장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해빗, 슈퍼해빗 등의 책을 읽으며 습관을 형성하는 방법을 경험했고, 자신감은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벽에 일어나 글쓰기를 하자며 일기장에 적는 다짐은 몇 달째 구호로만 존재합니다.
이 습관마저 무너뜨리려고 하는 '미루기‘가 더 번지기 전에 정신이 바짝 들게 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