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작품은 Heel이라는 신생아 요람이다.
이전에 만들었던 제품과의 차별점이라면 ‘물리적 기능성 제로’라는 점이다.
판매 목적이 아닌 오로지 나의 가치를 보여주고자 만든 첫 번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내가 이 작품에 집중한 부분은 심미성 하나뿐이다. 전에는 기능을 따지고 효율을 따지고 예쁘면 되었다.
여기에 어느 정도 난이도 높은 목공 기술을 가미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려 했다.
‘판매 가능성이 희박한 가구를 만드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겠지만
‘작품은 판매 가치보다 존재 가치가 중요하다’고 믿고 완성했다.
팔리지 않을 것 같았던 이 작품은 제작한 지 3년 만에 판매되었다.
물론 이 요람은 판매가 되기 전에도 나에게 작품 값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이 작품을 기점으로 주문 제작이 늘고 나에게 목공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고객은 작품을 통해 작가를 판단하고 제품을 의뢰한다.
학생은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작품을 배우길 꿈꾸며 내게 찾아온다.
이 모든 결과가 작품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