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있는 가구 만들기 - 나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목공의 응용
김성헌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에게 목공은 호시절의 열정입니다.

벌써 16년전입니다. 큰 아이가 태어나고 이직을 하면서 쉬는 기간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노원 반쪽이 공방을 끊고 취미목공을 배웠습니다.

작은 소반을 배우면서 기본 목공을 배우고 두 번째 작업물은 수강생이 정한 후 재료비를 내면 목공 선생님이 지도해 주시는 과정이었습니다.

​

100일이 갓 지난 큰 아이를 위한 장난감 수납장 겸용 책꽂이를 만들었습니다.



목봉의 위치를 조절하여 책을 정면으로 세워 비스듬히 눕히거나, 직각으로 세워 꽂을 수 있고, 레일을 달아 장난감 수납함도 달았습니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하는 아이가 손을 뻗어 잡고 싶은 파란 별과 빨간 하트도 달았습니다. 아이가 입에 넣어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천연 도료로 도장을 하고 걸음마 지지대로도 사용하게끔 구성했습니다.

이런저런 잡다한 기능과 변형을 모두 담았습니다.

신박한 디자인 따위는 없다.

대부분의 가구 디자인은 철저하게 프로세스를 가지고 탄생한다.

‘집사 소파’ 역시 소파라는 기존의 소파 디자인을 기본으로 두고 기능성에 역점을 두어 디자인했다.

필요를 구현하는 기술적 요소들을 검토하고 채택하는 과정을 하나하나 쌓아올리다 보니 최종적으로 디자인이 완성된 것이다.

​

종이와 PPT에 개요도를 그리고 2,3일에 한 번씩 공방에 들러 한 달간 작업을 했습니다.

마무리 사포작업 때에는 동생도 힘을 보태 태어난 조카에게 사랑을 실었습니다.

아버지 트럭을 빌려 완성한 책꽂이를 집으로 들이던 날의 뿌듯함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후로도 10년이 넘게 책꽂이는 장난감 수납함으로, 진열장으로 여섯 살 터울의 둘째 녀석에게 물려주면서 작은 방을 꽉 채우고 있었습니다.

첫 작업물로 만들었던 작은 소반도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까지 잘 사용해 주셔서 유품으로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고 디자인한대로 직접 만든 가구는 오랜 기간 행복한 추억을 남겨주었습니다.


제가 만든 큰 아이 책꽂이 겸 수납장은 김성헌 작가님의 표현대로

- 세상에 하나뿐인 가구

- 평범한 가구가 아닌 삶으로 이어지는 가구

- 필요에 의해 기능이 결정되고 그렇기에 일반적 가치를 넘어 또 다른 가치가 창출되는 가구

- 너무 심오하거나 어렵지 않아 기계 목공을 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따라하고 자신만의 가구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구

였습니다.

이후로는 다시 목공을 해 본 적이 없지만 “철학이 있는 가구 만들기”를 통해 ‘직접 만든 가구’에 대한 추억과 열정이 떠올랐습니다.

​

이 책은 목공 초보자보다는 목공을 조금 맛 본 분들에게 더 어울리는 책입니다.

총 5개의 작품을 만들면서 가구의 철학이 담긴 디자인에서부터 목공 방법, 도구와 부재료 사용법까지 빼곡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저자의 유튜브까지 연결되어 있어서 어느 작업장에서든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멘토링하는 책입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jMYOdxKDLVOit0OPiy_CVw



이 책을 쓰면서 고민했던 점은, 독립적인 스타일 또는 기술로 흡수될 수 있을 법한 가구 디자인의 전개와 제작 과정의 예시를 고르고 그 작업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중략) 그래서 이 책에서 보여줄 작업 예시물을 정할 때 이런 기준을 세웠다.

-세상에 하나뿐인 가구

-평범한 가구가 아닌 삶으로 이어지는 가구

-필요에 의해 기능이 결정되고 그렇기에 일반적 가치를 넘어 또 다른 가치가 창출되는 가구

-너무 심오하거나 어렵지 않아 기계 목공을 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따라하고 자신만의 가구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구

​



1부의 집사 소파는 책의 반 분량을 차지합니다. 고양이 집사로 살면서 느끼는 행복, 그리고 불편함을 모두 담아 가구를 디자인하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한 가지의 방법을 알려주기 보다는 몇 가지의 방법을 늘어놓고 고민하는 과정부터 담겨 있기에 ‘철학’이 자연스럽게 전달됩니다.

사이사이 목공을 하면서 저자의 경험과 생각이 담긴 페이지에도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나는 어떤 작업을 한 결과물로 평가 받는다. 즉 내가 만들어내는 것이 결국 나이고 내 공방이다. 내가 곧 경쟁력이고 그 경쟁력이 먹고 사는 문제, 공방의 성장을 좌우할 것이다.”

이런 생각을 꽤 오래 전부터 하기 시작했고 이를 본격적으로 행동에 옮긴 것이 목공 4년차부터다. 그 전까지는 마냥 열심히만 했었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한계가 느껴졌다. (중략) 근근히 먹고 살 수는 있겠지만 이대로라면 참 재미없은 삶이 되겠다 싶었다. 돌파구를 찾아야 했고 그에 대한 답은 제품이 아닌 작품이었다.


나의 첫 작품은 Heel이라는 신생아 요람이다.

이전에 만들었던 제품과의 차별점이라면 ‘물리적 기능성 제로’라는 점이다.

판매 목적이 아닌 오로지 나의 가치를 보여주고자 만든 첫 번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내가 이 작품에 집중한 부분은 심미성 하나뿐이다. 전에는 기능을 따지고 효율을 따지고 예쁘면 되었다.

여기에 어느 정도 난이도 높은 목공 기술을 가미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려 했다.

‘판매 가능성이 희박한 가구를 만드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겠지만

‘작품은 판매 가치보다 존재 가치가 중요하다’고 믿고 완성했다.

팔리지 않을 것 같았던 이 작품은 제작한 지 3년 만에 판매되었다.

물론 이 요람은 판매가 되기 전에도 나에게 작품 값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이 작품을 기점으로 주문 제작이 늘고 나에게 목공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고객은 작품을 통해 작가를 판단하고 제품을 의뢰한다.

학생은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작품을 배우길 꿈꾸며 내게 찾아온다.

이 모든 결과가 작품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힘이다.

이 부분이 가슴에 와 닿아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작가가 2008년부터 기록해 온 블로그를 천천히 둘러보았습니다.

작가의 작업실과 오픈 지원을 한 공방들, 다른 작가들과의 이야기 등 여러 방향의 기록들에서 작가의 열정이 느껴집니다.

“드러머가 3,000만원 들여 목공으로 1억...”이라는 유튜브 썸네일 같은 블로그 사진과 제목도 눈에 띕니다.

수염과 긴 머리, 서핑을 즐기는 40대 중반이지만 젊은 작가의 모습이 멋집니다.

​



살면서 수많은 편견을 묵묵히 견디고 끝까지 증명해왔던 작가의 모습을 “추앙”하게 됩니다.

김성헌 작가님의 블로그에서 2010년 작품 요람을 만드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https://blog.naver.com/78shaple/2201258293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