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싫다 - 손수호 변호사의 '진짜' 변호사 이야기
손수호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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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손수호 변호사의 첫 책입니다.

책의 배송소식이 늦어진다고 하더니.... 2쇄가 왔습니다.

1쇄가 벌써 다 판매되다니....

놀라던 중에 책을 열고 또 놀랐습니다.

오! 저자 사인본!



​

손수호 변호사는 이미 김현정의 뉴스쇼 등을 통해 친숙한 분이십니다.

다른 변호사 분과 대결형식의 판결 코너에서도 냉철함 안에서의 특유의 위트가 빛을 발하시더니 이제는 명탐정 손수호 코너를 혼자 진행하고, 김현정 앵커의 휴가 때는 앵커자리를 도맡기도 합니다.

책소개를 보니 일반인들은 쉽게 접하지 못하는 법정 이야기들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놓은 것 같습니다.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다니...'등의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하겠지만 손변의 생각, ‘사람이 싫다’에 어떻게 공감하게 될지 궁금했습니다.

“손수호 변호사님은 오늘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으세요?”

“아니요”

https://youtu.be/yvn5S3dACWE?t=690

어제 아내와 함께 본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의 유튜브 라이브입니다.

첨 보는 분들은 ‘진짜 기분 나쁜 일이 있나?’, ‘방송사고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저도 아직 그렇게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요)



책 제목도 ‘사람이 싫다’라니.... 꼬인 성격인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책의 부제목 [손수호 변호사의 ‘진짜’ 변호사 이야기] 중 [진짜]라는 단어에 공감합니다.

​

개념없고 망측한 짓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싫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꼭 곁들입니다.

자기성찰적인 반성이고 다짐이라고.

​

작가는 [진짜] 자신의 모습으로 [진짜]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다면 왜 작가는 사람이 싫다고 했을까요?

직장생활,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지긋지긋한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대놓고 싸잡아 ‘사람이 싫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구호마냥 ‘사람이 좋다’라고 말하는 것이 괜한 겉멋으로 비춰질지언정 이미지 관리에라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가는 ‘사람이 싫다’라고 말합니다



이런 무법자들로 인해 우리 사회가 치르는 비용이 너무 많다.

세금도 적지 않게 낭비된다.

사람이 싫다.

너무너무 싫다.

사람 같지도 않은 것들이 징글징글하다.

그런 존재들과 같은 세상 살아간다는 사실이 절망스럽다.

아마 그 사람도 지금 이 책을 읽고 있을거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신상 드러나지 않도록 잘 조치해뒀다. [173p]

​

일상에서 징글징글한 존재들을 만나면 ‘더러워서 피한다’라고 말하지만,

저자는 싫다고 말합니다.

변호사라는 업의 특성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해맑게 웃고 있는 의뢰인이 뒷통수를 치거나

변호사를 상대로 사기를 쳐먹는 노인네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일상이기 때문이리라....

그러니 사람을 더 깐깐하게 꼬아서 보게 될 것입니다.

변호사는 다른 사람의 분쟁에 관여한다.

따라서 더더욱 세상만사 단순하게 보면 안 된다.

별걸 다 꼬아 보고 왜 그리 깐깐하게 따지느냐는 핀잔은 변호사에게 큰 칭찬이다.

지금 일 제대로 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게임 참 뭣 같이 하네”라는 말은

“너 게임 정말 잘한다. 나는 너 도저히 못 이기겠다.”는 뜻이다. [125p]



그래도, [밥벌이의 고단함]이라는 표현까지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직업윤리, 변호사의 진짜 생활, 법에 대해 깐깐하게 이야기합니다.

​

사건도 무섭고,

상대방도 무섭고, 의뢰인도 무섭고,

갑자기 울리는 휴대전화 진동음도 무섭지만,

가장 무서운 건 이 일을 앞으로도 한참 더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지치지만 힘내야 한다. 적어도 이 일하면서 돈 버는 동안은. [195p]

​

성실성은 꼼꼼함으로 연결된다.

이게 가장 중요한 요소다.

두꺼운 기록 뭉치를 보고 또 봐야 한다.

자료를 찾고, 찾고 또 찾아야 한다.

혹시라도 틀린 부분은 없는지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

사실 변호사 업무에서 ‘끝까지’라는 표현은 위험하다.

‘끝’이란 건 존재할 수 없다.

불가피하고 부득이한 ‘타협’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그 타협의 지점은 어디인가.

어디여야 하는가. [50p]

사람 묶고, 가두고, 때리고, 굶기고, 먹이고,

죽이고, 자르고, 숨기고, 얼리고, 묻고,

심지어 토막 사체를 시멘트로 반죽해서

반은 태우고 나머지는 바다에 버리는 사건도 접한다.

우리의 생업이다.

하지만 사람이 계속 그런 것만 보면

어떻게 제 정신으로 살 수 있겠는가,

그래서 강간 사건 기록 검토하면서도

여행스케치의 따뜻한 노래를 듣는다.

심각한 아동학대사건 증거 정리하면서

송창식, 이상은, 롤러코스터를 듣는다.

개복수술 집도하면서 클래식 듣는 의사의 심정과 비슷할까.

왼쪽 모니터에 세계 곳곳의 거리 풍경 영상을 틀어놓고,

오른쪽 모니터에서는 딱딱한 법률 서면을 작성한다. [200p]

​

​

책을 읽는내내 ‘사람이 싫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소중한 사람들, 정상적인 사람들 편에 서서

든든하게 맞서야 한다고 작가와 함께 다짐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상한 사람’이 되지 않도록

항상 반성하고 고민하는 사람으로 남아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이 일 하면서 이상한 사람을 워낙 많이 봤다.

그래서 나 역시 그 이상한 사람들처럼 되어 가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직은 대체적으로 괜찮은 것 같다.

즐겁게 웃고 떠드는 순간이 있고,

몰입해서 즐기는 취미도 있다.

분출구가 있어서 업무용 인격과 실제 인격 사이의 경계선이 아슬아슬하지만

계속 잘 유지되고 있다 다행이다.

이 책을 쓰는 작업 역시 나에게는 백신이지 치료제다. [147p]

​

[남겨둘 문장]

우리와 같은 인간인 법관의 지각 능력과 판단력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런 제도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 걸까.

사람들이 ‘합의’했다는 사실이 핵심이다.

일단 재판의 절차와 기준을 만들고 시행한다.

그걸 통해 얻은 결론을 올바른 판단이라고 믿는다.

더 정확히는 그렇게 믿기로 ‘합의’한다.

이렇게 재판은 합의의 영역에 위치한다.

진라가 아니다.

무결점, 무오류의 결론이 아니다.

완벽할 수 없다.

얼마든지 잘못된 결론이 나올 수 있다. [58p]

그럼 대체 무죄는 뭘 의미하지?

간단하다.

유죄 판결이 선고되지 않으면 무죄다.

우리 법상 무죄 판결은 피고인의 ‘innocent’에 대한 확인이 아니다.

즉 피고인이 살인을, 강간을, 절도를, 사기를, 횡령을 하지 않았음을 확인해 주는 것이 아니다.

‘not guilty’ 선언에 그친다.

그저 피고인이 유죄가 아니라는 의미다.[71p]

위증죄가 무섭지 않느냐고? 전혀.

위증죄는 선서한 증인에게만 적용된다.

소송 당사자는 증인이 아니다.

거짓말하다 걸려도 위증죄 부담은 없다.

망신당하고 끝난다. [9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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