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서소 씨의 일일
서소 지음, 조은별 그림 / SISO / 202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회사원 서소 씨의 일일』을 읽으실 독자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재밌으셨다면요, 서점 사이트에 리뷰를 좀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진짜 제발. 이건 정말이지 먹고사는 문제,

그러니까, 계속 글을 쓸 수 있는 동력과 관계된 문제랍니다. 살려주세요!(웃음)

예스24



묘하게 끌리는 책이었습니다.

30대 후반의 직장인이 어쩌다가 회사를 떠나 5개월간 쓴 글입니다.

홍보글의 문장이 담담하고 유쾌해 보입니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절망할 것도 아니다.'라는 명랑함이 전해져옵니다.

​

책을 읽기 전 저자의 인스타그램을 찾아가 보니,

강남 교보문고에서 키우는 강아지(이 녀석이 꿀단지인가 봅니다)를 포대기에 둘러매고,

하루는 작가처럼 정장을 입고, 하루는 쿠팡맨 같은 파란색 티셔츠에 프로펠러 모자를 쓰고

신간 홍보를 하고 있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p/CPx9hdYFELD/?utm_source=ig_web_copy_link




회사에 다니던 어떤 남자가 아니, 회사를 다니는 것 말고는 별로할 줄 아는게 없던 서른 후반 즈음의 어떤 남자가 벌써 몇 달째 회사에 가지 않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런 사람들 종종 볼 수 있는 거 아니야? 그리 특별한 일도 아닌 것 같은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 나이에 그 정도로 긴 쉼을 갖고 있는 남자 회사원의 일상에 돋보기를 대어 확대해보면 의외로, 몹시 치열한 순간을 살아내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

​

대형서점 앞에서 자신의 책을 직접 홍보하는 작가는 처음 봅니다.

처음에는 짠한 구석이 느껴졌지만, '좀 더 경험이 필요하다'라는

저자의 말에 유쾌하고 멋진 분이신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소씨를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유쾌하게 서소씨에게 응원받았습니다.

​

12년을 일한 직장에서 (억울하게) 징계를 받고,

5개월간 뜻하지 않는 휴가를 받은 이혼남이 강아지 꿀단지와 함께 산책하고,

카페에서 책을 읽으며 생각하고 일어난 일들입니다.

계절도 초여름부터 시작하는 걸 보니, 아마도 작년부터 쓴 글인 것 같습니다.

​

​

나는 이날 크게 깨달았다.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고 있었다.

실수와 실수, 바보짓과 바보짓이 겹쳐져 오늘도 무사히 넘어가고 있던 것이다.

평소 걱정을 지나치게 많이 하고 사시는 분들게 조금쯤 마음을 편히 가지셔도 되지 않을까-라는 말씀을 조심스레 올려본다.

당신의 실수는 다른 누군가의 실수와 상쇄되어 생각보다 별 탈없이 넘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너무 조마조마하게 살지 마시기를.

그래도 되도록, 평소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바보짓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하며 살기를.

​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깊이가 없어 보이고,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재미가 없어 보인다?

거꾸로 말하면,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재미있고,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감동적입니다.

심오? 감동이라는 단어를 쓰겠습니다.

책에서는 저자 스스로를 찌질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책을 출간한 후 멋진 여자친구도 생겼고,

예스24에는 리뷰가 30개가 넘게 남아있으니까요.

무엇보다, 저조차도 얼마없는 단어와 문장들을 끌어모아

이렇게 서소씨와 그의 책에게 이렇게 찬양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분은 나중에 TV에서 강연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

(막상 또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은 경험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꾼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엄청난 부귀영화를 누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인스타그램을 보니 실연클럽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 같습니다. (오! 잘되라! 대박나라!)

​

대부분 저자 자신의 이야기이기에 등장하는 타자에 대해 자세히 밝히지는 못합니다.

실제로 정직처분을 받은 그가 퇴사를 하기 전까지 왜 징계를 받았는지는 밝히지 못 합니다.

이혼한 아내와의 이야기,

유학을 다녀와 양다리를 걸쳤던 땡칠이...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약 20여년 간의 이야기들이 중간중간 나오는데,

그 이야기들이 모두 재미있습니다.

'어? 어서 더 꺼내보라고!' 하며 입맛을 다시게 되는 이야기들의 꼬리가 여기저기 숨어있습니다.

쉬는 동안 책을 읽고, 글쓰기 모임에 나가 처음으로 글을 쓴 것이 이렇게 책으로 나온 것이라니...

일단 그 글쓰기 모임이 궁금해집니다.

이미 대치동 족집게 강사보다 더 후한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지 않을까요?

저자는 스스로 잘 생기지 않았고, 차여본 경험이 수없이 많다고 합니다.

실제로 못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저 마른, 왜소해 보이지만,

눈빛이 맑습니다.



하루내내 조잘거리고 상대를 웃게 해주는 능력으로, 수많은 여자들에게 들이댔을 것입니다.

(분명 많이 차이기 전에 많이 들이대는 것부터 시작했을테니까요.)

한달 만에 저자의 인스타그램을 다시 들어가 보았습니다.

여전히 유쾌합니다.

그리고, 한 달전 저를 짠하게 만들었던 피드는 다시 이렇게 인용되고 있었습니다.

seoso_c

분명히 말하자면, 나는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인간상에 가까워지려면, 대체 얼마의 시간과 얼마의 고행이 필요한 걸까.

전단지를 돌린지 한 달이 지났다.

전단지를 처음 돌리러 나갔을 당시의 글들을 다시 읽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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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강남 교보에서 돌렸다.

어제는 작가처럼 보이려고 정장에 뿔테를 썼고

오늘은 장난꾸러기처럼 보이려고 프로펠러 모자를 썼다.

둘 중에 어떤 게 더 효과적인지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

좀 더 경험이 필요하다.

오후 한 시부터 다섯 시까지.

네시간을 인사했더니 허리와 정강이,

그러니까 인사근육에 알이 배겼다.

여기에 알이 배긴 건 처음이다.

평소에 나름 인사를 열심히 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부족했나보다.

뭐, 힘들다는 말을 하겠다는 건 아니고,

알이 배길 만큼 뭔가를 열심히 했다는 뿌듯함을 조금쯤 자랑하고 싶은 것이다.

뜨거운 태양, 비오듯 흐르는 땀,

야멸차게 지나치는 사람들,

-보다 힘든 건 외로움과 두려움이었다.

외롭다.

혼자서 글을 쓰고 혼자서 출판사를 설득해야하며

혼자서 홍보를 -물론 출판사가 매대에도 올려주고 이벤트도 해주지만,

거리에 나와 전단지를 같이 돌려주는 출판사는 단연코 없을 것이므로- 해야 한다.

거기서 오는 외로움이 있다. 나는 이제 전우, 동료, 나까마, 그런 게 없다.

두렵다.

오늘은 어제보다 많이 돌렸다. 훨씬 많이. 대략 7~8백장.

하지만 오늘은 단 한 명도 싸인을 해달라거나

책을 사서 내게 오는 사람이 없었다.

어제처럼 까르르 웃어주던 소녀들도 없었다.

강아지랑 인사해도 돼요? 라고 묻는 아이들도 없었다.

강남 특유의 분위기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일은 하나도 없었다.

성과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일을 계속하는 것은 상당한 두려움을 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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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작 이틀 전단지를 돌리고 저런 글을 토해냈었다.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전혀 다른 감상이다.

서너시간 인사를 하면 다리가 후들거렸는데 이제 별로 힘들지 않다.

한 달만 열심히 인사해도 인사근육은 쑥쑥 자라나는 것이었는데.

힘들었다는 불평과 자랑은 지나쳤다.

나를 응원주시는 많은 분들을 만났다.

감당이 안 될 만큼 수많은 응원의 말을 들었다.

예전에는 나를 비웃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는데

이제는 내게 엄지를 치켜세워주는 사람이 보인다.

예전에는 전단지를 쳐내는 사람들이 마음에 남았는데

이제는 전단지를 받아주는 한 분 한 분이 기억에 남는다.

나에게는 전우, 동료, 나까마가 있다.

심지어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작가라는 길을 택한,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게 된 내 배에 올라타겠다는 사람-사랑하는 삼식이-도 생겼다.

창피하다. 해보지도 않고 무섭다, 두렵다 징징거린 것이.

그래도 이런 깨달음을 얻어가고 있으니 얼마간 성장했다고는 생각한다. 그래서 아주 조금은,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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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웠다. 나는 아직 멀었는데.

멀었다고 툴툴거리지만 말고 조금 더 가까워지기 위해 열심히 발버둥을 쳐야겠다.

나는 이 분들의 희망이 되고 싶으니까.

나는 멋진 사람, 멋진 작가가 되고 싶으니까.

그렇게 멋져진 나와 나의 글이 팔리게 된다면,

나는 아주 약간 쾌적하게 글을 쓰는데 필요한 것 이상의 물질은 나누며 살고 싶으니까.


멋지다. 이 사람 멋지다.

멋진 문장을 쓰는 사람은 멋진 기운이 움직임에 배어있다.

혼자 버티고 게워냈을 고통이 아직 저 가슴 한 켠에 똬리를 틀고 있지만,

이런 멋진 기운이 발뒤꿈치 굳은살처럼 단단하게 굳어, 양의지 가슴보호대 마냥 든든하다.

투수의 폭투에 공이 빠질지언정 얼굴을 찡그리며 표정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괜찮다. 아직은 괜찮다.

쫄지마. 안 죽어.

서소씨! 한 달만에 너무 멋있어졌습니다.

결국, (드디어!) 퇴사를 했고, 멋진 여자친구도 생겼습니다. (누굴까? 궁금합니다.)

저도 지금 쓰고 있는 오래된 안경테를 서소씨의 안경테와 똑같은 것으로 바꾸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

궁금한 이야기가 더 많습니다.

어릴적 작은 방에 웅크려 앉아 오오~! 하며, 낄낄거리며 끝까지 읽었던 손바닥만한 드래곤볼이 떠올랐습니다.

​

'오! 서소씨도 하루키 아저씨를 좋아하시나?'

이제 전업작가로, 소설가로 서소씨를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TV 프로그램의 말빨 좋은 김중혁 작가님처럼 만나고 싶구요.

40을 앞두고 그리스에서 슬픈 외국어로 집필하던 하루키처럼 만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돈을 많이 벌어 좋아죽겠다는 힙합’ 뮤지션처럼 만나고 싶습니다.

자. 서소씨 어서 2쇄 갑시다!

2쇄 가면 광주 영풍문고 앞에서 팬사인회 한 번 추진합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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