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피노키오 - 1911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ㅣ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카를로 콜로디 지음, 엔리코 마잔티 그림, 이시연 옮김 / 더스토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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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감]



책을 펼치기 전에는 먼저 읽고 초등학교 딸아이에게 권하려고 했습니다.

"글밥이 너무 많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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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보다는 어른에게 오랜 동심을 간직하듯 책장에 소장하고 싶은 책입니다.

어릴적 읽었던 피노키오는 그 내용이 아직도 머릿속에 하나하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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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년 전에 출간된 초판본인 이 책을 통해서는 삽화가 엔리코 마잔티의 그림이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거친 펜스케치 그림은 잉크병과 딥펜으로 그린 그림 같습니다.

펜스케치 마스터 컬렉션의 저자 아서 L. 겁틸(Arthur L. Guptill)의 펜스케치가 연상되었습니다.

실제로 피노키오 초판본의 삽화가 엔리코 마잔티와 아서 L 겁틸의 활동시기가 상당 부분 겹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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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코 마잔티는 1883년 이탈리아에서 피노키오 초판본의 삽화를 그렸고, 아서 L. 겁틸은 1916년부터 미국에서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했습니다.

엔리코 마잔티의 정보는 인터넷을 검색해 봐도 “화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19세기 후반 피노키오의 삽화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명성을 얻었다”는 저자 소개가 전부였습니다.

찬찬히 그림과 함께 어린 시절 줄거리에만 매여있었던 고전 동화를 어린왕자처럼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으려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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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제가 기억하고 있는 디즈니판 피노키오와는 차이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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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줄거리가 다릅니다.

디즈니판 피노키오는 피노키오와 제페토 할아버지, 천사, 귀뚜라미, 고래 등이 등장합니다만,

원작에는 이 외에도 사기꾼 여우와 장님고양이, 피노키오를 닭장에 집어넣는 농부, 양초심지, 강도까지 더 많은 등장인물과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다릅니다. 디즈니 피노키오는 제페토 할아버지를 불쌍히 여긴 천사의 도움으로 피노키오가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원작에는 피노키오가 조각되기 이전의 나무덩이였을 때부터 말을 하고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천사 대신 요정이 나오고, 귀뚜라미는 피노키오에게 맞아 죽어 유령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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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자리에 있는 역자의 [작품해설]을 보면 그 이유를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초판본 피노키오는 총 36장의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습니다.

1881년 카를로 콜로다(본명 : 카를로 로렌치니)는 이탈리아의 어린이 잡지인 [소년 신문]에 ‘꼭두각시 인형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15회에 걸쳐 1년간 연재합니다.

최초 연재된 15장의 결말은 피노키오가 나무에 매달린채 죽는 것으로 끝이 났다고 합니다.

이후 어린 독자들의 거센 항의로 다시 2년 동안 피노키오의 이야기를 연재하고, 1883년 엔리코 마잔티의 삽화가 그려진 책으로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본래는 아동 도서가 아닌 성인으 ㄹ위한 도서로 출간하려고 했습니다. 책 속에는 그 시대 사회를 풍자하는 내용들이 여러 군데 나오는데, 예를 들면 피노키오와 제페토 할아버지가 먹을 것이 없어 굶는 장면이나, 밤길에 강도들을 만나는 장면 등은 시대적인 배경과 극심한 가난이 나타나 있다고 합니다.

초안에는 어린이가 읽기에 다소 잔인한 소재들이 있었으나 동화로 다시 쓰이면서 내용이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합니다.

옛 이야기를 그대로 살리고자 했던 역자의 의도에 공감하게 됩니다.

읽는 맛이 거칠지만, 마치 한국 근대소설(예를 들면 김유정의 ‘봄봄‘처럼)을 읽는 것처럼 문장의 옛맛이 잘 구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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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의 문장맛과 그림맛은 거칠었지만, 표지를 따라 그려보며 잠시나마 어렸을 때 만났던 철부지 피노키오를 떠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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