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알고 적당히 모르는 오십이 되었다 - ‘척’에 숨긴 내 마음을 드러내는 시간
이주희 지음 / 청림출판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삐그덕거리는 몸은 갱년기, 의문투성이 머리는 사춘기, 마음은 불안한 취준생

분명 지난번에 읽은 50세 관련 책을 마지막으로 ‘50대 관련 책은 더 안 읽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는데, 책의 제목과 부제목에 마음이 또 동해 버렸습니다.

이제 40대 후반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대로 죽을 수도 없을 때 나이 서른이 온다"고

오스카 와일드가 말했답니다.

주변 선배들이 스물 아홉에 3춘기를 지독히 앓던 모습을 보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 덕분인지 저의 3춘기는 별일없이 지나갔습니다.

4춘기는 가족들 생각에 별 생각없이 지났지만, 작년부터 나이 오십이라는 코 앞으로 다가온 미래가 두려움과 조급함으로 가득 차 계속 50 이후의 삶에 대한 책들을 읽었습니다.

그래도 이 갈증은 아직 풀리지 않습니다.

그동안 읽었던 책들은 50을 앞둔 조급함의 기원을 긁어주거나, 실행이나 결심을 이끌어주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고 손가락질 받다,

이대로 죽어버리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때 나이 오십이 온다"

란 말이 되지 않도록 이 책으로 오춘기 준비를 다시 시도해 보려고 했습니다.

책 소개를 읽고는 분명 50대 준비를 위한 처세나 자기계발 서적이라 생각했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50대 여성의 담담하게 쓴 에세이입니다.

하지만, 현학적이거나 구호에 가깝거나, 혹여 자화자찬이었던 이전의 책들과는 다릅니다.

[오십이 가벼워지는 인생공부 24]

기도와 일기의 공통점.

반성한다. 또 잘못한다. 또 반성한다. 또 잘못한다.

그렇더라도 안 하는 사람보다, 안 쓰는 사람보다는 낫다.

저자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합니다.

그 모습을 통해 독자도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이 부분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의 글에 더러 새로운 사실이나 지혜를 얻기도 하지만 스스로의 삶을 기록하고 되돌아보며 반성하는 모습에 공감하게 됩니다.

⦁사실 지금의 일이 ‘일의 기쁨’을 느끼고, 먹고 사는 일에 도움이 되고, 지속 가능한 일이 될지는 모르겠다. 몸은 갱년기인데 머리는 사춘기처럼 의문투성이에 마음은 취준생처럼 불안하기까지 하다.

⦁먹고 사는 일에 도움이 되고 지속 가능한 일이 될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일의 ‘기쁨과 희열’을 느끼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연히 깨닫는 날이었다. 앞으로의 삶에서 언제 또 그토록 가슴 뛰는 순간을 만날 수 있을까. 그러니 두 번째 일은 거북이처럼 가보기로 했다. 현실적인 제약을 먼저 꺼내놓지도 말고 높은 목표를 세우지도 말고 지속 가능한 일이냐는 무거운 질문도 하지 말고 하고 싶은 데까지, 할 수 있는 데까지 부지런히 걸어가보기로 말이다. 너무 뜨겁지 않게. 다시 그늘이 그리워지지 않게.

취미로 시작한 그림을 통해 인생 2막을 보다 풍부하게 준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두렵습니다.

하지만, 저자처럼 늘 되돌아보고 기록하고 반성한다면 그걸로도 족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요약]

■ 프롤로그 기어이 오십이 되었다

〈요즘 오십은 이렇습니다〉

■ 낯선 당신, 혹시 나?

■ 나잇값, 얼마 줄래?

■ 나, 불안하니?

■ 여든과 스물, 그 사이

⦁앵매도리梅櫻桃李 - “꽃 피는 시기가 달라서 그렇지. 벚꽃, 매화꽃, 복숭아꽃, 자두꽃 모두 피고 나면 너무 아름답잖아요. 그저 ‘앵매도리‘라고 생각하세요. 사람마다 잘하는 게 있음 못 하는 게 있고, 부모는 그저 그런 자식을 기다려주는 수 밖에요.“

■ 개 같은 인간, OUT

〈오십부터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입어야 한다〉

■ 밥, 모두의 하늘

■ 집, 아기 돼지의 벽돌집

■ 옷, Thanks 스티브 & 마크

⦁칼, 벼루, 총 따위를 끼거나 담아두는 것을 우리는 ‘집’이라고 부른다. 그 단단한 집에서 칼의 날카로움, 벼루의 현학, 총의 파괴력을 갈고 닦을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집에서 천천히 걸어 나와 정의로운 일에 칼을 쓰고 결정적 한 방을 날리고 올바른 글을 쓸 수 있도록, 그래서 싸우고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키고 평안해 질 수 있도록. 나만의 돼지 집을 짓고 싶을 뿐이다.

〈조금 아는 오십을 위한 한 글자〉

■ 일, 어차피 희극

⦁사실 지금의 일이 ‘일의 기쁨’을 느끼고, 먹고 사는 일에 도움이 되고, 지속 가능한 일이 될지는 모르겠다. 몸은 갱년기인데 머리는 사춘기처럼 의문투성이에 마음은 취준생처럼 불안하기까지 하다.

⦁먹고 사는 일에 도움이 되고 지속 가능한 일이 될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일의 ‘기쁨과 희열’을 느끼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연히 깨닫는 날이었다. 앞으로의 삶에서 언제 또 그토록 가슴 뛰는 순간을 만날 수 있을까. 그러니 두 번째 일은 거북이처럼 가보기로 했다. 현실적인 제약을 먼저 꺼내놓지도 말고 높은 목표를 세우지도 말고 지속 가능한 일이냐는 무거운 질문도 하지 말고 하고 싶은 데까지, 할 수 있는 데까지 부지런히 걸어가보기로 ㅁ라이다. 너무 뜨겁지 않게. 다시 그늘이 그리워지지 않게.

⦁늦은 나이에, 어떻게 요즘 청춘들도 꾸지 않는 꿈을 꾸냐며 앞으로 많은 이들이 물어올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대답할 준비, 되어 있다.

“이게, 안 돼요?”

기어이 오십, 꿈꾸기에 적당한 나이다.

■ 돈, 무한리필 오백만 원

⦁돈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평하며 결과는 정의롭지 ‘않은’ 최고의 위치에 서서 우리를 바라보고 외친다. “어디 한번 날 가져봐.”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은 28세부터 버는 돈이 쓰는 돈보다 많아지는 흑자 인생이 시작되고, 45세에 소득이 생애 최고 수준에 이르다, 59세부터 소비가 소득을 웃도는 ‘적자 인생’으로 돌아선다고 한다.

■ 책, 진짜 권력의 길

⦁사실, 책방을 아이쇼핑하듯 들락거리는 이유는 ‘불안’ 때문이다. 남들은 뛰어가는데 나만 뒤처져 있나, 나만 너무 무식한가, 나만 너무 메말라가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이 늘 나를 괴롭혔다. 책방에 들어서는 순간 불안은 눈 녹듯 사라진다. 수많은 책에 박힌 글ㄷ르이 알알이 날아와 머릿속으로 저장되는 것 같은 느낌, 단순하고 무식하게 살고 있는 일상이 희석되면서 알 수 없는 흥분이 차오른다. 뇌가 예뻐지고 환해지는 느낌이랄까.

■ 말, 세 치 혀는 이 사이에 여미고

⦁뇌 과학자 김대식 교수에 의하면 언어의 해상도는 인식의 해상도보다 현저히 낮고 생각의 해상도는 실상의 해상도보다 떨어진다고 한다. 수많은 ‘실상’들의 총합을 해상도가 낮은 언어로 통합하는 일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10퍼센트만 언어로 표현가능하고 90퍼센트는 설명 가능한 단어가 없다고 하니 ‘말’은 하면 할수록 마이너스를 저축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 술, 고통 & 호통 & 소통

■ 운, 하던 대로 묵묵히

⦁그런데 문제는, 노력한다 해도 그것이 반드시 결과로 보답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거다. 스위스의 정신의학자 폴 투르니에는 “고통과 영광은 세트 메뉴가 아니다. 신이 영광을 미리 예정하고 고통을 주는 게 아니라서 고통 후에 나락으로 떨어질지, 더 높이 치솟을지는 고통 받는 자의 결단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어떤 순간에도 신이 주는 행운은 장담할 수 없고 인간 스스로의 노력과 인내, 극복에 모든 것이 달렸다는 것이다. 노력없는 공짜 운은 없고 공들이고 노력해도 보상을 확신할 수 없으니, 사는 일은 늘 불확실한 게임의 연속이라고 야박한 결론을 내놓았다.

〈적당히 모르는 오십을 위한 두 글자〉

■ 친구, 같은 편과 줄다리기

■ 유머, 망각의 한 수

⦁불행의 징조가 소나기처럼 찾아올 때 차라리 인디아나 존스 박사님처럼 한쪽 입꼬리를 쓱 올리고 웃어버리거나 아메리칸 스타일로 어깨 한번 으쓱하는 건 어떨까? 그러다 보면 버리거나 잊건, 그래서 가벼워질테니.

■ 운동, 별 보러 가지 않을래?

■ 팬심, 금사빠와 빠순이

■ 원칙, 불 켜진 방의 장난감 치우기

⦁지식인의 두얼굴[폴 존슨, 영국 역사학자] - 작곡자 바그너와 드뷔시는 여러 여성을 헌신짝처럼 버렸고, 철학자 루소는 세탁부였던 아내를 ‘천하고 무식한 계집’이라 멸시하며 그녀와 자신 사이에서 낳은 아이 다섯 명을 모두 고아원에 내다 버렸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모순과 계급 해방을 주장하면서도 45년간 가정부를 착취했고, 헤밍웨이 역시 어머니를 혐오하고 아내를 착취했다.

⦁오십부터 나의 삶을 기록하여 남긴다.

오십 하나에는 자식들로부터 내 마음이 자립하는 데 애썼다.

오십 둘에는 새로운 일을 시작했고 두려웠지만 즐거웠다.

오십 셋에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후략)

■ 죽음, 준비하는 자에겐 선물

⦁15세기 조선시대 선비들은 자신의 죽음을 바라보며 애도하는 자만시自晩詩를 짓기도 했다.

■ 냄새, 나쁜 냄새 & 좋은 향기

■ 환경, 내 아이를 지키는 일

■ 변화, 풍덩 뛰어드는 것

■ 종교, 안드레아와 아네스

■ 에필로그 그까짓 오십, 나를 아끼며 살아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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