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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9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 / 202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03년생 스즈키 루리카.
이제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나이입니다.
저자는 이미 중학교 때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는 인기 작가입니다.
작가의 전작 [다시 태어나도 엄마딸]을 재미있게 읽었기에 주저없이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다시 태어 나도 엄마딸] 리뷰 - https://blog.naver.com/nezumi0712/221559835264

139번째 [도서리뷰-40]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총 세편의 짧은 소설이 이어지지 않고 겹쳐져 있습니다.
분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태양은 외톨이]의 주인공 하나미, 그 다음 [신이시여 헬프]는 하나미의 초등학교 남자친구 미카미의 이야기, 마지막 [오 마이 브라더]는 하나미의 기도 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
모두 가족과 연관된 일들로 마치 짧은 단편영화를 보는 것처럼 소소한 일상에서의 세심한 감정표현이 마음에 남습니다.
하나미의 엄마를 모질게 키웠던 할머니 다쓰요가 죽은 줄 알았던 하나미 앞에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들, 가족들의 등쌀에 밀려 신학기숙학교에 들어가 신앙에 심취한 미카미가 갑작스런 집안의 부름을 받고 찾아간 동네에서 하나미를 만나 ‘흔들리는 마음’을 갖게 되는 일.
마지막으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형을 생각하며, 오컬트적인 ‘패러렐 월드‘ 같은 것에 심취하다 어른이 되어 우연히 형을 만나게 되는 기도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

스즈키 루리카는 이런 일상에서 겪게 되는 등장인물의 심리묘사가 탁월합니다.
나이 또래인 10대의 감정묘사의 세밀함은 당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집필을 위해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고민했을 작가의 노력이 상상이 됩니다.
‘마감과 창작의 고통’을 유쾌하게 쓴 책의 에필로그처럼 아마도 일정 분량을 시간에 맞춰 글을 쓰고, 등장인물들의 갈등을 이어나가는 TV 방송 작가와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바로 하이틴 코미디나 로맨스 소설 같은 글을 쓴다면 더 인기가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인공 하나미와 미카미에 대한 작고 귀여운 에피소드는 가슴을 울리기도 합니다.
아마도 작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이 책을 집필하고 2학년인 20년에 출간했을 것입니다.
분명 저자보다 나이가 많은 등장인물의 감정묘사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미성년자와 성인의 심리는 경험을 통해 획득되는 것이니, 성인작가와 그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지막장 기도 선생님의 이야기는 예상을 깨기 충분합니다.
성인이 된 주인공 기도선생님의 사회생활과 심리묘사, 그리고 반전은 성인작가가 집필했다 해도 하나도 이상한 부분이 없었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엄마딸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부분이었습니다.
이제 중 3이 올라가는 큰 아이에게 자꾸 저자 스즈키 루리카를 말하며 ‘너와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는 이 친구의 재능을 보라며’ 훈수를 뒀던 예전 기억이 창피해 집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스즈키 루리카는 ‘어린 천재 작가’가 아닌 그저 ‘저자’로서의 출발선에 서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유쾌하게 읽은 작가의 마지막 에필로그가 마음에 와 닿아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다시 옮겨 적습니다

소설을 쓰는 일을 흔히 자기 깃털을 뽑아 옷감을 짜는, 동화 ’은혜 갚은 학‘ 속의 학에 비유하곤 하는데, 저도 글을 쓸 때는 마치 학이 된 심정으로 원고와 마주합니다. 작품 하나를 쓸 때마다 만신창이가 되고, 단행본 한 권을 마무리 했을 때는 깃털이란 깃털은 다 뽑혀서 알몸이 되어버린답니다. 학이 아니라 크리스마스 칠면조처럼요
그로부터 일 년에 걸쳐 간신히 깃털이 자라면 또 뽑아서 이야기를 짜내죠. 그런데 올해는 좀처럼 베틀 앞에 앉질 못했어요.
마침내 엉덩이에 불이 붙어 반딧불이가 된 채로 책상에 앉은 것이 5월 무렵이었죠.
그래도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는 속담처럼, 궁지에 몰릴 때면 자신도 몰랐던 힘이 샘솟아 영감이 몰려오기도 하죠.
글을 마무리할 때쯤 저는 말 그대로 궁지에 몰린 쥐였답니다.
이렇게 학이 되기도 하고, 반딧불이가 되기도 하고, 쥐가 되기도 하고, 다양하게 탈바꿈하며 어떻게든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은 또 다시 거의 칠면조 상태네요.
이러한 동물 스즈키 루리카의 세 번째 이야기, [엄마의 엄마]입니다.
타고나길 나무늘보(또 동물!)같은 작가인 저지만, 하나미와 다른 인물들이 잘 움직여줬습니다.
저는 플롯을 짜는 일이 전혀 없어서 글을 쓰기 시작하면 등장 인물들이 얼마나 잘 움직여주느냐에 모든 것이 달렸는데, 이번에도 다들 자기 삶을 생생하게 살아주었어요.
중학생이 되어 조금 더 어른스러워진 하나미와 미카미.
앞으로도 같이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도 또 깃털을 풍성하게 갖추고 여러분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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