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 밥 됩니까 - 여행작가 노중훈이 사랑한 골목 뒤꼍 할머니 식당 27곳 이야기
노중훈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부제 : 여행작가 노중훈이 사랑한 골목 뒤꼍 할머니 식당 27곳 이야기 / 저자 노중훈

출판사 중앙북스 / 일자 : 초판 1쇄 2020년 10월 7일

읽은기간 2020년 10월 17일~19일 정리한날 2020년 10월 21일


2014년까지 방송된 성시경의 음악도시, 팟캐스트도 이용하지 않던 시절에 토요일 저녁이면 라디오를 켜고 노중훈 작가와 이은주 작가를 만났습니다.

주제를 정해 각자 1주일 후 전국의 숨은 맛집을 소개하고 승자를 선정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등산을 좋아하는 이은주 작가는 산 주위의 맛집을 특유의 침넘김 소리를 섞어가며 소개했고, 노중훈 작가는 오랜 공력을 가진 노포를 위주로 소개했습니다.

당시에는 이은주 작가의 소개가 더 끌렸습니다.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만큼 폭우가 내리는 밤, 조심스레 차를 몰아 마주한 양평 용문리 [고바우 설렁탕]의 푸짐함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아쉽게도 라디오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한동안 노중훈, 이은주 작가를 만나지 못 했습니다.

노중훈 작가가 사진을 찍고 박찬일 셰프가 쓴 [백년식당]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수요미식회에 가끔 보이던 이은주 작가는 이제 소식을 알 수 없지만, 노중한 작가는 꾸준히 미디어를 통해 생사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맛집을 소개하는 책이 아닙니다. #노중훈 작가도 여느 식객처럼 인터넷을 뒤지거나 지인의 추천을 받고, 발품을 팔아 전국의 숨은 곳을 찾아 할매들에게 밥을 청하고 할매들과 이야기합니다.

손님으로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할매들의 눈치를 보며 넉살좋게 이야기를 꺼내고, 기특한 먹성으로 할매들의 예쁨을 받습니다.

‘50대인줄 알았다. 이렇게 싹싹한데 왜 장가를 못 갔누?’라는 말로 초를 치지만, 작가는 언제나 유쾌하고 다정합니다.


참 뻔한 표현이지만, 할매들의 이야기, 우리 어머니들의 삶이 있습니다.

할매들의 이야기가 글이 되고, 문장이 되어 마음을 흔드는 것이 신기합니다.

곱살맞은 할매들을 만나면 빈정도 상할 법한데 작가의 문장에는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할매들을 정말 사랑합니다.

책을 펴자마자 가까운 곳에 책에 나오는 할매밥집이 있는지 찾아보았습니다.

전남 장성 장터에 있는 간판도 없는 순대국밥집

이전에 맛있게 먹었던 오래되고 유명한 순대국밥 맛집이 1분거리에 있지만 굳이 그 곳을 찾아갔습니다.


장날도 아니고 오후 2시가 다 된 시간이었습니다. 밖에서 보니 인기척도 안 느껴집니다.

‘그새 문을 닫은건가? 어디 편찮으신건가?’

장작들이 쌓여있고, 치우치 못한 쓰레기, 도로까지 늘어놓고 말린 푸성귀들이 할매의 자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삐걱거리는 미닫이 문고리를 잡았습니다. 잠기지 않았습니다.

조심스레 “계세요?”라고 속삭였지만 빈 가게에 들어서는 객을 보던 앞집 영감님도 아무런 참견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조붓한 곳이지만, 주인없는 공간이 휑하여, 다시 문 밖으로 나갔습니다.

반대편 도로에 주저앉아 그림을 그려볼까 생각하다가 사진만 찍어 왔습니다.

이야기가 없는 사물에는

감정이 깃들지 않고,

감정이 깃들지 않은 그림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울울하게 돌아섰습니다.

책을 끝까지 읽고 나서야 노중훈 작가가 이야기 한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 할매들과의 교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도 이야기가 생기고 감정이 생겼습니다. 그릴 것도 별로 없어 보이는 밋밋한 풍경이지만 그 안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해지는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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