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산에 산다
최성현 지음 / 시루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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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부터 3월부터 2008년 11월, 저자는 20년 5개월동안 산 속으로 들어가 최대한 자연의 상태를 유지하고 기르는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짓습니다.

[짚 한 오라기의 혁명]이라는 일본의 자연농법에 관한 철학과 사례를 다룬 책을 읽고 스물 여덟살 저자의 인생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TV에서 보는 ‘자연인’과는 전혀 결이 다릅니다. 농약은 물론 기게도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애써 기른 것들의 수확률을 높이기 보다는 배추흰나비, 고라니가 먹도록 ‘포기’합니다.

콩 세 알을 심는다.

한 알은 새를 위해,

한 알은 벌레를 위해,

나머지 한 알은 사람을 위해



외딴 곳에서 혼자 살며 가끔 들르는 손님과 함께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전부라고 하지만, 참 외로운 일이라 생각이 됩니다.

그만큼 강한 심지가 있으신 분일테지만, 한 편으로는 철학적인 그의 면모가 고집스러워 보입니다. 자신이 고집하는 [자연농법]을 널리 알리는 것보다는 스스로 만족하고 자족하는 삶을 추구합니다.

농사를 짓고, 매일 30분 정도 시간을 들여 엽서를 쓰고, 3줄짜리 시구(일본의 하이쿠)나 글을 쓰며 하루를 보내는 그의 삶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느낌을 줄지 궁금합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산 속 오두막에 들른 손님은 분명 ‘맑은 공기, 여유, 자연’ 등에 감탄하고 동경하겠지만 그처럼 고립된 자급자족 생활을 1년 이상, 아니 몇 달을 보내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숨 쉴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행복하다”

저자처럼 작은 것, 당연한 것에서부터 하나하나 음미하고 감사하는 구도자적인 철학과 삶이 있어야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죽을 때까지 내가 먹을 것

내 손으로 농사지어 먹으며 사는 것이

곧 수행이 되는 그런 나날을 살아야지

벌레나 풀과 싸우지 않는 농사

오히려 그들로부터 배우는 나날을 살아야지

농사가 곧 공부로 이어지는 그런 나날을 살아야지

죽는 날까지 딱딱해지지 않도록

사람은 물론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에까지

늘 고개 숙이며 살아야지

​

[최성현, 산에서 살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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