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간이역에서 - 스물한 개의 간이역을 찾아가 그리고 느끼다
박성진 지음 / 책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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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책이 도착하자마자 단숨에 읽어냈습니다.

그리고 오늘 다시 재독하며 곱씹어 봅니다.

모든 것은 언젠가 사라집니다.

사라지기 전에 그림에 담으면 적어도 나에게는 특별해집니다.

그릴 때의 날씨, 풍경, 소리 등 감각과 감정이 그림에 저장됩니다.

훗날 대상이 사라지고도 그림을 보면 기억이 살아납니다.

사진도 좋지만 그림으로 남겨보는 이유입니다.



저도 취미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부터는

‘의미있는 순간’을 그림으로 그려보려고 사진을 찍곤 합니다.

여유가 생길 때마다 사진을 되돌려보며, 사진을 찍었던 이유를 떠올리고, 그 때의 기억을 찬찬히 되새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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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기억이 진해지면 그림으로 옮겨 보려고 애를 쓰게 됩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 당시의 풍경과 냄새, 바람이 다시 불어오고,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것을 느꼈는지 하나하나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일상의 순간들이 특별해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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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열어보지 않는 스케치북에 묵혀두게 될 그림이어도 다시 그림을 꺼내보면, 그 특별한 순간들이 갓 잡아올린 물고기처럼 펄떡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저 능내역도 언젠가 사라지겠지라는 생각이 스쳤다.

한편으로는 사라질 것들이기에 그림에 담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림에는 그리던 내 마음도 담긴다.

그래서 그림은 추억이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나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림을 그리던 내 마음이 담겨 언제나 나를 아름답게 추억하게 해 줍니다.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진 나를 만들기 위한 조촐한 시도가 됩니다.

작가는 몇 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간이역을 그립니다.

그 중에 스물 여섯 개의 간이역을 골라 편안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간이역에 얽힌 이야기와 추억, 그림을 그리던 순간의 느낌을 하나하나 끄집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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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들의 그럴싸한 미사여구나 비유는 없지만,

단촐한 문장에서 쿵하고 가슴을 울리는 순간을 경험하게 됩니다.

넓은 홀 안에 나지막이 들리는 오래된 음악처럼 작가의 그림이 문장을 휘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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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에 부유하듯 번져있는 나무들,

거침없지만 허투루 쓰임이 없는 선,

밝은 곳을 밀어내듯 깊어지는 그림자

그 앞에 튀어 나올듯 자리잡은 간이역

작가의 그림은 그 날의 추억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어 줍니다.

작가의 첫 책이 이제야 출간되었다는 사실이 어색합니다.

하지만 작가의 공력으로 책을 읽는내내 그림을 그리고 싶어집니다.

오래도록 추억하고 싶은 나의 순간을 펼쳐놓고 '어떤 것을 먼저 그릴까?' 생각하게 되는 즐거움이,

'지금 안 그리면 영영 잊혀지지 않을까?'하는 조바심이 차오릅니다.

그림쟁이 지니 박성진 작가님.

유통업에서 일하다 전업 드로잉 작가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수원 어반스케치 모임을 비롯해 고향인 울산, 여러 곳에서 강사로 활동하며, [함께 그리는 즐거움]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20대의 열정으로 전국을 돌아다니고

매일밤 열시 반 그 날의 주제를 정해 수익도 변변찮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끈덕지게, 고집스럽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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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c/%EA%B7%B8%EB%A6%BC%EC%9F%81%EC%9D%B4%EC%A7%80%EB%8B%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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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작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닮아보려고 아직 그려본적 없는 간이역을 그렸습니다.

익산 춘포역,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라고 합니다.

조만간 꼭 들려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깁니다.

때때로 그림은 추억을 향해가지 않고 미래를 향해 움직이게 합니다.






익산 춘포역春蒲, 봄개나루역

1914년에 지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로 슬레이트를 얹은 박공지붕의 목조 구조 건물이다. 춘포역은 처음에는 대장역(大場驛)이라는 이름으로 익산(당시 이리)-전주를 연결하는 전라선의 보통역으로 시작하였다. 이후 1996년 춘포역으로 이름을 바꾸고 1997년 역원배치 간이역으로 격하되어 삼례역에서 관리했다. 2011년 5월 13일 전라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폐역되었다. 군산 임피역사와 함께 일제강점기 당시 소규모 철도 역사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건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건축적·철도사적 가치가 있다. 전라북도 익산시 춘포면 덕실리 508번지에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익산 춘포역사 [益山春蒲驛舍] (두산백과)

https://youtu.be/yr4Tq7-VbW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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