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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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멕시코 소설은 처음 읽어봅니다.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1950년 멕시코에서 멕시코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남아메리카와 미국에서 자랐습니다.

작가는 스토리텔러, 엄청난 이야기꾼, 수다쟁이 같이처럼 보여지기까지 합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에 나오는 허둥대는 멕시코 갱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로우앵글로 잡아 마치 스프링클러처럼 침이 튀겨대며 말싸움하는 장면이 연상됩니다.

암선고를 받은 자신의 70번째 생일을 앞두고 돌아가신 100세의 어머님의 장례식 다음날, 그는 자신의 마지막 생일을 가족들과 보내기로 계획합니다.

멕시코판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라고 설명하는 것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 옛 속담이 이 책에서도 떠오릅니다.

자신이 낳지 않은 큰 아들은 커밍아웃을 하고 오랜기간 멀리 떨어져 있다 찾아옵니다.

직업군인이 되었다가 사망한 둘째 아들, 셋째 아들과 딸

그의 아내 페를라, 그의 동생 리틀엔젤 그리고 수 많은 친척들.




500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 내내 머릿 속에 잘 들어오지 않던 빅엔젤의 가계도는 맨 마지막 장에 나옵니다. (인명사전처럼 느껴지던 체게바라 평전의 아련한 기억까지 떠오릅니다.)

가계도를 먼저 읽어보는 것을 권합니다.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않은 빅엔젤은 휠체어 신세지만 가족들 앞에서 여전히 권위적인 우두머리입니다.

죽음 앞에서 덧없는 과거의 권위를 회상하거나 고집을 부리지만, 오랜만에 찾아 온 큰아들과 화해하고 포옹합니다.

하지만 다른 이야기도 있다.

좋은 이야기에는 모름지기 세부사항이 따라붙는 법이니까.

신혼부부의 웨딩카 범퍼에 깡통을 붙여놓듯 말이다.

위대한 삶의 태동에는 요란하게 핑핑 울리는 소리와

자그마하지만 놀라운 순간이 빙글빙글 함께 쏟아져 나온다.

사람들이 두구두고 이야기할 일들이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빅 엔젤의 장례식은

그 어머니의 장례식보다

더욱 아름다웠다.

성장의 희망보다는 죽음의 두려움이 커져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며칠 앞둔 건강검진은 여전히 번거롭습니다.

하필 직장의 동료들이 두 명이나 검진 중에 암을 발견하고 투병을 하기 시작한 덕분에 두렵기까지 합니다.

아내의 외할머니 장례를 치르고, 49제에 보자고 인사하던 장인어른의 심장마비,

장인어른의 장례에 나온 회사의 상조물품을 남겨 사용했던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은 단순히 삼재로 지나치기에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오랜 기간 투병을 하며 가족들의 근심이 되는 삶은 불행하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죽음이 좀 더 현실적이고 준비할 수 있는 일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적어도 빅엔젤처럼 자신만이라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면 장인어른과 아버지는 어떤 추억을 남겨주셨을지 궁금하고 아쉽습니다.




빅엔젤의 장례식 모습, 뉴멕시코 rancho de Taos에서 장례를 치른 영화배우 dennis hopper의 기사사진을 모티브로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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