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대인 작가가 시대를 아우르는 글을 쓸 수 있게 한 자양분은 무엇일지 궁금해 집니다.
부모님 세대에서 겪었을 법한 이야기들도 막힘없이 써내려갔습니다.
25년간 영어선생으로 지내다 남편과 사별한 후 캄보디아 호텔을 운영하는 주인공 고복희, 사업수완이 좋은 이영식 목사, 원더랜드를 괴롭히는 한인회장 김인석, 저임금 노동을 하기에는 아까운 능력을 가진 캄보디아 아가씨 린 등의 이야기가 각자의 시선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감정표현이 거의 없고, 매사에 원칙을 지키는 단호한 50대의 주인공 고복희
(박지우가 남겨둔 원숭이 티셔츠를 보고 소설 내내 단 한 번 소리내어 웃습니다.)
고복희는 아마도 작가가 어머니 세대를 상상하며 그렸겠지만,
작가가 그린 고복희는 닮고 싶은 구석이 많습니다.
성실하고 조용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지만
자신이 믿는 진실이 왜곡될 때는 있는 힘껏 문을 박차고 뛰어 나옵니다.
이것저것 재지 않고 사용하지 않던 무력까지 사용하며(그래봐야 계란던지기입니다) 자신의 믿음을 끝까지 관철합니다.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주인공은 바로 이봉련씨어야 할 것 같습니다.
소설의 묘사도 그렇지만, 책표지의 일러스트는 마치 이봉련씨를 보고 그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