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문은강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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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강 장편소설

책을 펼친 아침부터 점심을 먹기 전까지 손을 떼지 않고 완독하였습니다.

이렇게 금방 읽어낼 책이면 장편소설이라는 말이 안 어울릴 법할 정도이지만,

1988년 서울 올림픽, 1990년대 초반 학생투쟁, 새만금 방조제 사업까지 시대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게 펼쳐지기에 장편이 맞습니다.

문은강의 문장은 ‘지루한‘이라는 표현의 제일 맞은편에 서있습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은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게 세대를 아우르는 서사를 경쾌하고 유쾌한 문장으로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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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강, 1992년 출생

올해 스물 일곱 살.


이십대인 작가가 시대를 아우르는 글을 쓸 수 있게 한 자양분은 무엇일지 궁금해 집니다.

부모님 세대에서 겪었을 법한 이야기들도 막힘없이 써내려갔습니다.

25년간 영어선생으로 지내다 남편과 사별한 후 캄보디아 호텔을 운영하는 주인공 고복희, 사업수완이 좋은 이영식 목사, 원더랜드를 괴롭히는 한인회장 김인석, 저임금 노동을 하기에는 아까운 능력을 가진 캄보디아 아가씨 린 등의 이야기가 각자의 시선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감정표현이 거의 없고, 매사에 원칙을 지키는 단호한 50대의 주인공 고복희

(박지우가 남겨둔 원숭이 티셔츠를 보고 소설 내내 단 한 번 소리내어 웃습니다.)

고복희는 아마도 작가가 어머니 세대를 상상하며 그렸겠지만,

작가가 그린 고복희는 닮고 싶은 구석이 많습니다.

성실하고 조용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지만

자신이 믿는 진실이 왜곡될 때는 있는 힘껏 문을 박차고 뛰어 나옵니다.

이것저것 재지 않고 사용하지 않던 무력까지 사용하며(그래봐야 계란던지기입니다) 자신의 믿음을 끝까지 관철합니다.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주인공은 바로 이봉련씨어야 할 것 같습니다.

소설의 묘사도 그렇지만, 책표지의 일러스트는 마치 이봉련씨를 보고 그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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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집필을 위해 캄보디아 여행을 다녀오거나 인터뷰를 통해 만들어진 서사의 수준을 뛰어 넘습니다.

이제 앳된 스물 일곱의 작가는 이런 서사를 쓰기 위해 십대 시절부터 무언가를 기록하고 정리했을 것입니다.

고리타분한 선배들과의 술자리에서도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에 집중했을 작가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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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위해 방문했던 캄보디아 한인 호텔이 어딜지 찾아보았습니다.

작은 수영장 둘레에 선베드가 놓여있고 건물 주위로 바나나 나무가 심어져 있는 호텔

골든바나나, 블루라임 호텔 등의 이미지를 찾고 상상을 더해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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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고민에 애정을 담아 새끼 고양이라고 말해 준 교수님도 존경스럽습니다.

너는 새끼고양이야.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요?

바보같은 질문에 모교 교수님이

주신 답니다.

너는 이제 막 세상에 던져진

경이로운 생명.

그러니 쿨쿨 자다가

폴폴 돌아다니면 된다고..

사람들은 그 깜찍함에

감동한다고.

힘에 부칠 때마다 솜방망이를

휘두르며 외쳤다.

​

나는 고양이.

호랑이가 되겠다는 포부를 품은 고양이

그렇게 마음껏 귀여운 척 하며 완성시킨

첫 장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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