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
조계종에서 승적을 박탈당했을 때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를 통해 처음 알게 된 명진스님.
유튜브 등에서 본 법륜스님과 동일인인줄 알았습니다. 머리스타일이 다들 같으시니 관심을 두고 보지 않으면 어떤 분인지 기억할 수 없습니다.
여섯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친척집에 맡겨져 눈칫밥을 먹으며 자란 명진스님은 매년 전학을 하고, 싸움을 일삼는 문제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고 3 방학 때 사촌형님의 권유로 절에 들어가 공부를 합니다.
거기에서 은사를 만나 출가를 결심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행자(스님이 되기 전 수행하는 자)가 되어 출가의 길에 들어섭니다.
이 후로 50년 동안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하나에 매달려 공부합니다.
제대하고 절에 들어간 후 얼마 안 가 해군에 입대한지 한 달 밖에 안 된 동생이 사고로 죽습니다. 49일 동안 국립현충원의 동생의 묘지에 앉아 울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깨달음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말장난 같은 깨달음에 대한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 하루종일 가부좌를 틀고 명상을 하거나, 용맹정진(24시간 동안 잠도 자지 않고 명상하는 것)하는 스님들의 삶과 생각이 어려운 한자로 쓰여져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수영을 하고, 일주일 동안 스노우 보드에 빠져 배우면서 또 다른 깨달음을 얻는 스님의 모습이 신기합니다.
선방생활, 행자 등 절에서 사용하는 단어가 어렵지 않게 풀어져 있고, 불교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쉽게 읽혀 집니다.
한 자리하고 계신 스님의 권위적인 설교라기 보다는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공부하며, 지나간 선택에 대한 후회나 강변이 담백하게 쓰여져 있어 읽기에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글을 통해 저자의 생각이 전해지니 존경스러운 위인으로 보이기도 하고, 고집 센 어르신의 꿋꿋함이 느껴질만큼 고뇌하는 저자의 모습에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쓸데없는 호기심도 생겼습니다.
명진스님은 어떤 삶을 살았기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봉은사의 주지가 되고, 불교계에서 권위(?)있는 인물이 되었는지....
출가하기 전에는 불행한 문제아였고, 출가한 이후에도 그는 외골수에 청개구리 문제 스님이었습니다.
다만, 나이가 들어 힘이 빠져 욱하는 성미가 수그러들었고, 짧은 시간에 얻은 깨달음이라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믿음을 끝까지 지켜낸 것이 그가 죽을 때까지 큰 소리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중에 보니 이 노래가 기가 막힌 법문이었다.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는 가사가 ‘집착하지 말라’는 법문과 무엇이 다른가”
인생은 나그네 길 /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길에
정 일랑 두지 말자 미련 일랑 두지 말자
인생은 나그네 길 / 강물이 흘러가듯 정처없이 흘러서 간다
인생은 벌거숭이 /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여울져 가는길에
정 일랑 두지 말자 미련 일랑 두지 말자
인생은 벌거숭이 / 강물이 흘러가듯 소리없이 흘러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