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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아오바 유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5월
평점 :

오랜만에 책장을 펴고 다음 이야기가 읽고 싶어 책을 손에서 못내려 놓는 책을 만났다.
뭔가 잔잔한 여운이 길게 남는 소설.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왠지 이번에 읽은 일본장편소설인 아오바 유의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는 마음에 파문이 이는것 같은 느낌의 책이다.
'모든건 이어져야 하기에 이어져 있다.'
한때 마음속을 가득 채웠던 열정이 사라져 버린 듯 한 느낌.
그리고 결코 쉽지 않은 꿈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내 마음의 공허함과 희망을 찾는 여정.

책은 연결되지 않을 것 같은 서루 무관한 사람들이 기리노 줏타라는 한사람의 음악가와의 얽히고 설킨 관계와, 그가 만든 노래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를 통해 느끼는 감정들의 교류를 통해 잃어버린 삶의 공허함과 상실감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희망과 내안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열정을 찾는 그런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이야기는 가와사키 하루카가 일상에 연예에 지쳐가는 삶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기리노 줏타의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라는 가슴뛰는 머릿속을 울리는 노래를 발견하고 무언가에 다가서고 싶지만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일 때 쯤, 기리노 줏타의 사망소식을 들으며 기리노 줏타의 과거의 삶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올림픽에서 본 수영선수의 모습을 꿈꾸며 수영을 하는 오미야 나쓰카. 매일 반복되는 훈련속에 여태까지 믿어왔던 신념이 꿈이 흐려지고 있던 시기에 만난 기리노 줏타. 기리노 줏타의 기타소리를 들으며 다시 시작된 훈련과 두사람의 바라만 보는 첫사랑 속에서 나온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그리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그들...
책의 주인공은 분명 기리노 줏타이지만, 이야기는 기리노 줏타의 시점에서 진행되지는 않는다. 다만 기리노 줏타와의 관계속에 그의 모습에 매료되고 그의 노래에 매료된 사람들의 시점에서 기리노 줏타의 삶과 노래가 이어진다.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바람이 멎은 새까만 바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이즈
예감은 아직 허상일 뿐
파도만이 반복되지
멀리서 울리는 천둥소리
물결치는 너의 원피스
마음을 흔들어놓네
견딜 수 없이 초조해
언제까지나 길 위에 서 있어
소원을 되풀이하면서
수평선 저 너머에서
다시 만나는 두 사람
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각 장의 제목은 실존하는 일본노래 곡명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오래전에 엑스저팬, 라르칸시엘, 자드 같은 일본가수들에 빠져 일본노래에 빠진적이 있었는데 문득 그때의 감정들이 떠오르는 것도 같다.
(참고로 각 장의 제목의 해당 일본노래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일본어 원제로 검색해야 찾을 수 있는 듯 싶다. 왠지 내가 아는 가수들의 곡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찾아봤는데, 잠깐의 검색으로는 찾지 못했다.)

한때 무언가를 향해 뒤도 옆도 보지 않고 앞만향해 달려나갈 수 있었던 열정이 어느사이엔가 지금은 꺼진 불처럼 하나도 남김없이 사그러든 지금의 나.
열정을 되살릴 새로운 꿈을 찾으려 노력하고는 있지만, 뭔가 현재에 안주하고만 있는 것 같은 지금의 나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겨주는 내마음의 잔잔한 수면에 작은 돌을 던져 아직은 작지만 점점커질 그런 파문을 일으켜준 책.
16세에 대뷔하여 20세에 썼다는 두번째 장편소설인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는 아오바 유라는 일본 작가의 앞으로 나올 다음 소설책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매우 매력있는 일본장편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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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