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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층 나무 집 456 Book 클럽
앤디 그리피스 지음, 테리 덴톤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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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매주 월요일, 화요일은 무조건 딸과 같이 자는 날이 되었다.

그냥 같이 자는 게 아니라, 약 20분여간은 딸이 지어낸 이야기로 대화를 나눠야 한다.

딸의 표현대로라면 '가짜인지 알지?' 쇼타임.

 

못 생긴 이란성 쌍둥이가 등장하는 가짜 학교 이야기부터, 가짜 집, 가짜 학원까지...

등장인물은 또 얼마나 많던지 누가 누구인지 구분이 안 되는데

누워서 듣다보니 비몽사몽간에 들을 수밖에 없고

어느덧 '가짜인지 알지?' 타임은 잠과의 처절한 혈투로 바뀐다.

어찌어찌하여... 아빠 노릇을 제대로 하기 위한 나의 노력이 먹혔는지

딸은 매주 이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곤 한다.

그 애의 말마따나... 외동이기 때문에.. 심심해서 어쩔 수 없이 상상의 나라에 살 수밖에 없단다.

 

그런 딸을 위하여 상상력을 맘껏 키워줄 것 같은 재밌는 동화책 2권을 골랐다.

<13층 나무 집><자전거로 달에 가서 해바라기 심는 법>.

 

<13층 나무 집>은 어린 아이들의 영원한 로망인 비밀의 장소, 아지트에서 펼쳐지는 난장판 같은 모험 이야기책이다.

13층짜리 나무 집에는 게임방, 수영장을 비롯하여 상어가 사는 수족관까지 마치 63빌딩처럼 없는게 없는 멋진 아지트이다.

그곳에 사는 앤디와 테리가 이웃집 고양이 실키가 새처럼 날개가 생겨 날아가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어른들이 보기엔 황당무계한, 아이들이 보기엔 신나는 모험이 끊임없이 생겨난다.

알에서 깨어난 인어 아가씨, 원숭이 무리의 공격, 거대 고릴라의 습격, 맨 처음에 등장했던 하늘을 나는 고양이의

재등장까지!!!

어른들이 좋아하는 도덕적 교훈이라곤 눈씻고 찾아봐도 전혀 안 보이는 이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그런 이유에서인지

아이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한다.

 

한편 <자전거로 달에 가서 해바라기 심는 법>은 제목 그대로,

왠지 불쌍하게 생긴 달의 얼굴을 보다가 달에 가서 해바라기를 심어 위로해 주고 싶었던 주인공 소년이 실제로 달나라로 여행을 간다는 책이다. 책에 나오는 24단계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고 황당하지만 또 한편으론 매우 그럴싸해 보인다. 달까지 줄을 잇고 그 줄을 레일 삼아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들이 디테일하게 이책을 가득 채운다.

 

<13층 나무 집>이 한계를 모르는 상상력만으로 무장한 책이라면 <자전거 해바라기>는 어른의 과학적 지식에 아이다운 상상력이 보태어진 지식정보 그림책이랄 수 있겠다. 달, 우주여행,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 우주복 등 이 또래 아이들이 궁금해할만한 내용들이 천진난만한 아이의 상상과 함께 버무려져 있다.

 

생각해보면.. 누구나 어릴 적엔 그런 상상 해봤을 것이다.

달에 가서 나만의 왕국을 만든다던가, 우주복을 입고 우주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그런 상상...

 

두 책 모두,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재밌게 볼만한 그림책이니 아빠와 자녀가 책을 같이 읽어보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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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워크
E. F. 슈마허 지음, 박혜영 옮김 / 느린걸음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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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기 위해 평생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일한 사람이 있었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 일하냐고 옆에 있던 어부가 물었더니 부자가 대답했다.

"나중에 부자가 되면 한가롭게 바다 낚시나 하며 여생을 즐길 거라오."

어부가 그말을 듣고 말했다.

"저는 지금도 그렇게 바다 낚시를 하며 살고 있는데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지 않지만 어떤 책에서 읽었던 구절이다.

위 에피소드야말로 <굿 워크>에 대한 짧지만 가장 정확한 예시가 아닐까 싶다.

E.F.슈마허<굿 워크>는 성장을 위한 성장에만 목숨을 거는 현대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인간의 노동에 대한 성찰을 시도하는 책이다. 전작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는 중간기술 및 불교경제의 관점에서의 인간적인 노동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한번 펼쳐진다.

일단 슈마허가 왜 '한 세기의 종말'을 언급하며 '작지만 위대한 실험, 중간기술'을 이야기하는지 알기쉽게 한 마디로 말해보자.

자, 생각해보자. 현대 과학기술은 불과 100여년 전과 비교해도 엄청난 발전을 가져왔다. 과학자와 기술자의 수도 엄청나게 증가했다. 그런데, 과연 100여년 전보다 인간의 삶은 행복해졌다고 볼 수 있는가? 과학기술은 어떤 문제도 다 해결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알 수 없는 새로운 질병들이 계속 발견되고, 화학물질에 의한 오염, 삶의 터전을 일순간에 없애버리는 기상이변에 의한 재난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종의 동물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토양은 부식되고, 자원은 고갈되고 있으며, 농촌은 파괴되고 있다. 과학기술이 이만큼 발전했는데 왜 더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일까?

 

슈마허는 점점 커지고, 점점 복잡해지며, 점점 더 자본집약적이고, 점점 더 폭력적일 수밖에 없는 현대기술이 오로지 '성장을 위한 경제'의 구성원으로 복무하기 때문에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다. 그런 폭력적인 현대기술의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핵물질이다. 자신들도 처리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핵폐기물을 무책임하게 후손에게 떠넘기는 게 바로 현대문명인 것이다.

그러고보니 얼마전 대히트를 친 영화 <인터스텔라>가 떠오른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로 인해 우주물리학과 같은 과학 지식 알기 붐이 일어났는데, 그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지구의 사막화와 식량부족의 문제를 심각하게 다룬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인터스텔라>야 말로, 성장 위주의 경제를 말하는, 현대 과학기술을 무조건적으로 신봉하는, 그러나 재난영화가 아닐까 싶다.

영화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이지 이 책 <굿 워크>를 읽다보면 작년 한해 대한민국에 신드롬을 일으켰던 <미생>이 떠오른다. <미생> 의 장그래를 보며 일을 통해 한 사람의 떳떳한 사회구성원으로 거듭나고 싶어하지 않았던가. 수많은 어록중에서도 "회사가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다"라는 명대사가 기억난다. 전쟁터나 지옥이나 다 불행한건 마찬가지일테니, 그럼 우리는 모두 지옥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 아닌가? 어쩌다 우리는 일을 해도 일은 안 해도 불안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슈마허에 의하면 애초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다. 삶과 노동이 하나이던 시절에는 노동을 통해 민중들의 다양한 공동체 문화가 꽃필 수 있었다. 하지만 삶과 노동이 분리되기 시작하면서 노동문화는 사라지고 오직 상품적 가치만 노동에 남게 되었다. 좋아서 하는 일은 취미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노동이 되자 사람들은 더 이상 노동을 하지 않으려고 죽을힘을 다해 노동을 하게 되었다. 이글의 서두에 나왔던 그 부자처럼 말이다.

슈마허는 이런 노동을 '영혼 없는 노동'이며 '삶에서 생기를 앗아가는 죽은 노동'이라 일컫는다. 이런 노동을 통해서는 공동체는 말할 것도 없고 자기 자신조차도 좋은 삶을 살기 어렵다. <모던 타임즈>에서 기계처럼 하루 종일 나사못을 죄는 찰리 채플린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현대문명이 싫다고 부시맨으로 돌아갈 수도 없지 않은가?

슈마허가 이 책 <굿 워크>를 통해 제안하는 건 다른 아닌 중간기술(또는 적정기술)을 개발하여 작은 일터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실제 슈마허가 영국에 있는 벽돌업체와 벌인 협상 이야기 나온다.

100년 전 일주일에  벽돌을 만 개 생산하던 벽돌 공장이 요즘은 300만 개 정도의 벽돌을 생산한다. 이렇게 생산규모가 커지면 주변에 큰 시장을 끼고 있다는 뜻이거나 아니면 운송하는 데 단단히 고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운송비, 기름값, 인건비가 올라 벽돌 한 장을 200마일 떨어진 지역으로 운반하는 비용이 벽돌을 찍어내는 만큼 들게 된다.  그러니까 거대한 벽돌 공장 하나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시장에 벽돌을 공급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보면 말이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각 지역별로 그 지역에서 소화가능한 정도의 생산량을 갖춘 작은 규모의 공장을 여러개 만드는 것이 바로 '중간기술'이랄 수 있다. 물론 소규모 생산량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 과정이 자동화된 공장이 아니라 중간정도의 사람의 기술이 필요한 공장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규모 공장이기 때문에 매우 적은 자본으로 경영이 가능하며 이웃 주민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삶과 노동이 분리되는 일도 걱정안해도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적정기술로 인해 마을 사람이 모두 빠져나갔던 마을이 다시 사람 북적이는 마을로 되살아나기도 했다고 한다.

<굿 워크>는 또한 인간을 위한 일이면서 지구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재생불가능한 자원이 아니라 재생가능한 자원을 이용한 최소한의 도구에 인간의 기술력을 더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슈마허의 이런 주장에 대해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생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우주를 정복하는 시대에 웬 중간기술이냐며 혀를 찰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한 가지 물어보자. 달나라를 여행하는 기술과7에이커 정도의 작은 농토를 가는데 쓰이는 미니 트랙터. 둘 중에 어떤 것이 지구인에게 더 이로운 기술일까? 트랙터로 밭갈이 할 때보다 에이커당 100분의 1 정도로 적은 연료로도 사용 가능한 이 미니 트랙터가 훨씬 더 환영받을 기술인 것이다.

<굿 워크>는 오로지 경제성장만을 외치는 정부에게도, 또 영혼 없는 노동에 시달리는 개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생각의 전환점을 안겨준다. 내 생각에 우리가 안고있는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현대 과학기술과 신자유주의 노예가 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에 있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얼마나 불경한 일인지도 모르고....

 

인구조사를 최초로 했던 사람은 다윗 왕이었는데, 인구조사를 행한 행동은 하느님을 크게 진노케 했습니다. 하느님은 다윗에게 형벌 세 가지중 하나를 고르게 했습니다.

(중략)

그것은 수치 단위로 셀 수 없는 인간을 마치 수치 단위처럼 취급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신이 만드신 우주이기 때문입니다.(23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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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낸다는 것 - 칭화대 10년 연속 최고의 명강, 수신의 길
팡차오후이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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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에 결코 쉽지 않은 책.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꼭 한번 되돌아봐야 할 진정한 내 모습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책. 그런 이유로 한장 한장 정성들여 읽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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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 마음을 움직이는 힘 위즈덤하우스 한국형 자기계발 시리즈 1
한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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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하는 세상이 오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랑곳 하지 않고 시끄럽게 핸드폰을 통해 개인사를 읊어대는 사람도,

아직 신호도 안 바뀌었는데, 클락션을 짜증나게 울려대는 사람도,

영화 상영 내내 극장에서 앞 좌석을 발로 차는 사람도,

모두 모두 한번쯤 타인을 배려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책 [배려]는 그러한 작은 바램을 비즈니스 우화의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직장인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쉽게 몰입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매번 번역된 우화들을 읽다가 모처럼 국내 소설을 읽어서 더 좋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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