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무더위

조용한 무더위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ㅣ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19년 7월

안녕하세요, 둘리입니다. 

날이 너무 습하죠. 정말이지 요즘 퇴근길은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땀으로 뒤범벅이 돼서 집으로..허허. 

찬물에 샤워 한바탕 하고, 냉수 한컵 벌컥 들이키고, 소파에 벌러덩 드러누워 선선한 에어컨 바람 맞으며, 션한 추리 소설책 한권 팔락팔락 읽는것이 요즘의 제 낙이랍니다. (물론 와이프님의 윤허 아래..) 

자, 오늘의 간단리뷰의 주인공은 제 낙을 충족시켜준 고마운 작품, 와카타케 나나미의 '조용한 무더위'입니다.

와카타케 나나미. 이 양반, 저와는 강렬한 추억(?)이 있는 작가인데 말이죠. 몇년전에 저희 사무실에 불이 난 적이 있었거든요. (물론 큰 화재로 번지기 전에 진화가 되긴했지만.) 까만 연기가 천장에 스멀스멀, 큰일이다 하면서 허겁지겁 밖으로 나왔는데, 그 와중에 제 손에 들려있던 책 한권. 그게 와카타케 나나미의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이었다는. 뭐 암튼.

이번 작품 조용한 무더위는, 미스터리 서점인 '살인곰 서점', 그리고 그 위층에 자리 잡은 '백곰 탐정사'에서 투잡(?)을 뛰고 있는 여탐정 '하무라 아키라'를 위시하여 펼쳐지는 6개의 아기자기(?)한 사건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사건이 절대 소프트 하다는 건 아니고.) 표지만 보면 귀여븐 서점 직원이 해결하는 생활 미스터리 물 정도로 생각이 드는데 말이죠. 전혀 아니올시다라는.허허. 제가 개인적으로는 호흡이 긴 장편 보다는 임팩트있는 짧은 단편을 좋아하는 지라, 이 작품도 역시나 금세 읽어 버렸다는요. (부인, 감사하오.) 주인공 하무라. 읽는 내내 이렇게 측은지심(?)이 드는 탐정은 처음 인것 같기도 하고.. 정말 박복한 탐정이라는 생각 밖에는. 

각 단편들마다,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추리물 마니아들에게는 상당히 흥미롭게 읽혀질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에지마 씨 가라사대' 가 제일 인상 깊더라는. (이런걸 '안락의자 탐정물' 이라고 한다는데, 급 시즈카 할머니도 생각이 나고..) 이작품, 이미대 2위를 했다고 하는데, 괜히 2위를 한게 아니구나 싶더라니깐요.  

매번 이렇게 재미진 작품을 읽고 나면, 책장을 한번 훑어봅니다. 이 작가 다른 작품을 내가 가지고 있는게 있나, 두리번 두리번. 오오 몇 권 있긴 하네요. 허허. 이번 여름 휴가는 와카타케 나나미와 함께 보내볼까.. (음.. 우리 공주님이 나오면 어려울 수도 있겠..) 뭐 암튼 이런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볼 만큼, 왕따봉을 날려도 결코 아깝지 않은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와이프님은 곤히 주무시고 계시고.. 이제 자정이 지나면 D-DAY네요. 우리 공주님은 왜 이렇게도 소식이 없으신건지. 두근두근하는 마음을 가슴에 품고 저도 잠을 청해 보렵니다. 그럼 오늘의 간단리뷰 '조용한 무더위'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둘리였습니다. 평안한 밤 되세요.         

[100자평] 햇빛공포증

햇빛공포증
배수영 지음 / 몽실북스 / 2019년 7월

햇빛 공포증이라.. 재미있는 책만 내놓아주시는 몽실북스 책이기에 무조건 신뢰가 갑니다 ㅎ 완전 기대된다는요

악의의 질량

악의의 질량 ㅣ 한국추리문학선 6
홍성호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7월

안녕하세요, 둘리입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먹고, 자고, 책읽고, 먹고, 자고, 책읽고.. 아주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내일은 밀린 설겆이하고, 청소하고, 빨래 돌리고.. 할 것이 많네요. 뭔가 오늘의 여유는 내일의 본업(?)을 위한 와이프님께서 하사하신 보상이란 생각이 살포시 들긴 하지만.. 뭐 내일일은 내일 생각하기로 하고 지금 이순간을 즐겨야지요. 허허.자 그럼 오늘의 간단리뷰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간단리뷰의 주인공은 ‘악의의 질량’ 입니다.

저는 추리소설을 참 좋아라 하는데요.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간 국내 추리물, 혹은 서양 추리물 보다는 일본 추리물을 즐겨읽었드랬답니다. (90대 10정도..뭐 고 정도 비율로 읽지 않았나 싶네요.) 일본 추리물이란게 일단 소재도 다양하고, 유치하지 않고, 재미있으니까, 손이 많이 가긴 했는데. 요즘들어 우리 국내 추리물도 퀄리티 높은, 엄지 손가락 팍팍 치켜들만한 작품들이 속속 눈에 띄더라구요. 이 작품 악의의 질량도 근래에 발견한 정말 수준높은 국내 추리물 중 하나죠. (갠적으로 쌍따봉을 날릴 만큼 재미집니다.) 존속살인 용의자로 전락해버린 추리소설 작가. 이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내용은 허술하지 않고 상당히 탄탄합니다. 복선도 적절히 포진되어 있고.. 완전 흥미진진. 그러니 당연히 가독성도 좋구요. 

이 작품을 통하여 우리나라 추리소설의 아버지인 김내성 작가에 대해 알게 된 것도 큰 수확이라는 생각입니다. 요즘 일본 추리소설의 태동작을 필두로 옛 일본 추리소설들을 복간해서 시리즈로 내놓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감사한 출판사가 있는데, 우리나라 추리소설도 주옥 같은 옛 작품들이 다시금 빛을 보는 그런 시류가 언제쯤 찾아올까.. 암튼 어떤 출판사에서 해주실지는 몰라도 !! 고대하고 있습니다 ㅎㅎ 

아이고, 그러고 보니 이 작품이 저자인 홍성호 작가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하네요. 상당히 아쉬운 마음을 금치 못하.. 이제 갓 알게 되었는데, 만나자 마자 이별이라니. 그래도 한국추리문학선에서 더 많은 후발 작가들이 우리 독자들을 맞이 해 주실거라 믿고, 우리 추리소설. 열심히 읽고,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밤부터 비소식이 있더라구요. 비 조심 하시구요. 내일 하루도 즐거운 일 가득한 하루 되시기를요. 그럼 오늘의 간단리뷰 악의의 질량,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둘리였습니다.

작가 소설

작가 소설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9년 7월

안녕하세요, 둘리입니다.

어느덧 코 앞으로 다가온 둘리 주니어 탄생일. 예정일이 하루 하루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새 가족이 저희 곁에 온다는 설레임과 더불어 잘 키워야 한다는 사명감이 제 어깨를 살포시 눌러주네요. 뭐..잘 해낼수 있겠죠? 허허. (암튼 건강하게만, 엄마 덜 아프게 하고 냉큼 나와다오.) 그럼 우리 공주님 만날 그 날을 학수고대 하며 오늘의 간단리뷰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간단리뷰의 주인공은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작가 소설’입니다.

사실 작가소설이라 하니, 미스터리 작가가 주인공이 되어 작가 특유의 기발한 발상으로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장편소설이 아닐까 싶었는데.. 총 8편의 각기 다른 내용의 단편소설 이더라구요. 단편이다 보니 일단 읽는데 있어서는 금새 술술 읽혀집니다. 그간 몇 작품 안되는 그의 작품을 읽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소재가 정말 무궁무진한 작가가 아닌가 싶다는요. 물론 완성도 면에서는 경악스럽게 놀라울 때도, 정말 실망 스러울 때도 있는 양반이긴 합니다만. 한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얘기를 꺼집어 내는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 라는 말 밖엔 할 말이 없는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책의 첫 문을 여는 ‘글쓰는 기계‘가 제일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읽다보면 왜 이렇게 끝나버린 거지 하고 의문을 갖게 되는 단편도 있긴한데요. 하지만 책 소개글에 또렷하게 적혀있는 ’변덕스럽고 장난 같은 소설‘이라는 한 줄의 문장에 그 의문에 대해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는.

아리스가와 아리스. 쌍두의 악마란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된 이 후.. 그의 필력에 반해 신뢰관계를 계속 형성해 보려 했으나, 뭐 뒤 이은 작품에서 살짝..(뭔 작품이라고는 밝히지 못하겠..) 그런고로 점점 관심 밖에 나가 계시다가.. 게다가 히가시노 게이고, 아야츠지 유키토에게 한동안 빠져 산 탓에 긴 관계를 맺지 못했던 작가이지요. (쌍두의 악마가 개인적으로는 참 임팩트 있는 작품이었었다는요.) 허나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록새록 그의 작품들과 함께 했던 추억들을 떠올리며(?) 다시금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출간작 들을 검색해 보는 저를 발견하게 되네요. 일단 다음 작품은 ‘자물쇠 잠긴 남자’ 로 정했습니다. 허허.

이상 오늘의 간단리뷰, 작가소설이었습니다. 재미진 작품임에는 틀림없어요. 저는 둘리였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오늘 하루, 아무쪼록 비 피해 없으시기를요. 즐거운 오후 되세요.  

완벽한 생존

완벽한 생존
김주영 지음 / 인디페이퍼 / 2019년 6월

안녕하세요 둘리입니다. 

7월도 어느덧 중반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벌써? 라고 생각했는데 슬슬 여름 휴가 떠나시는 분들도 주변에 더러 보이시더라구요. (부러운 마음 그득이지만 전 올해 여름 휴가는 산후 조리원에서..허허) 여러분들은 올 여름 어떤 재미난 계획들을 세우고 계시는지요? 아무쪼록 그 계획들이 마음 먹으신대로 모두 이루어지기를 바람하면서 오늘의 간단리뷰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간단리뷰의 주인공은 우리 추리소설, 김주영 작가의 ‘완벽한 생존’입니다.

두 번째 밀레니엄을 목전에 둔 1999년의 어느 날. 부산 해운대 인근에서 아주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현장에는 피해자들이 목이 잘리어 그 목 들이 마치 탑처럼 쌓여있는 기괴한 모습이 발견이 되고.. 이 사건을 취재하던 기자 미희는 물적 증거들을 통해 사망한 범인 이외에 공범과 어린아이가 있었다는 것을 파악하게 됩니다. 공범과 아이의 존재를 주장하던 그녀에게 남편이 살해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녀는 그 사건으로 인한 충격으로 사건에서 손을 놓게 되고 하염없이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아픔으로 남아 있는 이 사건에 대한 제보 메일이 한통 오게 되는데..

사실 추리물을 좋아한다, 많이 읽는다 하면서도 국내 추리물에 대해선 그리 손을 많이 내밀지 않았던 1인이었는데 말이죠. 요즘 들어 읽은 국내 추리물들을 보면, 정말 질적으로 ‘탄탄해졌다’ 라는 느낌입니다. 그 작품들 안에 물론 이 작품 완벽한 생존도 포함이 되구요.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이긴 하지만 금새 읽혀질 정도로 빼어난 가독성을 보여줍니다.

사건을 더듬어 진상에 다가가는 그 일련의 과정들이 상당한 긴장감을 유발 하면서도 매끄럽게 유지 되는 점이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주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독자를 쥐락 펴락하는 것만 같은 (넌 내 손안에 있어!!) 작가분의 필력에 반해버렸다는요.

‘가해자의 고통은 유한한데 왜 피해자의 고통은 무한할까요.’ 이 문구를 곱씹으며 남은 이들의 아픔이 점철되어 있는, 고통스런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 해 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꽤나 만족스러웠던 국내 추리소설이었습니다.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확고한 듯 하구요. 영상화 되어도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럼 오늘의 간단리뷰 ‘완벽한 생존’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둘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