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면서 채우는 마음 필사

쓰면서 채우는 마음 필사 - 손끝으로 새기는 옛 시의 아름다운 문장들
나태주 외 지음 / 서울문화사 / 2025년 11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했습니다>

연말이 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한 해를 돌아보게 됩니다.

바쁘게 살아온 시간 속에서 놓쳤던 감정, 해결하지 못한 고민들, 그리고 스스로를 다그쳤던 순간들이 차분히 떠올려봅니다.​

올해의 마지막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마무리하고 싶어 잠시 멈추고 마음의 여유를 만드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서울문화사의 〈쓰면서 채우는 마음 필사 한국 시 100〉를 선택했습니다.​

학창시절 한국 시는 시험을 위해 외워야 하는 ‘지문’의 느낌이 강했어요. 이해하기 어려웠던 표현들도 많았고, 감성보다는 점수를 위한 독서였죠.​

나이가 들어 다시 시를 마주하게 되니 지금의 삶과 겹쳐지며 전혀 다른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그때는 모르던 의미가 이제는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는것 같습니다.​

이 필사책에는 ‘풀꽃’의 나태주 시인을 비롯해 윤동주, 한용운, 김소월, 이상, 심훈, 이상화 등 한국인이 사랑해온 시인들의 대표 시 100편이 담겨 있습니다.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은은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져 마음의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춰주는 효과가 있어요. 전체적인 디자인과 톤이 따뜻하고 정갈해서 연말, 새해 선물이나 자기 돌봄 선물로도 잘 어울리는 책입니다.

무엇보다 오늘 내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무엇이 힘들었고 무엇이 좋았는지.

시를 따라 쓰는 동안 차분하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손끝을 통해 조금씩 편안함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이 작은 기록들이 쌓여 올해의 나를 위로하고 내년의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란 위로가 됩니다.

조용한 문장 속에서 마음을 돌보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리며 하루 10분 필사의 여정을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