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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우리 문화 중 하나는 '빨리 빨리' 일 것이다. 하루 일과가 빽빽한 도심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하루의 여유가 넉넉치
않겠지만, 우리에겐 너무나 빠른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

[느링 느링 해피엔딩]은 독일 출신의 저자가 유엔 환경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환경 정책과 관련된 일을 해오던 엘리트 학자이다. 대학교 교수 임용을 앞두고 다시 한번 그의 커리어에 중요한 기회가 될만한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었으나, 그의 아픈 딸을 위해 모든걸 포기 하게 된다.
근육실조등이라는 진단을 받은 어린 그의 딸은 발 한걸음
내딛기 조차 너무나 힘들어 하기에, 일반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느린 동작 하나 하나에 보는 이마저 지쳐버리게 된다.
저자가 꿈꾸어 오던 성공을 눈 앞에 두고 "아빠, 아주 멋진
일만 생기는 백만 분이 있으면 좋겠어.” 라는 딸의 말에 모든 걸 버리고 백만분의 시간 동안 세계 여행을 떠나게 된다.
고쳐지지 않는 질병을 가지고 있지만 깜찍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소녀 '니나'는 세상에서 제일 큰 수로 여겼던 백만분을 가족과 함께 태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에서 느리지만 행복한 일분 일초를 보내게
된다.

우리가 무엇때문에 잠시의 휴식도 아까워하면서 그렇게
바쁘게 살아왔는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특히나 하루 근로시간이 최악에 속하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삶 속에서 더 뼈저리게 느껴지는게 아닌
가 싶다.
요즘 TV 광고를 보면 어린 딸이 늦은 밤 귀가하는 아빠를
보고 "또, 놀러와~!" 라는 대사가 속된 말로 '웃픈~' 우리의 현실일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는 아이의 시간은 다시 돌아 오지
않을 텐데, 그런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을 놓친 채 끝이 언제 일지 모르는 성공(?)을 향해서 불나방 처럼 열심히 뛰어들고 있지 않나
싶다. 만일 자신이 목표한 성공을 이루고 난 후에 과연 그동안 따뜻한 손길을 함께 할 수 없었던 아이와의 잃어 버린 시간을 무엇으로 보상 받을
수 있을까?
..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
p113
불편한 몸이지만 소방관이 되고 싶어하고, 당연히 질 수 밖에
없는 친구들과의 달리기 경주에도 꾿꾿하게 도전하는 당찬 꼬마 숙녀 니나와 함께 자유로운 영혼과 느리지만 행복한 그들의 여행에 응원하고 너무나
공감 하게 된다.
비록 가진 것 없이 빈털털이가 될 때가지 2년 가까이 자연
속으로 여행 하면서, 추운 뉴질랜드의 혹한 속에서 고장난 그들의 캠핑카 에디 속에서 고립이 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서로의 체온으로 함께 보듬어
주고 있다면 그 어떤 칼바람도 그들의 행복을 부수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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