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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맨]의 부제는 <범인에게 고한다 2>
로, 2004년 저자의 전작이었던 <범인에게 고한다>로 미스터리 베스트 1위와 여러 수상을 받았던 작품의 두번째
이야기 이다.

대부분의 대표 형사물들이 그렇듯이, 이번 작품 역시 전작에서
연쇄 살인마 ‘배드맨’을 체포했던 마키시마 후미히코 경시가 이번 사건을 맡으면서, 그를 주축으로 아이를 유괴한 대담한 범인과의 두뇌 플레이를
하면서 벌이는 숨가쁜 한판 승부를 담고 있다.
이번 이야기의 제목인
[립맨]은, 이야기 속 여러 사건들 속에서 정확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 레스트 인 피스 (Rest in
peace)" 라는 말을 주변에 흘리던 냉혹한의 별칭을 뜻 한다.
"Rest in peace"는 흔히 약자로 R.I.P. 로
무덤가의 묘비 등에 명기하는 "편히 잠들라" 라는 뜻이다. 이야기의 초반부에는 일본 내에서 속칭 보이스피싱으로
사기를 치던 일당들의 이야기가 전개 되면서 앞으로의 큰 범죄적 배경을 암시하게 된다. 그리고 여러 사건의 배후에 과계하고 있던
[립맨]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그의 실체를 잡고자 하는 노력이 시작된다.

그저 힘없고 세상 물정에 어두운 노인이나 가족을 아끼는
부모 등을 대상으로 전화를 걸어서 그럴듯하게 사건 사고를 만들어 내면서 돈을 뜯어내는 수법의 보이스피싱 사기는 일본도 마찬가지 인 듯
싶다.
갑작스러운 일로 보이스피싱 사기단 중 일부가 새로운 범죄를
모의 하면서 사람을 유괴하고 돈을 요구하는 방법을 구상하기에 이른다. 하물며 '대일본유괴단'이라는 그럴듯한 조직의 작명까지 하고 대규모 유괴
사업이라며 치밀하게 계획을 하게 된다.
예전과 달리 좁은 골목 골목까지 방범 카메라들도 많이 있고,
수많은 자동차들의 블랙박스며 사방에 카메라가 위치하고 있는 도심 속에서 과연 누군가를 납치하는 범죄가 성공할까? 싶은 우려가 들지만, 정말 혀를
내두를만한 기발한 계획을 실행하기에 이른다.
어느 범법 행위 건 간에 그 범죄의 정당성은 논할 필요도
없고 그 범죄의 무게를 비교 할 수 없겠지만, 특히 아이를 납치하는 유괴는 가장 죄질이 나쁘고 용서 받지 못할 범죄 일
것이다.
[립맨]에서는 초반부에
보이스피싱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의 안타까운 두 형제의 시선으로 먼저 이야기가 전개된다. 죄는 밉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던 말이 있듯이
그들의 딱한 사정과 서로에게 기대는 모습에서 가슴 속에서는 살짝 그들에게 좋은 일이 생겼으면 하는 응원도 하게 되었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돈을 취하는 행위처럼 악한 범죄는 없을 것이다.
최근에는 불안한 청년 취업과 어려운 사회
분위기에서 더욱 생존형 범죄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범죄에 가담하게 된 두 형제들 뿐 아니라 파산의 위기에서 직원들을 해고하고 회사를 살려야 했던 경영주, 그리고 부족한 실력으로라도 회사에
남아 있고자 부당한 인사 이동도 감내 해야 했던 평범한 직장인, 그리고 경찰 내부에서도 실적 위주로 좌천되는 등 어렵고 힘든 경쟁 사회의
단면들이 하나 둘 배경 속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절대 성공 할 수 없을 것 같은 유괴 범죄의 조직적이고
치밀한 전개와, 그 허를 찌르기 위해 유괴범들의 빈틈을 찾고자 하는 경찰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두뇌 플레이를 하게 된다. 하지만 돈이나 실적 과는
전혀 상관 없이 그저 자식의 안위 걱정에 피가 말라만가는 부모의 심정은 누구라도 대변 할 수 없을 것이다. 범인의 말을 따라 돈을 준비해야 하는
것인지, 경찰에게 알리는 것 조차 아이에게 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에 누구도 친구가 아니라 적일 뿐이라는 부모의 애타는 아픔이 더욱 가슴에
절절하게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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