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은 여자
가쓰라 노조미 지음, 김효진 옮김 / 북펌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지난해 부산 국제 영화제에 출품작이었던 일본 영화 <얄미운 여자>의 원작 소설인 [싫은 여자]. NHK 방송에서는 6부작 <나쁜 여자> 라는 제목의 드라마로도 방영 되었다고 한다.

[싫은 여자]​에서는 누구나 바람직하게 여기는 착실한 모범생의 전형인 '데츠코'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전개가 된다. 어린 나이에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변호사 사무실에 들어가서 나름대로 자신의 영역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부러움을 안고 순탄하게 진행해온 그녀의 20대의 삶이 그렇게 흥미롭지 못하고 조금은 답답하게 막힌 듯하게 느끼며 살고 있다.

어느날 그녀의 먼 친척인 '​나츠코' 에게서 이혼한 남편과의 위자료 소송을 맡아 달라는 의뢰를 맡게 되고, 그녀와는 정 반대로 공부보다는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게 살면서 남자들을 유혹하는 기술로 자유롭게 살아온 '나츠코'의 인생에 서서히 개입하게 된다.

[싫은 여자]에서 대상으로 삼고 있는 여자는 물론 수많은 사기 사건과 거짓을 일쌈고 있는 알 수 없는 사고를 지닌 '나츠코'를  이야기 하고 있다.​

이야기의 전개 역시 나츠코가 '데츠코'에게 의뢰를 하고 있는 서로 다른 사건들을 중심으로 짧은 에피소드들이 연결 되어 두 여성의 삶을 돌아 보고 있다.​

20대에서 시작된 서로의 연결 고리가 60대 노인이 될 때까지  여전히 이어지면서, 과연 남자들의 주머니를 노리면서 접근했던 '나츠코'의 모습이 단순히 악한 사기꾼이었을까? 라는 의문들을 남기게 된다. 그녀에게 전재산을 주면서도 강탈을 당한 것이 아니라, 거짓 희망이었을 지라도 ​그녀를 통해서 희망과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스스로 내어준 마음과 물질들이었으니 말이다.

'데츠코'는 그러한 그녀의 해결사처럼 몇 년 마다 한번씩 터지는 사건에 변호사로 의뢰를 받고, 각 의뢰 사건들에 연루된 주변 인물들을 탐문 하면서 ​듣게 되는 그녀의 속이 보이는 뻔한 수법에도 그녀의 존재가치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 무얼까 하나씩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 주변에도 같은 동성 끼리 의리 넘치고 인정 받는 친구들이 있듯이, 반대로 이성에게 페로몬 향수처럼 이끌리는 매력을 어필하는 이성들도 종종 보게된다.

대부분 그러한 친구들은 이성들에게는 때론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동성 친구들에겐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기 십상인 듯 싶다. 그래서, 종종 조그마한 꼬투리라도 보이면 오히려 더 부풀려지기도 하고, 그 친구를 험담하게도 되는데 그렇게 뒷말을 하면서 인정하게 되는 모습 역시 더 나쁜 여자의 모습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

모범적으로만 살아오고 총망받는 변호사로의 길을 걷고 있으면서도 노년이 될 때까지 과연 잘 살아 왔는가? 라는 나자신의 물음을 해보게 되는 '데츠코'. 반면에 여러 사건에 연루되고 그 중심에서 보여지는 '나츠코'의 모습은 책의 제목처럼 [싫은 여자] 라기 보다는 <나쁜 여자>가 더 맞는 듯 하지만, 그녀의 행실 자체로만은 나쁘다고 할 수 없는 모호한 판단의 경계에 서게 된다.  ​남들의 시선에는 정반대로 훌륭해 보이는 변호사 였지만, 정작 본인의 열정과 주변을 둘러 보지 못하고 살아왔던 무의미한 삶의 목표 역시 나에 대한 사기극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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